인권/복지

"내민 손 붙잡아주지 못해 더 가슴 아파"

by 베이비 posted Apr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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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 새벽, 이영주 활동가가 숨을 거뒀다.

 

6일 새벽 숨진 고 이영주 활동가(류마티즘 관절염 장애 1급)의 추모식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주최로 서울 강동구 친구병원 내 영안실에서 6일 밤 8시에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서 고인이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던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박현 소장은 "강동센터가 어려울 때 활동을 시작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 좀 나아진 환경이 되니 떠나버렸다"라면서 "'소장님이 쫓아내지만 않는다면, 강동센터에 뼈를 묻겠다'고 자주 했던 말이 기억나 더 가슴이 아프다"라고 회상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홍구 공동대표는 "고인은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항상 밝은 얼굴로 인사하며 열심히 활동했다"라면서 "지난 3월 26일 열린 전국장애인대회 참석 이후 몸이 더 안 좋아졌는데, 아들 때문에 입원도 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더 슬프다"라고 밝혔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원교 회장은 "지금도 종각역에서는 천막 농성이 진행 중인데, 우리는 또 한 명의 고귀한 동지를 떠나보냈다"라면서 "이 척박한 세상에서 장애여성으로서 힘들고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도 고인은 언제나 환히 웃는 얼굴이었다"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슬픔에 잠겨 있지만 말고 앞으로 전진할 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면서 "이것이야말로 이영주 동지가 바라는 바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이 된 이영주 활동가를 기억하는 지인과 활동가들이 장례식장에서 추도식을 하고 있다.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는 "6년 전 고인을 처음 만났는데 그 뒤로 고인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노들야학, 장애인문화공간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라면서 "더 가슴이 아픈 건 고인이 바랐던 즐겁고 신 나는 삶을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고 떠나면서 내민 손을 붙잡아주지 못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배 대표는 "자식을 둔 장애여성으로 살아가던 그 고민을 함께 나누지 못하고 고인은 먼저 가버렸다"라면서 "이제 세상에 남겨진 고인의 아들이 더 행복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지켜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 이영주 활동가는 지난 2006년 장애인문화공간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코디네이터로 활동해왔다.

 

고인은 최근 류마티즘 관절염 염증 수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고열과 구토 증상 등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 이영주 활동가는 서울 천호동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해왔으며, 슬하에 아들이 한 명 있다. 유가족은 장례 절차 없이 7일 오전 시신을 신촌세브란스병원에 기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식을 마무리하며 '장애해방가'를 부르는 모습.

▲울음을 터뜨린 어느 활동가와 그 뒤로 고개를 숙인 동료들.

▲고인의 영정에 분향하는 장애해방열사 단 박김영희 대표.

▲고인의 어머니와 아들이 영정을 향해 앉아 있다.

▲고인의 아들이 영정에 국화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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