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복지

복지 없이 복지서비스하는 서울시 사회복지 노동자

by 베이비 posted Sep 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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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서비스를 시행하는 노동자들에게 복지가 없다. 서울시 소속 사회복지노동자들이 고용불안과 저임금, 과중업무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면서도 복지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천명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처우개선 정책이 무색한 광경이다.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는 18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현장의 노동조건 개선과 복지공공성 강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정규직화, 복지예산 확충 등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지부가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복지현장의 노동조건 개선과 복지공공성 강화를 요구했다. @참세상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곤층이 확대되면서 최근 전사회적으로 사회복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 사회복지 시설도 기능 확대와 수요 증대가 이뤄지고 있으나 정작 시설 정규직 정원규모는 추세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소규모 시설의 경우 정원만으로 운영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규직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장시간의 연장근무와 직무 외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들은 초과 근무에 대한 임금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인력부족 문제는 정원 외 비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채용된 비정규직은 동일노동에도 불구하고 임금격차와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지자체 복지부처의 일반예산이 아닌 각종 사업에 책정된 기금을 통해 임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각 사업별로 단기 고용된 비정규직들은 정규직 직원들과 동일한 노동을 하고도 사업이 끝나면 고용계약이 해지되고 동일한 임금을 받지도 못한다.

정규직 사회복지 노동자의 임금도 여타 공공부문 노동자 평균 임금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자 개인이 사명감으로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도록 강요한다는 지적이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사회복지 노동자가 인간적인 조건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때, 사회복지 서비스의 질 또한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사용자는 시설 운영법인이며 서울시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정작 시설 운영 법인은 “서울시의 지원 없이는 임금인상 등 문제를 해결할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고 밝힌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결국 모든 책임을 노동자 개인이 감내하도록 강요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장은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법이 정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인상에 대한 정당한 요구에 당국은 마땅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서울시가 사회복지시설 운영개선을 논의하면서 정작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처우개선에 대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시설장의 임금인상만을 논의하는 등 운영개선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한다. 김재원 지부장 역시 “임금인상 논의가 됐지만 고위직 간부들과 시설장들의 임금만 인상됐을 뿐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조금도 인상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사회복지 공공시설의 진짜 사용자인 서울시가 직접 사회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사회복지 시설 정규직 인력을 확충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하고 일괄적인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편적 복지’논쟁 끝에 당선됐다. 취임 이후 박 시장의 행보도 ‘복지’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정작 사회 곳곳에서 복지를 전담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겐 ‘복지시장’의 눈길이 머물지 않고 있다. ‘복지시장’을 자처하는 그가 진짜 복지시장이 되기 위해선 복지 노동자들의 사명감에만 기대는 복지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사제휴 = 참세상)



성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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