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20일 늦은 2시 여의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후보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
광화문역에서 31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20일 늦은 2시 여의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후보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행동 이형숙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후보가 복지를 이야기하며 대선후보로 나섰지만,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해서는 아직 약속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라면서 “하지만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는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많은 대통령이 있었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라면서 “우리는 반드시 박근혜 후보를 만나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경호 공동대표는 “의정부시에 40살이 넘은 장애인 한 분이 노부모와 살고 있는데 부양의무자인 노부모의 수입이 전혀 없지만 아파트가 한 채 있다는 이유로 수급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라면서 “이러한 경우에 수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 상식적인지 묻고 싶다”라고 성토했다.
이 공동대표는 “또한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을 받지 못하거나 수급에서 탈락한 노인들이 결국 살아갈 방법을 찾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과연 박근혜 후보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문제점에 대한 어떤 대책이 있는지 듣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사회복지지부 신현석 조직국장은 “사회복지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이유로 노동 조건 등에서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는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개인에게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명애 공동대표가 "더는 장애인이 애꿎은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사는 세상, 그런
복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명애 공동대표는 “얼마 전 사위가 취직했다는 이유로 수급에서 탈락한 한 할머니가 거제시청 앞마당에서 제초제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라면서 “부모와 자식은 각자 자신의 삶이 있음에도 부양의무제는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고 자식은 불효자로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한 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없는 일이 없어 가난한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더는 장애인이 애꿎은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사는 세상, 그런 복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마친 대표단은 새누리당 민원실을 방문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관련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고 오는 27일까지 면담 여부에 대해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지난달 21일부터 광화문역에서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공동행동은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에게 ‘장애등급제 폐지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묻고 이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특히 박근혜 후보에게는 4·11총선 전후에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으나 박 후보 측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면담을 거절했다.
![]()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공동행동 이형숙 집행위원장,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명애 공동대표 등 대표단이
새누리당에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