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주영 활동가 빈소를 찾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27일 늦은 6시 고 김주영 활동가(34세, 뇌병변장애 1급)의 빈소를 방문해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확대와 자부담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 등을 약속했다.
고 김주영 활동가는 활동보조인이 돌아간 뒤 26일 새벽 2시경 일어난 10여 분간의 화재로 세상을 떠났다.
이날 문 후보는 조문을 마치고 장애인운동 활동가 20여 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문 후보는 먼저 활동가들로부터 이번 사건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본인이 리모컨으로 화재신고도 하고, 현관문도 열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다했는데 장애가 없는 사람 같았으면 한두 발짝이면 벗어날 수 있는 길을…”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활동보조인만 있었으면 아까운 생명이 사라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이 돌아가고 난 뒤에 자기 혼자 전기도 못 끄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삶을 이어가는데, 이것을 돈의 논리로 정한다는 것이 정말 야만적인 세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문 후보는 “우선 장애등급제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라며 “심사도 워낙 엄격하게 까다롭게, 복지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한다. 중증장애인 활동보조도 너무 폭이 좁고, 시간도 12시간 상한으로 돼 있으니까 정작 필요할 때 도움을 못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인과 마찬가지로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하지만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이 참석해 자신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 장애여성은 문 후보에게 지난여름 자신의 집이 침수돼 혼자 공포에 떨었던 일을 전하며 “사고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고, 저도 이렇게 될까 봐 많이 무섭다”라며 “우리에게 24시간을 줘야 한다고 느낀다”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체험홈에 사는 한 장애인도 곧 자립생활가정으로 거주지를 옮겨 혼자 살아야 하는데, 국가가 지원하는 활동보조서비스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문 후보는 “활동보조 서비스 대상을 확대해야 하고, 시간도 24시간 확대할 것”이라며 “또 어차피 하위 소득자에게 서비스를 해주는 건데 그들에게 자부담을 받는 것도 부당하니 자부담도 철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박은수 전 의원이 대선 캠프에서 함께 장애인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사회적으로도 비용을 낭비하거나 손실하는 게 아니다”라며 “(장애인)시설을 유지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일이고, 또 장애인 활동보조인을 확대해나가면 사회적으로 일자리도 생긴다. 그리고 이것은 장애인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이기 때문에 그걸 못해주면 차별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고인이) 살아 있을 때도 장애인 권리를 위해 애를 많이 썼는데 세상을 떠나면서도 장애인 제도의 문제가 뭔지 사회에 제대로 한번 알리고 가신 것이다. 활동보조제도의 문제점도 우리에게 생생하게 인식을 시켜줬다.”라며 “사회 정치인에게, 또 정책을 만드는 사람에게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 후보에 앞서 빈소를 찾아 조문한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이수호 예비후보는 “이런 계기가 잠시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장애인이 정말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이미 웬만한 외국에선 활동보조 제도가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걸로 안다. 우리나라도 최소한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문 후보. |
![]() ▲고 김주영 활동가의 어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문
후보. |
![]() ▲조문을 마친 문 후보가 장애인 활동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 ▲문 후보가 박은수 민주통합당 전 후보로부터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 ▲문 후보와의 간담회에서 한 장애여성이 현재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너무 부족해 고인의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 ▲문 후보에게 활동지원서비스 보장 등에 대해 거듭 당부하는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