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복지

"장애등급제, 개선이 아닌 폐지입니다"

by 베이비 posted Jan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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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농성 150일째를 맞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24시간 활동보조 보장 등을 촉구하는 시민 150명의 엽서를 인수위에 전달했다.

“국민대통합이라는 선언이 허울뿐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민대통합은 사회적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차별의 사슬 장애등급제는 개선이 아니라 반드시 폐지되어야 합니다.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제 역시 개선이 아니라 폐지되어야 합니다.” - 조아무개 씨(서울 노원구 월계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광화문 농성 150일째를 맞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17일 늦은 3시 30분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150명 시민의 의견을 발표하고 전달하는 ‘북치고 부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늦은 2시 보건복지부 앞에 모인 백여 명의 참가자들은 인수위원회 앞까지 행진한 뒤 신문고를 상징하는 북을 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기자회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박명애 상임공동대표는 “많은 장애인이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노동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수급자로 살아가고 있다”라면서 “그런데 이 나라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로 활동보조서비스와 수급비를 받으며 근근이 살아가는 장애인을 옥죄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밤마다 전동휠체어를 충전해놓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고 김주영 활동가의 억울한 죽음이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한다”라면서 “최근 보건복지부가 활동보조서비스 추가 급여를 늘린다고 하는데, 몇 명에게만 24시간 활동보조를 보장하고 24시간 활동보조를 보장하고 있다는 식이 아니라 장애인이 필요한 시간만큼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오늘로 광화문 농성 150일째를 맞이했는데 장애인의 하루와 비장애인의 하루는 다르다”라면서 “수많은 장애인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설에서 백 년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김 사무국장은 “또한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쪽방, 골방에서 백 년 같은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라면서 “광화문 농성 150일은 이처럼 백 년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보낸 차별과 가난, 고통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박김 사무국장은 “인수위는 박근혜 새 정부가 이전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데 과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할 것인가?”라면서 “확실한 것은 우리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이 제도들이 없어질 때까지 투쟁하고 농성장 또한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양 씨(뇌병변장애 1급)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보내는 엽서의 내용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이어 참가자들이 박근혜 당선인에게 보내기 위해 쓴 엽서의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한규선 씨(뇌병변장애 1급)는 “잘못된 제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고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는 반인권적인 장애등급제를 폐지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조수양 씨(뇌병변장애 1급)는 “중증장애인으로만 이뤄진 가족임에도 활동보조 시간과 수급비가 적어 생활이 어렵다”라면서 “중증장애인가족에 대한 활동보조 시간과 수급비를 늘려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홈리스행동 이동현 활동가는 “지난주에 한 분과 주민센터에 수급신청을 하러 갔는데 수급을 받기 위해서는 15년 전 이혼한 아내의 딸과 아내의 어머니에게 연락해 필요한 서류를 받아야만 한다고 했다”라면서 “두 시간 동안 고민하던 그분은 결국 수급 신청을 포기했다”라고 전했다.

이 활동가는 “대신 그분은 부양의무제를 적용하지 않는 차상위 자활근로를 신청하기로 했으나, 주민센터에서는 차상위 자활근로에 배정된 예산이 없어 신청해도 할 수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라면서 “이것은 땅 파고 무덤에 들어가라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싸워야 할 이유, 바꿔야만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150명의 시민이 박근혜 당선인에게 쓴 엽서를 인수위 국민행복제안센터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광화문역 농성장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이날 기자회견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전장연과 공동행동은 지난 10일에도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정책과 민생안정정책 방향 및 구체적 이행계획 수립을 위한 김용준 인수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

▲인수위 앞 기자회견에 앞서 보건복지부 앞에 모인 참가자들.

▲기자회견 장소인 인수위 앞으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고 김주영 활동가의 영정을 높이 들고 행진하는 참가자들.

▲인수위 앞에 도착한 참가자들.

▲앞서 인수위 앞에서 진행 중이던 '민주노총 면담 불응하는 인수위원장 규탄 기자회견'에 함께한 참가자들.

▲북을 치며 기자회견 시작을 알리는 참가자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은 '백 년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농성 150일의 의미를 설명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

▲시민 150명이 박근혜 후보에게 쓴 엽서 내용을 소개하는 모습.

▲150명의 시민이 쓴 엽서들.

▲참가자들이 직접 엽서에 쓴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인수위 국민행복제안센터 관계자에게 엽서를 전달하며 그 의미를 설명하는 모습.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광화문 농성장을 향해 출발하는 모습.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 멈추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는 참가자들.

▲농성 150일째를 맞은 광화문역 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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