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인권조례 발의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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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공포 1년을 맞는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는 존폐의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12월 당선된 문용린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후보시절부터 줄곧 학생인권조례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문용린 교육감은 최근 학생인권조례담당 국장과 과장을 전격 교체하며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연말까지 조례 수정안을 만들어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당장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문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의 잘못된 부분은 수정 보완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의회를 무시한 일방적인 발언”이라고 문용린 교육감을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2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 교육감이 인권조례 개정안을 발의하더라도 시의회 교육위원회와 본회의에서 논의를 거쳐야 한다”라며 문용린 교육감의 인권조례 개정안 통과가 수월치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서울시의회는 전체 104명의 의원 중 민주당 의원이 77명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넘는다. 서울시의회는 2월 임시회를 통해 학생인권조례의 실무를 담당하는 ‘학생인권옹호관’ 설치 조례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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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교육감이 인권조례 개정의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교권침해’다. 문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교권강화를 위해 인권조례가 폐지 내지는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 논란에 색깔론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24일 아침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인권조례 문제를 이데올로기적으로, 또는 색깔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방식”이라며 “있는 그대로 학교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면에서 보면서 함께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바꿔나가는 작업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상곤 교육감은 이어 “학생인권조례라는 게 물 스며들듯이 스며들면서 점차 정착되고 있는데 아직도 학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것은 학생인권조례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생성되었던 문제들이 아직도 자리 잡고 있는 데서 오는 것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조례무효 확인소송의 결과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된다. 지난해 1월,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상위법과 충돌한다'라면서 대법원에 조례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결을 통해 조례가 무효가 되면 문 교육감의 조례 수정은 없던 일이 된다. 그러나 무효소송이 기각되면 조례 개정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용린 교육감의 ‘정치적 판단’에 대한 비판은 인권조례 뿐 아니라 혁신학교에서도 지적된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보수성향인) 이대영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으로 있던 때에 혁신학교에 대한 평가를 이미 했다”며 “평가 결과가 있는데도 문 교육감은 다시 1년간 평가를 하겠다며 불필요한 예산을 들이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 ▲서울시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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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의 혁신학교 평가결과를 보면 혁신학교 지정 2년 미만인 35개교를 대상으로 한 연차평가에서 학부모 만족도는 초등학교 86.09%, 중학교 75.65%, 고등학교 74.29%로 나타났으며, 학생만족도는 초등 84.09%, 중등 70.62%, 고등 66.3%로 나타났다.
지정 2년차 23개교 대상 평가는 학부모 만족도가 초등 85.15%, 중등 73.5%, 고등 73.1%로, 학생만족도는 초등학교 83.71%, 중등학교 69.2%, 고등학교 69.2%로 나타났다.
일반학교들에 대한 만족도보다 혁신학교의 만족도가 높다. 혁신학교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높은 만족도가 나타난 조사는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다.
최홍이 교육위원장도 “문 교육감이 혁신학교에 교육적 판단이 아닌 정무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교육감은 혁신학교 추가 지정대상에서 천왕중학교와 우솔초등학교를 제외했다. 최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두 학교에 대한 공모절차를 거친다면 교육청에 협조하겠지만 그렇지 않겠다면 혹독한 검증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휴=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