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인권위, 지적장애인 가입 거부 보험사에 시정권고
by 딩거 posted Nov 10, 2010
지적장애 1급 무조건 '심신상실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2005년 상법 제 732조 삭제 권고한 바 있어
2010.11.05 18:00 입력 | 2010.11.06 02: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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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아래 인권위)는 지적장애인을 심신상실자 혹은 심신박약자라고 판단, 보험가입을 거부한 보험사에 시정을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김아무개 씨(40)는 A, B, C 세 보험사에 지적장애인 자녀를 위해 보험가입을 하려 했으나 세 보험사가 모두 보험가입을 거부함에 따라 지난 2009년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 조사결과, A보험사는 '장애인복지법시행령' 장애등급표의 규정에 따라 피해자를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의 적응이 현저하게 곤란해 일생동안 타인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으로 판단했다.
B보험사는 피해자의 장애검진서를 바탕으로 피해자가 정신지체 판별기준상 다소 위험도가 높아 계약자 및 보험대상자로서의 의사능력이 제한된다고 판단해 거절했다.
C보험사는 피해자의 장애등급을 자폐성장애 1급으로 오인했고, 장애등급표의 규정대로 '기능 및 능력 장애로 인해 주위의 전적인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세 보험사가 이처럼 지적장애인의 보험가입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은 상법 제732조 때문이다. 상법 제732조는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가입은 무효’라고 못 박고 있다.
인권위는 "각 보험사가 보험대상자의 장애 정도 및 상태 등에 대해 개별적·구체적으로 검토했다고 볼 수 없는 점, 지적장애 1급이라고 해 무조건 '심신상실자'나 '심신박약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상법 제732조가 지닌 문제점을 고려할 때 해당 행위는 장애를 이유로 한 보험가입 차별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2005년 '민간보험에서의 장애인 차별개선 권고'에서 "상법 제732조 내 '심신상실자'나 '심신박약자라는 용어가 법률 용어로 적합하지 않은 추상적 개념으로, 피보험자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험회사에 의해 판단될 수밖에 없고, 결국 정신적 장애인의 보험가입 자체를 사실상 포괄적으로 제한하게 된다"며 해당 조항을 삭제할 것을 정책 권고한 바 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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