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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달라"

by 베이비 posted Apr 1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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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달라"
2011. 04. 16. 17시 54분 입력 - 정대성 기자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찬오 소장이 삭발하고 있다.

 

시의회가 의결한 서울시 장애인 복지 예산의 조속한 집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6일 늦은 1시30분 ‘서울시 중증장애인 복지예산 집행 촉구를 위한 공동투쟁연대’ 주최로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는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200억 원 증액 △장애인 자립생활지원 42억 5천만 원 증액 △장애인 전세주택 제공사업 20억 원 신설 등 장애인 자립생활 사업에 총 262억 5천만 원을 증액한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정만훈 회장은 시청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장애인 누리 한마당 행사에 대해 “축제다운 축제가 되려면 모든 시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돼야 한다”라면서, “장애인의 현실을 외면하는 오세훈 시장이 장애인 복지 예산을 집행하도록 힘차게 요구하자”라고 역설했다.

 

새날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구근호 소장은 “장애인 누리 한마당에 1억 5천만 원의 예산이 쓰이는데, 이 돈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 곳이 1년을 먹고살 돈”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모경훈 소장은 “건강이 나빠지고 있지만 활동보조 시간이 부족해 죽고 싶다는 장애인이 있다”라면서 “하루빨리 예산을 집행해 장애인이 자립생활할 수 있도록 투쟁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평늘봄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선윤 소장은 “시의회가 의결한 예산을 집행하면 장애인 누리 한마당 행사도 다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서울시민의 민생을 책임져야 할 오 시장이 민생 예산을 해결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선득 활동가는 “서울시에서 조례가 제정되고 시행되는 것은 전국에 파급 효과가 대단하다”라면서 “장애인 복지 예산이 집행되면 활동보조인이 24시간 필요한 중증장애인에게 도움이 되고 또한 대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홍구 정책위원장은 “장애인을 위한다면 행사가 아닌 예산과 정책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면서 “오세훈 시장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은 “장애인이 죽음으로 요구한 뒤에야 예산을 확보하는 게 장애인을 위한 세상인가?”라고 반문한 뒤, “장애인 예산이 선심성이라는데, 복지를 위해 선심을 좀 써달라”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서울장애인조례제개정추진연대 이권희 집행위원장은 “장애인을 위한 복지, 잔치를 벌이려면 당사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봐야 할 것이다”라는 말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새날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구근호 소장과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찬오 소장이 장애인복지예산의 조속한 집행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했다.

 

또한 예산 집행을 촉구하며 지난 13일부터 3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시의회 이상호 의원(민주당)은 기자회견 뒤 시청 광장에서 7일째 108배를 진행했다.

 

 

[기자회견문]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가 의결한 2011년 장애인복지예산을 집행하라!”

 

서울시는 ’서울형 그물망 복지센터’를 말하며 “한 명의 시민도 소외되지 않도록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하지만, 서울지역 장애인들을 시민으로 인정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입으로만 말하는 복지는 필요하지 않다. 서울시는 장애인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로 생존과 자립생활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립서비스가 아닌 예산으로 장애인복지를 보장해야 한다.

 

서울시가 2011년 시의회에서 증액한 자립생활 예산을 집행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의 서울시 추가지원은 89억원에서 단 한 푼도 증가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에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활동보조 시간은 여전히 월 230시간에 그치고 있다. 이는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한 최중증장애인도 하루 7~8시간밖에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시간으로, 장애인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일 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증장애인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회에서 통과시킨 2011년도 장애인자립생활 예산 약 262억원을 집행시키지 않고 있다. 서울지역 장애인들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동안 우리는 서울지역 장애인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자립생활예산을 확대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러한 우리의 요구를 외면한 채 시의회에서 통과시킨 장애인자립생활 예산마저도 복지포퓰리즘을 운운하며 장애인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서울시 장애인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서울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중증장애인들은 수많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증장애인의 일상생활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활동보조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고, 감옥 같은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주거권리 확보도 힘겹기만 하다. 최저생계조차 보장하지 않는 소득보장 정책으로 벼랑 끝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서울시 장애인들의 현실인 것이다.

 

또한 현재 지역 장애인들의 탈시설-자립생활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들은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극히 제한된 지원에 의해 대다수가 사무실 운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큰 제약을 받고 있고 따라서 지역 장애인들의 권리도 그만큼 제약되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의회에서 통과시킨 2011년 장애인자립생활 예산을 조속히 집행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서울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에 관한 조례가 규정한 서울시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라.
하나, 서울시 장애인활동보조 및 장애인자립생활센터지원 등 장애인복지예산을 조속히 집행하라.
하나, 전시성 420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 2011 Hi Seoul 장애인 누리한마당을 취소하라.
하나, 2011년 서울시의회 본회의 기간 해외출장을 취소하고, 즉각 서울시의회와 시정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하라.

 

2011년 4월 16일

 

서울시 중증장애인 복지예산 집행 촉구를 위한 공동투쟁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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