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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장애인'은 없다.

by 베이비 posted May 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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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장애인'은 없다.
420대구투쟁연대, '장애인도 시민" 반장애적 대구시에 항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지원단장은 사무적 '사과'뿐
2011.05.03 07:55 입력 | 2011.05.03 22:32 수정

대구시청의 '정상인' 운운한 발언에 대해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아래 420대구투쟁연대)가 이를 규탄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4월 초 대구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 장애인들의 참여신청 포기를 종용한 대구시청은 지난달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한민국의 마라톤은 정상인 사람들만 뛰는 걸로 되어 있다"라고 발언해 장애인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대구시청은 오는 12일 개최 예정인 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관광객들의 이용을 위해 기존의 노선에서 운행 중인 저상버스를 차출해 셔틀버스로 이용하겠다고 나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420대구투쟁연대는 2일 이른 10시30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준비과정에서 나타난 대구시의 반장애적 발언과 행태, 행정조치들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5월 2일(월) 대구시청 앞에서 국제마라톤대회 장애인차별 규탄과 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의 저상버스 차출계획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되었다.

 

420대구투쟁연대 육성완 상임공동대표는 "4월 20일 그것도 장애인의 날에 대구시가 정상인을 운운하는 모습에 분해서 잠도 이루지 못했다"라고 성토하고, "언론을 통해 망발을 일삼은 대구시는 그에 대한 사과 역시 언론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노금호 집행위원장 역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회들에서조차 장애인의 권리는 배제당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대구시의 인권 수준"이라고 규탄했다.

 

박명애 상임공동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버스 대수조차 도입하지 않고 있어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음을 대구시 스스로도 시인하면서, 모자란 차량을 빼내어 관광객 셔틀버스로 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발상인가?"라고 꼬집고 "대구시는 매년 앵무새처럼 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지원이 많이 늘어났고 늘어날 것임을 선전하고 있지만, 정상인 운운하며 무엇이 차별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책임의식조차 없는 대구시가 말하는 장애인복지는 정녕 기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박명애 420대구투쟁연대 상임공동대표.

 

기자회견이 끝난 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지원단의 정하영 단장은 대표단과의 면담자리에서 "사과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상인' 발언을 했던 대구시청 김재근 육상진흥담당관은 한 지역언론을 통해 "휠체어 같은 보조기구를 쓰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며 "여러 가지 상황에서 올해는 장애인이 참가하기 어려웠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정상인과 비정상인으로 구분할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420대구투쟁연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 누구도 정 단장의 말을 사과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원단장이 진정성 없는 태도와 사무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에 격분한 대표단이 자리를 차고 나와 면담은 정작 10분도 채 되지 않아 결렬되었다"라고 면담 분위기를 설명하고 "본 대회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위원장과 대구시장에게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근배 기자 jinglebell@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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