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얼굴이 되고, 나는 다리가 되어
안면장애 2급 허용만씨의 삶-③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9-30 16:22:21
그는 자신의 모습을 누가 보는 것이 두려워서 다락방에 처박혀 있었는데 성당에 다니는 사촌형이 뭐라고 말했는지 성당에서 봉사자들이 찾아 왔다. 그리고 얼마 후 동항성당에서 청년들이 왔는데 - 동항성당의 청년회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의논을 하고 왔는지 어머니와 뭐라고 얘기를 하더니 그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어머니는 병신자식 공부시킬 자신이 없으니 성당에다 맽긴 모양입디다.”
그는 청년들을 따라서 동항성당 하안토니오 주임신부를 만났다. 하신부님은 그를 찬찬히 훑어보시더니 자신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를 데려온 청년들도 실망해서 하신부님의 방을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는데, 마침 밖에서 하신부님 방에 들어오려고 문고리를 잡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때 동시에 두 사람이 하신부님 방의 문고리를 잡았던 거지요.”
밖에서 문고리를 잡았던 사람은 칼로슈믿케와 홧병씨였다. 그들이 무슨 일로 하신부님을 만나러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허용만을 보더니 자신들이 맡겠다고 했다. -칼로슈믿케와 정순택씨는 1969년 한독여자실업학교(이하 한독여실)를 우암동에 설립하여 칼로슈믿케가 초대 교장이 되었고, 현재는 해운대에서 부산문화여자고등학교로 개명하여 정순택씨가 교장을 맡고 있다.
“어머니는 병신자식 공부시킬 자신이 없으니 성당에다 맽긴 모양입디다.”
그는 청년들을 따라서 동항성당 하안토니오 주임신부를 만났다. 하신부님은 그를 찬찬히 훑어보시더니 자신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를 데려온 청년들도 실망해서 하신부님의 방을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는데, 마침 밖에서 하신부님 방에 들어오려고 문고리를 잡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때 동시에 두 사람이 하신부님 방의 문고리를 잡았던 거지요.”
밖에서 문고리를 잡았던 사람은 칼로슈믿케와 홧병씨였다. 그들이 무슨 일로 하신부님을 만나러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허용만을 보더니 자신들이 맡겠다고 했다. -칼로슈믿케와 정순택씨는 1969년 한독여자실업학교(이하 한독여실)를 우암동에 설립하여 칼로슈믿케가 초대 교장이 되었고, 현재는 해운대에서 부산문화여자고등학교로 개명하여 정순택씨가 교장을 맡고 있다.
동항성당에는 7명의 고아들이 살았는데 정순택씨는 허용만의 대부가 되었고, 칼로슈믿케는 허용만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그의 치료비로 독일에 후원금 신청을 하였다.
“일본에서 눈꺼풀과 손 등을 수술했는데 2년쯤 병원에 있었습니다.”
64년 11월에 일본으로 가서 66년 8월에 김포공항으로 돌아 왔단다. 그 당시 모습이 신문에 났었는데 그 신문을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얼마 전 포탄에 의해서 장애를 입으면 나라에서 보상을 해 준다고 신청하라고 했는데 증인이 없어서 그 당시 신문을 찾으려고 해봤지만 아직 못 찾았다고 했다.
그는 동항성당에서 성인이 되어 해운대 한독여실에서 경비원으로 일을 했다. 그 무렵 가야성당의 김신부님이 은퇴를 한 후 동항성당에 머물고 있었다. 김신부님은 하신부님과는 친구사이로 동항성당에 있다가 미국으로 가실 거라고 했다. 가야성당을 다니던 박말선씨는 할머니와 같이 동항성당의 김신부님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그러나 처음 가 본 동항성당에서 쉽사리 김신부님을 찾을 수가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랑의집 계단에 한 남자가 앉아있기에 김신부님의 거처를 물었다. 계단에 앉아 있던 사람이 허용만씨였다.
허용만씨는 첫눈에 박말선씨에게 반해 가야성당과 탁구시합 등 행사를 만들어서 자주 가야성당을 드나들었고 대모(代母)등을 통해서 박말선씨와 사귄다고 소문을 냈다.
“내가 자기의 얼굴이 돼 주면, 자기가 내 다리가 돼 주겠다고 우는데 우짜겠는기요. 저 얼굴을 한번 보이소. 내가 아니면 누가 저 사람하고 결혼을 하겠던교.”
“일본에서 눈꺼풀과 손 등을 수술했는데 2년쯤 병원에 있었습니다.”
64년 11월에 일본으로 가서 66년 8월에 김포공항으로 돌아 왔단다. 그 당시 모습이 신문에 났었는데 그 신문을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얼마 전 포탄에 의해서 장애를 입으면 나라에서 보상을 해 준다고 신청하라고 했는데 증인이 없어서 그 당시 신문을 찾으려고 해봤지만 아직 못 찾았다고 했다.
그는 동항성당에서 성인이 되어 해운대 한독여실에서 경비원으로 일을 했다. 그 무렵 가야성당의 김신부님이 은퇴를 한 후 동항성당에 머물고 있었다. 김신부님은 하신부님과는 친구사이로 동항성당에 있다가 미국으로 가실 거라고 했다. 가야성당을 다니던 박말선씨는 할머니와 같이 동항성당의 김신부님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그러나 처음 가 본 동항성당에서 쉽사리 김신부님을 찾을 수가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랑의집 계단에 한 남자가 앉아있기에 김신부님의 거처를 물었다. 계단에 앉아 있던 사람이 허용만씨였다.
허용만씨는 첫눈에 박말선씨에게 반해 가야성당과 탁구시합 등 행사를 만들어서 자주 가야성당을 드나들었고 대모(代母)등을 통해서 박말선씨와 사귄다고 소문을 냈다.
“내가 자기의 얼굴이 돼 주면, 자기가 내 다리가 돼 주겠다고 우는데 우짜겠는기요. 저 얼굴을 한번 보이소. 내가 아니면 누가 저 사람하고 결혼을 하겠던교.”
박말선(1954년생)씨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은 지체 3급 장애인이었다. 집안에서는 반대가 심했으나 박말선씨는 허용만씨와 결혼을 했다. 박씨는 임신을 해서 만삭이 된 몸으로 어느 날 집안 모임에 참석했다.
“인자 배도 이래 부르니 어쩔 수 없다 아이가. 지는 농담처럼 얘기 했는데, 남동생이 니죽고 나죽자고 목에 칼을 들이대데요.”
박말선씨는 너무 놀랐고,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큰 딸은 그렇게 출산을 했는데, 남동생은 아직까지도 누나와 자형을 안 본단다.
박말선씨는 결혼 후에도 수예점을 운영하며 돈을 벌었고, 계란장사 꼬지집 여관 등을 하면서 두 아이를 공부 시켰다. 지금은 허용만씨가 서면에서 한국화상협회 부산지부장을 맡고 있어 남편의 오토바이 뒤에 같이 타고 다니면서 장애회원들에게 밥을 해 주는 등 단체살림을 살고 있다. 허용만씨는 안면장애 2급에다 지체장애3급으로 중복장애 1급이다.
사무실 운영비는 딸(33살)과 아들(31살)이 보태준다고 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 네 희망이 내 희망으로, 허용만씨과 박말선씨는 소망이 같았다. 현재 허용만씨가 맡고 있는 화상협회을 법적장애유형인 ‘안면장애인협회’로 바꾸고 싶고, 그리고 여유가 생긴다면 화상 등으로 상처를 입은 어린아이들의 치료비를 후원하고 싶단다. <끝>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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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 배도 이래 부르니 어쩔 수 없다 아이가. 지는 농담처럼 얘기 했는데, 남동생이 니죽고 나죽자고 목에 칼을 들이대데요.”
박말선씨는 너무 놀랐고,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큰 딸은 그렇게 출산을 했는데, 남동생은 아직까지도 누나와 자형을 안 본단다.
박말선씨는 결혼 후에도 수예점을 운영하며 돈을 벌었고, 계란장사 꼬지집 여관 등을 하면서 두 아이를 공부 시켰다. 지금은 허용만씨가 서면에서 한국화상협회 부산지부장을 맡고 있어 남편의 오토바이 뒤에 같이 타고 다니면서 장애회원들에게 밥을 해 주는 등 단체살림을 살고 있다. 허용만씨는 안면장애 2급에다 지체장애3급으로 중복장애 1급이다.
사무실 운영비는 딸(33살)과 아들(31살)이 보태준다고 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 네 희망이 내 희망으로, 허용만씨과 박말선씨는 소망이 같았다. 현재 허용만씨가 맡고 있는 화상협회을 법적장애유형인 ‘안면장애인협회’로 바꾸고 싶고, 그리고 여유가 생긴다면 화상 등으로 상처를 입은 어린아이들의 치료비를 후원하고 싶단다. <끝>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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