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균도와 함께 우비를 챙겨입고 경기도청으로 향한다. 오늘은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과 함께 연대했다.
비가 오는 와중이지만 장애민중을 위한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여지없이 연대사를 했다.
"나는 발달장애인법을 위해 균도와 함께 걷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초법상의 부양의무제가 폐지되지 않으면 발달장애인법은 쓰레기법이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길을 걷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남겨줄 것이 없는 부모 마음, 그 심정을 담아서 이 길을 진행합니다.
부모가 자식보다 하루 더 살겠다는 꿈, 이런 꿈은 사회서비스가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 꼭 균도와 함께 기초법의 부양의무제 족쇄를 떨쳐내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말들로 연대사를 마쳤다. 과연 나에게 그런 힘이 있을까? 노력하고 하나씩 힘을 키워나간다면 꼭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그 비를 즐기면서 균도와 길을 나선다. 비가 내리지만 마음이 무겁다. 쏟아지는 비보다 균도와 세상걷기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즐기려고 나온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장애인 부모님의 염원을 담아 길을 간다.
길거리에서 만나 눈물 짓던 부모님들… 철모르는 아들 손을 잡고 "너는 발달장애인들의 꿈을 담고 있다. 고맙다."하면서 축 처진 어깨를 내리고 돌아서는 아빠의 뒷모습. 이런 모습들이 균도와 세상걷기의 줄거리를 채워나간다.
비가 와서 길을 걷다 보니 균도가 힘들어한다. 저녁에는 그 스트레스를 풀고자 친구들 초대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형숙 상임대표님의 딸 은별이에게 나의 요청을 보냈다.
지금 균도는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은별이가 같은 시대를 사는 균도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노래방에서 여독을 푼 아들이 내일이면 더 큰 걸음으로 보답하리라고 기대한다.
장애인 가족은 그 애환 대상이 부모든 자식이든 모든 이의 아픔이다. 당사자의 고통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가족들도 나름대로 힘든 인생을 살고 있다. 그 인생을 남의 탓이라 여기지 않고 진취적으로 이겨내기 위해 난 균도와 세상걷기를 한다.
균도같은 발달장애인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양육 책임을 가지고 있는 엄마와 형제에게는 존재감과 휴식을, 양육에 비켜서 있는 아빠들에게는 배려심을 보려주려고 한다. 사회복지사로서, 장애인 활동보조자로서 좋은 사례관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균도와 세상걷기가 막바지로 들어선다. 이 현장 이야기는 끝이 아니다. 우리의 생이 끝날 때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에 내 생각을 걸겠다. 오늘 균도를 위해 시간을 허락한 은별이에게 무한 애정을 보낸다.
균도야 내일도 열심히 걸어가자. 완전한 발달장애인법을 위해서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제도 폐지하라!!
![]() ▲안산시청에서 경기부모회 주영 활동가와 함께. 오늘 수원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 균도와 나는 우비를 입고 주영 활동가는 우산을 쓰고 같이 걸었다. 큰 차가 지나갈 때 물이 튕겨 우리는 홀딱 젖었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하다. 발달장애인의 꿈을 걸고 걸었기에 우리는 행복했다. |
![]() ▲비가 오면 비옷을 입고 걸어가면 되고. 그렇지만 복지제도 개선은 우짜까? 균도와 세상걷기는 오늘 안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균도 오늘도 즐거운 모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