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도는 만나는 사람에게 엔도르핀을 전해준다. |
오늘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연대의 시간을 보낸다. 오전에는 재능교육 농성장을 다녀왔다. 개인사업자로 둔갑시키고 자본의 논리로 학습지 교사의 생존권을 짓밟는 재능 학습지 노동자들이 1,400일 이상 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단위노조이지만 적극적 연대가 되지 못하고 홀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움막을 지어놓고 12명의 학습지 교사가 투쟁했으나 그 중 한 분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둘째 균정이가 학습지를 오래한 까닭에 난 학습지 교사의 애환을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 힘든 싸움에 사측은 MB 정권이 들어서면서 세상이 바뀌었다고 돌변해 노조를 탄압했다. 이 정권이 바뀌면 어떠한 벌을 받을는지…
오후에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동지들과 함께 서울역으로 향했다. 전교조 23주년 행사에 참가했다. 그렇지만 그 자리에는 유감이 있다. 이번에 국회의원이 되신 두 사람이 없다. 교육을 챙겨야 할 정진후 당선자와 도종환 당선자…
그중 정진후 당선자에게는 조금 유감이 있다. 언론의 중심에 서 있기도 했지만, 그런 인권의식이 되지 않는 사람이 내가 믿었던 조직의 수장이었다니…
이어서 범국민대회에도 참가했다. 가진 자들의 욕심으로 벌어진 쌍용자동차 해고사태, 복직투쟁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희생자들… 보고 있으려니 우리의 처지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가진 자의 횡포로 졸지에 거리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
본대회가 끝나고 균도와 나는 거리행진을 했다. 많은 사람이 거리에 운집해 있다. 도로 전체를 가로막고 하는 거리행진은 묘한 기분이 든다. 우쭐대기보다는 우리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거리행진은 나와 균도에게 특별한 경험이다.
균도는 다음 일정을 위해 고려대로 향한다. 고려대에는 균도와 내가 적은 금액이지만 후원을 하는 노들장애인야학 하루주점이 열린다.
가는 곳마다 우리는 사람들의 중심에 있다. 나에게 수고했다고 인사를 전하는 사람의 시선을 느낀다. 아들과 함께했던 여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름 생각하게 했던 시간이었다고 자평한다.
기초법상의 부양의무제 폐지 투쟁. 기왕 떠나는 여행길에서 대중적인 이슈화를 해내고 싶었다.
지나온 한 달간의 여정이 이제 과거로 흘러간다. 그렇지만 균도와 나에게는 또 다른 추억여행의 한 쪽을 장식한다. 균도는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오늘 후원주점에 모이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후원금을 곱게 전해주시고 나에게 힘내라고 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며 열심히 강하게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알리겠습니다.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한없이 약했지만, 시선비틀기로 강한 아버지로 거리에 나서겠습니다. 그런 의식 있는 아버지가 사회를 바꾼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습니다.
정신없는 하루 일정이었지만, 희망이 있는 연대는 아름답다. 자본의 논리로 약자가 된, 그 사람이 모여 큰물이 된다. 그래서 연대는 중요하다. 그 연대의 중심은 인간성이 있어야 하고 상식이 있어야 한다.
자본은 결국 인간이 만들었다는 것을 느끼며 아름다운 연대를 다시 한 번 기억하는 날이다. 돌아가는 길, 균도와 나의 손에 조용히 힘을 주며 거리를 걷는다.
![]() ▲서울광장을 지나가면서. |
![]() ▲균도, 국가인권위원회 1층을 점거하고 신문을 본다. |
![]()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노들장애인야학 후원주점에 왔다. |
![]() ▲그곳에서 만난 같은 또래 예슬이. 둘은 똑같은 발달장애인이다. |
이진섭 ljs5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