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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100일 릴레이 1인 시위가 광화문 광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너무 불행하게 살아왔습니다. 생활의 변화도 없고, 발전도 없고요. 욕도 많이 먹고 무시당하고 일자리 잃고, 재취업하려고 해도 안 되었죠. 농아인이면 누구나 한 번씩 해보는 중국 공갈 호떡 파는 장사도 잠시 했지만, 그마저도 단속으로 쫓겨났습니다. 조그만 장사도 했었죠. 농아인들이 제일 많이 하는 일이 건축 ‘바라시’(건물이나 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 일인데 이것도 해봤고요. 농아인들이 대개 비슷하게 삽니다. 지금은 아들에게 돈 조금 받아서 살아요.”


그는 인터뷰 도중 ‘너무 불행하게 살아왔다’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한국농아인협회 김황율 이사의 이야기다. 그를 만난 곳은 15일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 광화문광장 1인 시위 현장에서다. 갖가지 사연을 들고 서 있는 여러 1인 시위자들 사이에 그도 서 있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지난 3일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농아인의 노동권과 생존권 보장 △농아인 고용 안정을 위한 현실적 대책 마련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 중증청각장애인 고용할당제 도입 등을 촉구하며, 100일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날 1인 시위는 한국농아인협회 김황율 이사가 나섰다. 김 이사는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6․25전쟁으로 부산으로 피난 가면서 부산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다. 그가 다닌 곳은 농학교와 맹학교가 통합돼 있는 학교였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졸업 후, 어머니의 권유로 서울에서 중등교육을 마쳤다. 서울에서 다닌 학교 역시 농학교와 맹학교가 통합된 곳이었다.


이날 수화통역사로 통역을 지원해준 수화통역센터 정원갑 과장이 이야기를 덧붙인다.

“상상해보세요, 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농아인과 앞 못 보는 맹인이 한 교실에서 수업받는 게 가능하겠는가요.”


김 이사는 “농아인들이 맹인들 팔을 잡고 돌아다녀도 맹인들은 누가 자신을 끄는지 알 수 없었고, 맹인들이 농아인들에게 무슨 말을 해도 우리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라며 “결국 데모를 통해 농학교와 맹학교는 분리됐다”라고 전했다.


“현재 농학교 선생님 중에 수화를 잘하는 선생님들도 소수 있지만, 대부분 선생님들이 수화를 잘못하거나 아예 모릅니다. 그러니 교과 수업은 물론 농학생들의 인성교육조차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선생님들이 수화도 배워야 하고 공부도 가르쳐야 하니 업무가 과중합니다. 농아 집중적 통합교육 제도가 필요한데도 현재의 농교육 수준은 제가 어렸을 때 받았던 교육과 똑같습니다.”


이어 김 이사는 “다른 장애인은 겉모습에서 장애가 드러나기에 지원해주는 게 많지만, 농아인의 경우 겉만 보면 아무렇지 않아 보여 정부에서 주는 혜택이나 지원도 받지 못한다”라며 “대기업들도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고 벌금만 낼 뿐, 농아인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이사는 무엇보다 의사소통 문제가 제일 크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학교 졸업한 뒤 20대에 취업하는 비율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농아인은 일용직, 막노동으로 빠지면서 5~10년 정도 방황한다”라면서 “취업한 극소수의 농아인도 의사소통 문제로 오래가지 못하고 30~40대엔 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김 이사는 “농아인들은 학습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일자리도 거절당해 수급권자로 사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수급권이 아닌 직접 사회에 나가서 일할 수 있게 사회적으로 평등한 기회를 농아인들에게도 달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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