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활동가들이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개최하는 12차 아셈(Asia-Europe Meeting, ASEM) 국제인권세미나 행사장 앞에서 현병철 위원장 연임반대를 외쳤다.
‘현병철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아래 현병철반대긴급행동)은 27일 늦은 3시 30분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진행되는 아셈 세미나 행사장 앞에서 "국내인권 외면하면서 국제행사 개최로 인권의 가치를 기만한다"라며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현병철반대집중행동은 행사장을 방문한 각국의 활동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현병철 위원장을 재임명하는 과정을 풍자하고, 현 위원장이 이 대통령에게 사퇴서를 제출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퍼포먼스를 마친 현병철반대집중행동 명숙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아셈 국제인권세미나에 참가하는 각 국가의 인권 활동가들한테 현병철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하기 위해 왔다”라면서 “국내 인권은 외면하면서 국제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기만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현병철반대집중행동은 "정보인권 보호의 의지도 없으면서 아셈인권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인권위의 본모습을 가리는 기만적 행위"라면서 "정보인권을 구성하는 온라인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권, 정보접근권, 정보문화향유권 등에 대한 전체적인 접근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보인권 개념이 뭔지 모른다며 정보인권보고서 발간을 반대했던 김태훈 비상임위원의 막말이 통하는 것이 현재의 현병철 인권위"라고 비판했다.
현병철반대집중행동은 "만 2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정보인권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서도, 아셈인권세미나 개최를 통해 마치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인권위가 정보인권을 옹호하는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라면서 "기만적인 국제인권세미나 개최로 인권의 가치를 호도하고, 정부의 정보인권침해에 대해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일등공신 현병철 위원장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현병철반대집중행동은 행사장을 찾기에 앞서 늦은 3시 인권위 앞에서 '국내인권 외면하고 국제행사만 몰두하는 현병철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민경 활동가는 “기술발달로 중요한 의제가 된 것이 ‘정보인권’임에도 국제인권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현병철 위원장은 세미나 개회사를 할 게 아니라 더는 인권위를 부끄럽게 하지 말고 어서 빨리 사퇴하라"라고 덧붙였다.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차장은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의장을 한국이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인권을 모르는 현병철 위원장이 이를 맞을 수 없어 인권위는 스스로 이를 포기했었다"라면서 "그 일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국제'자만 들어가는 행사 개최에 몰두하고 있지만, 준비도 부족하고 내용도 부실해 국제 망신을 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나 사무차장은 "국제회의는 시민사회와 협력해서 잘 치러야 하는데 다른 부분이 안 되는데 잘 될 리가 없다"라면서 "방법은 딱 하나 현병철 위원장이 사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내인권 외면하고 국제행사만 몰두하는 현병철 사퇴촉구 기자회견'이 27일 인권위 앞에서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