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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으로선 처음으로 정책보좌관에 임명된 차현미 씨.

장애인으로선 처음으로 정책보좌관에 임명된 차현미 씨.
인터뷰] 문화부 장애인 첫 장관 정책보좌관 차현미씨
 
 
 
정부에 장애인 첫 장관 정책보좌관이 등장했다. 지난 4월 1일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된 차현미(48) 씨가 바로 그 주인공.

공직사회에서 장애인 임용은 흔히 ‘사회적 배려’나 ‘구색 맞추기’ 차원의 고용쯤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한 부처의 수장인 장관의 지근거리에서 정책의 큰 틀을 구상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정책보좌관’이라는 자리를 그렇게 치부하기엔 그에게 부여된 임무가 너무나도 막중해 보인다. 더욱이 복지 관련 부처도 아닌 문화 부처에서의 첫 임명인지라 그의 역할에 자못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지난 16일,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보좌관실에선 그를 포함한 보좌관 3명의 열띤 토론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주제는 다름 아닌 ‘장애인 문화정책’. 학술 토론회식의 기존 세미나를 좀더 피부에 와 닿는 방식으로 바꿔보자는 것이 토론의 요지였다.

밝고 힘 있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그의 말 속에는 지난 20년간의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했다.

‘현장에 가봐야 안다’휠체어 타고 현장 다니며 문화시설 둘러볼 것

“첫 면접을 볼 때 장관님이 해준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장에 가봐야 안다’는 것이었지요. 20년 가량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해 왔지만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이 보고 느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에게 주어진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문화를 통한 사회통합’. 이를 위해 그는 힘들더라도 직접 휠체어를 타고 전국 국공립 박물관, 도서관, 공연장 등을 둘러볼 작정이라고 했다.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시설도 막상 가보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

여기에는 자신의 경험도 한 몫 했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그에게 국립극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끝도 없이 길게만 느껴졌다.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꿈도 그와 함께 멀어져갔다.

장애인이라서 호텔 예약 거부당해…‘이런 게 바로 현실’

최근까지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관장으로 일해왔던 그는 현장에서 만난 장애인들이 문화 못지않게 열악하게 느끼는 분야로 관광을 꼽았다.

“관광지로의 물리적 접근이나 이동 등의 문제는 앞으로 점차 개선돼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관광업계 일선의 서비스 마인드가 너무나 뒤쳐져 있다는 점입니다.”

몇 년 전 복지관을 이용하는 중증장애인과 함께 지방에 1박2일 코스로 여행을 갈 일이 있었는데, 호텔 측에서 대부분의 참가자가 중증장애인이라는 점을 들어 예약을 거부하더라는 것. 호텔을 이용하는 비장애인 고객들에게 불편을 줄 것이라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결국 호텔 이용을 포기하고 근처 펜션에서 1박을 해야 했다는 그는 “안타깝지만 이런 게 현실”이라며, 장애인 문화여가 정책 전반에 있어서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자칫 우울할 뻔한 가정환경 예술로 승화시킨 부모님에 감사

장애인 예술교육도 그가 남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런 생각은 그리 부유하진 않았지만 집안에 항상 노래와 음악이 흘러 정서적으로는 풍요로웠던 어릴 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1남 3녀 중 오빠 역시 소아마비를 앓아 부모님은 두 명의 장애아를 키워야 했고, 언니는 질병으로 일찍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런 사실로만 미루어 짐작해보면 자칫 우울한 집안 분위기를 떠올릴 법한데 실제로 그의 유년 시절은 그와는 정반대였다고 한다.

젊은 시절 오페라단에서 활동한 아버지와 연극반을 거친 어머니 덕분에 집안엔 늘 노래와 음악이 넘쳐흘렀고,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그는 피아노를 배우며 자랄 수 있었다.

그는 “자칫 우울해질 수도 있었던 집안 분위기를 음악과 예술로 승화시켜준 부모님 덕에 자신은 큰 혜택을 받고 자란 셈”이라며, “몸이 불편한 아이들도 영혼만큼은 자유로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세 살 때부터 지체장애를 앓아온 그는 노래와 음악이 흐르던 가정환경 덕분에 몸은 불편했지만 마음은 늘 자유로웠다고 한다.
세 살 때부터 지체장애를 앓아온 그는 노래와 음악이 흐르던 가정환경 덕분에 몸은 불편했지만 마음은 늘 자유로웠다고 한다.
 
장애인 문화정책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인 시대는 지났다

20년 현장 생활을 마감하고 정책보좌관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올해 마침 ‘장애인의 날’도 30주년을 맞았다.

“보사부에서 ‘장애인의 날’을 만들고, 장애인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이후 30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얘기입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장애인 정책에 대한 패러다임 역시 변할 때가 된 거죠”

1981년 보사부를 중심으로 장애인 복지정책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후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의 종류가 10종류에서 15종류로 확대되고, 장애유형별, 생애주기별, 장애원인별 욕구도 다양해졌다. 장애인 정책도 이런 변화에 보조를 맞춰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특히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한 ‘삶의 질’ 향상에 무게를 두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 장애인 정책에서 문화나 체육 등의 개념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업으로 치부돼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소관의 장애인 문화체육 정책이 지난 2007년 문화부로 이관된 것 역시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매우 큰 진전이라고 했다.

아울러 “‘장애인들만의 문화’가 아닌 비장애인과 함께 향유하는 문화로 나아갈 때 비로소 문화를 통한 사회통합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들에게 먹고사는 문제만큼이나 절실한 것이 ‘삶의 질’이에요. 어릴 적 부모님이 제게 그랬듯 문화와 예술을 통해 정신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것이 제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겠지요.”

말끝을 맺는 그의 목소리에는 겸손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출처 :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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