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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장애해방학교 다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강연 모습.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위해 지난해 309일 동안 크레인에서 농성했던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장애해방학교 강사로 나섰다.

31일 늦은 3시 노들장애인야학 배움터에서 열린 7회 장애해방학교 다섯 번째 강의에서 김 지도위원은 ‘소금꽃나무’라는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한국의 노동 현실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 5월 독일에서 집회를 하며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김 지도위원은 “집회를 시작하자 경찰이 다가가 ‘불편한 점은 없느냐?’라고 물어 ‘당신들이 불편하니 집회 장소에서 비켜 달라’라고 했다”라면서 “그러자 독일 경찰은 ‘당신들의 집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그들로부터 당신들을 보호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김 지도위원은 “(2011년 MB의 독일 방문에서) 경찰은 집회를 막으려던 이명박 대통령의 경호원들을 연행했다더라”라면서 “살면서 처음으로 집회가 끝나고 경찰과 ‘빠이빠이’하면서 헤어졌다”라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그 나라가 선진국인지 아닌지를 보려면 약자들의 삶이 어떤지, 약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보면 된다”라면서 “우리나라는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함에도 12시간밖에 활동보조를 받지 못해 끝내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김주영 활동가처럼 약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자식들이 다 비정규직이 되는 바람에 노인들의 삶도 흔들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지도위원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함에도 남자들과 달리 비정규직이었던 KTX 여승무원들은 6년간의 싸움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했으나 아직 복직한 사람이 없다”라면서 “오히려 집권당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을 둘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 대선후보는 청소용역노동자를 만나 그 법으로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고 한다”라고 꼬집었다.

▲85호 크레인 농성 이후 겪었던 일들을 들려주는 김진숙 지도위원.

김 지도위원은 “크레인에서 내려와 재판을 받을 때 죄명이 ‘주거침입죄’였다”라면서 “그래서 재판의 쟁점이 엉뚱하게도 크레인이 주거인지 아닌지 따지는 것이었는데 재판을 하던 재판장도 검사도 자기들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는지 재판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하더라”라고 전했다.

김 지도위원은 “또한 대법원장 청문회 때 증인으로 채택되어 처음으로 국회에 가보았는데 크레인에 오른 나에게 벌금을 때렸던 김신 후보자는 내가 청문회장에 들어서자 그곳을 떠났다”라면서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보니 김신 후보자가 나를 보면 ‘심신 미약’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내가 증언할 때에는 후보자가 청문회장을 나가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김 지도위원은 “머리 좋고, 공부를 많이 했다는 사람들이 대법원장이네, 판사네, 검사네, 의원이네 하면서 하는 짓거리가 그런 것”이라며 “과연 그런 사람들이 장애인, 여성, 비정규직 등 약자를 위한 일을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지도위원은 “또한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58명이 백혈병으로 죽었음에도 삼성은 이를 인정조차 하지 않는데, 대학생들은 연봉을 가장 많이 준다는 이유로 그 기업에 가고 싶어한다”라면서 “하지만 연봉만 포기하면 하고 싶은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며, 예를 들면 활동보조인도 의미 있는 일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로 23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쌍용자동차가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부도를 내서 정리해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라면서 “이는 한진중공업도 마찬가지였는데, 한국에서 정리해고는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지도위원은 “쌍용차 해고자의 자식 중에는 아버지가 경찰버스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고 아직도 버스를 타지 못하는 아이도 있고, 진압 당시 헬기 소리 때문에 변기물을 못 내리는 아이도 있다”라면서 “또한 파업 중에 어머니가 우울증으로 투신자살하고 아버지 역시 입지 못한 작업복을 옆에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고아가 된 아이도 있다”라고 전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처럼 고통 받는 노동자들이 너무나 많지만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잔인한 이런 상황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잘 싸워온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동지들이 지금의 단결 그대로 우리가 해방되는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기 바란다”라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어 질의 응답 시간에는 한 참가자가 “크레인에 올라가기 전에 살아서 돌아오는 것을 기약할 수 없어 어떤 주변 정리를 했는지 궁금하다”라고 물었다.

김 지도위원은 “2003년 김주익 동지의 장례를 마치고 그의 집에 갔을 때 그가 크레인에 올라가기 전에 샀던, 그가 신고 싶어 했던 구두를 보았다”라면서 “새로 산 등산화와 (김 지도위원이 후원하는 캄보디아의 콩단과 함께 찍으려고 산) 카메라를 지인에게 준 것이 주변 정리의 전부였다”라고 답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 복직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국정감사 때 1년 후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한 사측이 전에는 없던 서약서 등을 요구해 ‘출근 투쟁’ 등을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현재는 자본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이를 강제할 수도, 어떤 처벌도 하지 않는 상황이며 복지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또 다른 참가자가 “앞서 독일의 예를 들었는데 선진국은 그런 사회로 어떻게 변할 수 있었는지,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물었다.

김 지도위원은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노동조합 가입률이 70~80%에 이르고 노동조합의 위상이 높고 매우 강하지만, 한국은 조합원에 대한 탄압과 차별로 가입률이 10%에 머물고 비정규직은 1%에 불과하다”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정권은 분명히 바꾸어야 하지만, 노동계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현실성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한편, 다음 주부터 장애해방학교는 이룸센터로 자리를 옮겨 진행한다. 다음 달 7일에는 함께웃는 날 김도현 편집장이 ‘정립에서 자립으로, 자립에서 다시 연립으로’, 14일에는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진보적 장애인운동을 사수하라’라는 주제로 마지막 강연을 한다.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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