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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들에게 고(故) 김주영 활동가(뇌병변장애 1급, 만 33세)의 죽음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자신의 현실이었다.

지난 10월 30일 광화문광장에는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불과 4~5미터의 거리를 이동하지 못해 안타깝게 삶을 마감해야 했던 김주영 활동가를 추모하기 위해 많은 중증장애인이 거리로 나왔다.

그녀의 죽음은 활동보조인만 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었고, 그 '비극'은 바로 중증장애인들 자신의 삶 속에서 마주하고 있는 이야기였다.

장애해방운동가 고 김주영 동지 장례식을 찾은 중증장애인들을 만나 김주영 활동가의 죽음과 활동보조인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활동보조인이 없어 소리 없이 죽어가는 장애인은 더 많을 것"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서기현 소장.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서기현 (뇌병변장애 1급) 소장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지만, 두 분 모두 연로해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김주영 활동가 경우처럼 위급한 상황을 모면하기 쉽지 않다.

서 소장은 "출퇴근 길에 휠체어가 걸려 넘어지거나 할 때가 있는데,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대책이 없다"라면서 "또, 가족과 같이 살고 있지만 부모님께서 나이가 많으셔서 긴급한 상황에서 저를 구해줄 수 있는 조건도 못 된다"라고 설명했다.

서 소장은 "주영 씨는 침대에 올라가면 꼼짝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정부가 당연하게 24시간 활동보조를 제공해야 함에도 예산을 핑계로 서비스를 못 주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면서 "특히 척추 장애인이나 근육병 장애인에게는 24시간 활동보조가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 소장은 "나 역시도 최소 300시간 이상의 활동보조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인간적인 삶이 가능한데, 지금은 214시간밖에 받지 못해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중증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이 있는 시간과 없는 시간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서 소장은 강조한다. 활동보조인이 있으면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일도 활동보조인이 없이 혼자 하려면 4배 이상의 시간이 더 들기 때문이다.

서 소장은 "오늘 아침에도 활동보조인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나이 많으신 어머니, 아버지가 도와주셨는데 정말 많이 힘들어하셨고, 그래서 나 역시도 매우 힘들었다"라면서 "주영 씨의 죽음은 사회적으로 알려졌지만, 활동보조인이 없어 소리 없이 죽어가는 장애인들도 많을 텐데 정부가 더는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활동보조인 없이 혼자 물조차 먹기 어려워"

▲유명자 씨.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에 재학 중인 유명자(뇌병변장애 1급, 지적장애 1급) 씨는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녀가 받고 있는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은 고작 270시간에 불과하다.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뒤 유 씨가 가장 고충을 느끼는 부분은 바로 '물'이다.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후에는 활동보조인이 떠 놓고 간 물을 마셔야 하는데 간혹 물이 부족할 때는 어쩔 수 없이 활동보조인이 출근할 때까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기다려야만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유 씨에게 같은 장애여성으로서 김 활동가의 죽음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활동보조인 없을 때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됐던 유 씨는 이번 김주영 활동가의 죽음은 참으로 비통한 일이었다.

"정말 마음이 매우 아파요. 24시간 활동보조가 제공되면 되는 일이었는데…. 정부가 최소한의 것을 해주었으면 더 살 수 있었는데 말이죠. 저 또한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해요. 지원을 해주면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더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24시간 활동보조, 장애인이 요구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신경 써야"

▲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유상준 씨.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분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꿈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했던 그녀의 희생을 알기에 더욱 가슴 아픕니다. 김주영 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조금이 나마 변화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유상준(지체장애 1급) 씨 또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펼쳐가던 김주영 활동가의 죽음을 무엇보다 안타까워했다. 또한 그는 고인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했던 희생을 기억하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한다.

유 씨는 활동보조서비스가 24시간 제공되지 않아 많은 중증장애인이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 씨는 "가족과 같이 사는 이들은 덜 하겠지만, 많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 혼자 나와 있고 중증장애인 부부들도 많아 활동보조가 없는 경우 위험을 느끼는 상황이 많다"라면서 " 저 또한 장애인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어 화재가 발생한다면 김주영 활동가와 똑같은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유 씨는 "주위의 동료 역시 휠체어가 없으면 이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휠체어가 있는 방의 문이 바람 때문에 닫혀 버리거나 하면 휠체어에 접근을 못 해서 활동보조인이 올 때까지 이동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라면서 "중증장애인이 나서서 24시간 활동보조 서비스를 요구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장애인 복지를 위해 신경 써주어야 함에도 이를 외면해 안타까운 죽음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복지부 실태조사 나서야"

▲세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재희 팀장.

의정부 세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재희(지체장애 1급) 팀장은 홀로 자립생활을 하고 있지만, 복지부에서 활동보조서비스 60시간을 받고 의정부시에 20시간을 추가로 받아 총 80시간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다.

자립생활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활동보조 시간 때문에 이 팀장은 출근 시간대에만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팀장은 최소 150시간 이상의 활동보조서비스가 본인에게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힘든 점은 직접적인 활동보조서비스보다 가사노동에 활동보조 시간을 다 써야 한다는 점이다. 홀로 가사노동을 할 수 없는 처지라 활동보조 시간 대부분을 가사노동에 써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활동보조인이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먹을 식사까지 준비해두고 가지 않으면 끼니를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팀장은 활동보조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자립생활을 해나가는데 고충이 큰 상황이다.

이 팀장은 "활동보조인이 아침에 밥을 준비해 가면 저녁에 그걸 주로 먹는다"라면서 "정부는 활동보조서비스 확대에 대해 예산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장애인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장애인도 국민임을 인정하고 한 사람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복지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면서 "복지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손으로 하늘을 가리기 급급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최중증 장애인과 독거 장애인에 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해 반드시 필요한 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보조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가영 기자 char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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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의견 (2개)
나주황현옥 11.05. 22:18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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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불편함은은있지만 그래도제자신은행복하네요 운전에 어느정도숙련되었고 엉금엉금 거북이처럼 텃밭농사지을수있고 온전하지않은 가족들 깔끔하지않지만 뒤바라지할수있는것도 김주영동지에비하면 행복한사람인가요 육체적고통 견디기힘들어도 우리동지들 활동모습보며 하루 하루 힘을내어살아갑니다 대단히감사합니다 건강이 회복되면 합류하겠읍니다
나주황현옥 11.05. 22:17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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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불편함은은있지만 그래도제자신은행복하네요 운전에 어느정도숙련되었고 엉금엉금 거북이처럼 텃밭농사지을수있고 온전하지않은 가족들 깔끔하지않지만 뒤바라지할수있는것도 김주영동지에비하면 행복한사람인가요 육체적고통 견디기힘들어도 우리동지들 활동모습보며 하루 하루 힘을내어살아갑니다 대단히감사합니다 건강이 회복되면 합류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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