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주년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맞아 인권단체연석회의는 대한문 앞 함께살자농성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의 인권 10대 뉴스'를 발표하고 사회권 보장 등을 통해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
64주년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맞아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0일 이른 11시 대한문 앞 함께살자 농성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의 인권 10대 뉴스’를 발표하고 사회권 보장 등을 통해 인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활동가는 “한국의 인권현실은 평택공장 앞 송전철탑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로 상징된다”라면서 “한국에서는 그들까지 ‘마이크’가 돌아가지 않으니 그들은 이 추운 날 철탑에 올라 ‘우리도 살자’, ‘우리도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활동가는 “또한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부동의 1위인데 원인을 따져보면 대부분 경제적 불평등 때문이며,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죽지 못해 살아가는 야만적인 사회”라면서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지 못하면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는 꿈조차 꿀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박 활동가는 “우리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그동안의 인권의 성과가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지, 정치적 자유만으로 인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보았다”라면서 “이제 우리는 내몰린 사람들과 연대를 통해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경제·사회·복지 인권 보장을 위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정현 신부는 “천주교에서는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맞아 인권주간을 설정하고 인권강의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작 함께살자 농성촌 등 인권을 지키는 현장은 외롭다”라면서 “우리 모두 짓밟히고 있는 현장을 찾아 몸으로 싸우며 인권을 지키자”라고 강조했다.
![]() ▲새사회연대 오영경 사무처장이 고 김주영 활동가 사망사건 등 올해의 인권 10대 뉴스를 발표하고
있다. |
이어 인권단체연석회의 랑 활동가와 새사회연대 오영경 사무처장은 ‘올해의 인권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10대 뉴스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의 인권단체 활동가와 회원들이 50여 가지의 인권이슈를 놓고 투표를 진행해 뽑았다.
10대 뉴스에는 지난 10월 26일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뒤 발생한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질식사한 고 김주영 활동가 사건을 비롯해 △거리농성, 단식농성에 이어 고공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끝나지 않는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 △청와대,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강행 △학생 인권 발목 잡는 교육과학기술부 △삼성반도체 노동자 이윤정 씨 사망 및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첫 인정 △만도, SKM에 폭력 용역 투입 △함께살자 농성촌 농성 전개 △용산참사와 공권력 문제 다룬 '두개의 문' 개봉 △MBC 노조, 김재철 사장 퇴진 170일 최장기 파업 등이 선정됐다.
오영경 사무처장은 “고 김주영 씨 장례가 치러지던 지난 10월 29일에도 경기도 파주에서 11살 중증장애가 있는 남동생을 보살피던 13살 누나 박지우 양이 화재로 남동생과 함께 질식해 중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라면서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해야만 중증장애인도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3명의 노동자가 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송전철탑 모형에 각자의 요구를 적은 종이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어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 한종선 씨가 대표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2012년 우리는 세계인권선언이 무색게 할 정도의 시대를 살고 있다”라면서 “가난할수록 힘이 약하고 장애가 있을수록 차별당하고 버려지는 사회는 우리 모두를 파국으로 내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그러나 정치권은 권력만을 이야기한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논평하는 속에 사람들이 누려야 할 권리는 없다”라면서 “우리가 뽑은 인권 10대 뉴스에는 ‘몫 없는 사람들이 목소리’가 담겨 있다. 10대 뉴스에 뽑히지 않은 더 많은 목소리가 있다. 차별과 배제에 맞선 이권의 역사가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지대 앞에 무시로 스러지는 목소리들이 있다. 64년 전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폐허 속에서 탄생한 세계인권선언의 소중한 가치는 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채택해 선포한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류 구성원의 타고난 존엄성과 평등하고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전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모든 나라와 국민이 성취해야 할 공통의 기준으로 기본적 인권을 규정하고 있다.
![]() ▲평택 공장 앞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모형. |
![]() ▲각자의 요구가 적힌 종이를 철탑 모형이 붙이는
모습. |
![]()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 한종선 씨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