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복지
2013.01.30 17:23

고 장성아 씨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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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늦은 3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 가해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 ‘고 장성아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가 원주귀래사랑의집사건해결을위한대책위원회 등의 주최로 진행됐다.


“회복되어 과거를 잊고 이 세상에서 웃으면서 살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 무서운 세상에서 죽음으로밖에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시설에서 이용물로 평생을 살아야만 하는 이 세상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국민행복을 이야기하는 국가에서 장애인은 대한민국 국민도, 사람도 아닙니다. 고향이 어디고, 나이가 몇 살이고, 실제 이름이 무엇인지 고 장성아 씨에겐 없었습니다.

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없어져야 하는 사람입니까. 밥 먹여주고 옷 입혀주면 감지덕지하며 살아야 하는 ‘사랑의 집’에서 고 장성아 씨는 이용물이었습니다. 국가와 복지부는 무얼 했습니까. 장애인을 시설에 넣어두고 자기 책임을 다한 양하고 있었던 사람은 누구입니까. 고 장성아 씨 죽음이 헛되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복지부는 이 죽음에 분명히 책임져야 하며 우리도 분명히 책임져야 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

28일 늦은 3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원주 귀래 ‘사랑의 집’(아래 사랑의 집) 사건 가해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 ‘고 장성아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가 원주귀래사랑의집사건해결을위한대책위원회(아래 원주대책위) 등의 주최로 진행됐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
지난 2012년 6월 21일 사랑의 집에서 분리 조치된 지적장애인 네 명 중 한 명인 고 장성아 씨는 사랑의 집에서 분리된 뒤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26일 늦은 6시 40분 사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장아무개 씨에게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한 채 인권침해를 당하며 살아온 네 명은 현재 (안전상의 이유로) 어느 곳에 있다고 드러내지도 못하고 숨어 지내고 있다”라면서 “장 씨에게서 벗어나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어간 이 현실에 대해 뭐라고 말도 할 수 없는 심정”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박김 사무국장은 “복지부는 고 장성아 씨가 사랑의 집에서 제대로 치료받지도 못하고 죽어간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하며, 사법부는 가해자 장 씨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게 지켜보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고 역할이며 이것이 고 장성아 씨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무기력한 기운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고민이 든다.”라면서 “가해자가 죽인 게 아니라 우리가, 내가, 이 사회가 죽인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박 상임공동대표는 “함께 먹고 살기 어려워 가족이 장애인을 버리니 장 씨 같은 사람이 사회의 빈틈을 이용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자기 자식 삼았고 수급권, 장애수당을 받아 왔다”라며 “결국 장 씨 한 명의 처벌이 아니라 아직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 못 하고 있는 현실, 부양의무제 때문에 가족이 자식 버린 것을 여전히 가족 탓이라고 이야기하는 복지부가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에 참여하는 지적·발달장애인에게 부착하는 위치추적기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예전엔 지적·발달장애인 몸에 (잃어버릴까 봐) 장애인이라고 문신하고 지문인식을 하기도 했다”라며 “이번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참여하는 장애인 2,200명에게 공항에서부터 위치추적기를 단다고 하는데 몸에 문신 새기는 것과 위치추적기 다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가해자 처벌은 마땅하고 중요하나 그 죽음 앞에 무기력하게 있기보다는 신체장애인보다 더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지적·발달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함께 투쟁했으면 한다”라며 “이 사회 전체를 바꾸자. 발달장애인법 제정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책위는 △가해자 장 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 △국가와 지자체는 가정과 시설 내에서 생활하는 발달장애인 생활 실태를 파악해 인권침해 예방책 마련 △허위 친자등록 방지책 마련 △국가와 지자체는 인권침해 피해 장애인의 생계대책과 주거대책 마련하고 자립지원책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뒤 참가자들은 복지부 앞에 마련한 고 장성아 씨 영정 앞에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헌화가 끝난 후에는 화가 난 일부 참가자들이 국화를 복지부 앞에 던지기도 했다.

한편, 고 장성아 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같은 시각 원주시청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사랑의 집을 운영하던 장아무개 씨는 장애아동을 거둬들여 키운다고 알려져 그동안 언론에 ‘천사 아버지’로 소개됐으나, 실제로는 21명의 장애인을 불법으로 친자 등록했으며 발견 당시 사랑의 집에 실제 살고 있던 장애인은 네 명뿐이었다.

현재 장 씨는 감금, 폭행, 시체유기, 횡령,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사회사업법 위반 등 대부분의 죄목이 인정되어 구속 수사 중이며, 오는 29일 이른 10시 원주지방법원 301호에서 첫 번째 공판이 열린다.

또한 사랑의 집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오는 2월 8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3차 특집방송을 방영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들이 고 장성아 씨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기자회견 후, 참여자들은 복지부 앞에 마련되어 있는 고 장성아 씨 영정 앞에 헌화한 뒤 국화를 복지부 앞에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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