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진학교부모회가 지난해 10월 18일 이른 10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과학기술부에
폭력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 한국경진학교부모회 |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국립특수학교인 한국경진학교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에 대해 해당
학교장과 관할 교육감에게 장애학생들에 대한 체벌 및 가혹행위를 엄중 주의 조치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경진학교에서 2007년 이후 학교 장애학생들에 대한 교사들의 폭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되어 기초조사를 한 결과 내용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지난 6월 직권조사를 시행했다”라고 밝혔다.
인권위의 조사 결과 경진학교에서는 2007년부터 전·현직교사 6명이 장애학생 20명에게 체벌을 하거나 수업시간 중 교실 외 장소에 방치한 행위 등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인권위는 특히 이 학교 ㄱ교사의 경우 장애학생이 벌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강압적으로 무릎을 꿇리고, 과도한 행동을 한다며 비닐봉지로 의자에 묶어 두는 등의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한 ㄴ교사는 나무재질의 막대로 머리를 때리는 체벌행위를 하기도 했으며, 일부 교사는 면세양주 구매방법을 문의하거나 장애인등록증 대여를 문의하는 등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학교장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관련 법령에 따른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가해 교사의 타학교 전보를 추진하거나, 공식 조사 없이 해당 교사가 학부모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처리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행위는 ‘초·중등교육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체벌행위이자 ‘장애인차별금지법(아래 장차법)’의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에 해당하며, 동법 제13조의 장애인의 수업참여 배제로 인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라면서 “더불어 학교장이 교사들의 행위를 인지하고도 묵인 또는 방치한 것은 학교장으로서 지도·감독 의무와 ‘장차법’에 의한 피해자의 권리구제 의무에 반한 것으로 그 책임이 무겁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권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특수교육의 정책과 제도적인 문제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재학 중인 장애학생 대부분이 발달장애 중심의 중증장애인으로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불가능하고, 돌발 행동을 하는 등 다른 특수학교에 비해 해당 학교 교사들은 학생 지도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는 2012년 3월 발생한 장애학생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신속히 현장방문 점검과 필요한 조치를 했으나, 1997년 2월 학교 개관 이후부터 이번 사건 발생 시까지 해당 학교의 지도·점검이 주로 행정감사나 교육과정에 대한 운영점검에 그치고 장애학생의 인권보호 및 예방 관련 점검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인권위는 “학부모는 폭력행사로, 교사들은 문제 행동에 대한 중재행위로 주장하는 등 교사와 학부모 간의 인식 차이가 컸다”라며 “장애특성에 맞는 개별화 교육과 국가 수준에서 요청되는 일반적 교육과정의 구조적 충돌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인권위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및 장차법에서 규정한 특수교육에 필요한 편의제공을 교과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편의제공에는 △장애학생의 인권과 교육권 보장을 위해 국립특수학교에 대한 정기적인 지도·감독 강화 △‘장애유형별 행동 중재 지침’의 개발과 보급 △학부모와 교사 간 갈등 발생 시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갈등 중재 제도 도입’ △학부모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개별화 교육계획 수립 △일선 학교 현장에서의 개별화 교육과 국가 수준의 일반교육과정 간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개별화 교육과 관련한 전국적인 ‘개별화교육 실태조사’ 시행 등이 담겼다.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가한 폭력 및 가혹행위 사건을 계기로 자기방어능력이 부족한 장애학생들을 위해 교실 내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진학교 학부모들에게서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경진학교는 지난 1997년 개교한 교과부 관할 국립특수학교로 정서․행동장애, 자폐장애 등 발달장애 학생 등이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