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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불능'이라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바꾸어나가야
성인기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과 자조모임 만들어나가야

홍권호 기자 / shuita@beminor.com
발달장애인 자립생활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강당에서 광진장애인생활센터 주최로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비마이너

“발달장애인 부모는 자녀가 학령기가 지나 20대가 되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해 무능력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재활모델에 근거한 ‘훈련된 무능력’이다. 이제는 가족 안에서도 발달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최로 27일 늦은 3시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2층 강당에서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 실천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2010년 자립생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함께가는 발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박인용 소장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발달장애인들을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존재’로 간주해왔다며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선결요건으로 사회적 지원을 통해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고 자립해 나갈 수 있는 능동적 주체라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지금도 장애인복지 종사자들이나 부모들이 ‘그이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요!’라고 흔히 말하는데, 사실은 당사자인 발달장애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당사자가 말을 할 수 없더라도 울거나 소리를 지를 때에는 자신이 맞닥뜨린 상황에 대해 어떤 감정을 분명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그의 행동과 얼굴 표정을 보고 메시지를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따라서 발달장애인이 의사소통능력이 없다는 인식은 우리의 억압적 이해에 기초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다양한 시각적 도구, 즉 비디오, 그림, 만화 등을 곁들여서 기억을 자극시키고 이해를 돕는다면 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이어나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부족으로 전통적인 언어적 방법으로만 소통하려 하는 우리의 좁은 지식세계의 틀 속에 그동안 발달장애인이 맞추도록 강요해 온 것”이라고 덧붙었다.

이어 박 소장은 “발달장애인의 의사선택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소통하는 노력뿐만 아니라 법적 장치가 필요한데 아직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없는 구조에 갇혀 있다”라고 지적하고 “정부도 발달장애인이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절차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자기결정과 관련된 제반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심보다는 장애인복지시설장이나 부모가 필요한 의사결정을 대신하도록 하고 부모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에 대해서도 가족책임으로 남겨두었다”라고 비판했다.

박 소장은 이러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지원의 미비의 원인 중의 하나가 재활모델에 있다고 보고 “앞으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재활모델을 타파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소장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발달장애인들이 자조모임을 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등 앞으로 성인기 발달장애인에 대한 프로그램을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주문했다.

함께가는 광진장애인부모회 이무연 회장은 “발달장애인은 학령기가 지나 20대가 되면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을 포기하고 시설에 입소하게 되거나 버려지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중고등학교 때부터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교육청에 가서 말하면 교육청은 ‘당사자도 아닌 부모들이 요구한다’라면서 거부한다”라고 전하고 “그렇기 때문에 여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속 참가자 등)에 있는 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송효정 활동가는 “일본에서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분배하는 공동체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비장애인은 빵을 만들고 발달장애인은 쟁반에 붙은 방 부스러기를 떼어내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받은 임금은 똑같았다”라면서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의 경우, 혼자 독립해 사는 것만이 자립생활이라는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 노동, 여가, 주거 등에 대한 발칙한 상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아이가 졸업을 하니 더 이상 갈 곳도 없고 앞으로 아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정부의 지원이 미비한데, 이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 “부모가 먼저 죽는다는 생각에 발달장애인 부모는 시설 입소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과 같은 장애인부모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들은 토론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각지에서 왔다.

이에 대해 함께가는 발달장애인자립지원센터 박인용 소장은 “발달장애인에게 의미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라면서 “우선 성인기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친구를 만나고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평생교육시설 등에서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요구하고 더 나아가 미국처럼 사업장을 운영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함께 동네에서 할 것을 찾아가자”라고 답했다.
 
<출처 :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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