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광장에서 9회 전국장애인대회를 마친 420공투단이 이날 기습 철거를 당한 재능교육 해고자 농성장을 찾아 정리집회를 하고 있다. |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이 기습 철거를 당한 재능교육 해고자 농성장을 찾아 연대 투쟁을 벌였다.
26일 이른 8시 50분 중구청은 예고 없이 소공동 환구단 앞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들의 천막을 찾아 철거했다.
이에 420공투단은 이날 늦은 2시 광화문광장에서 9회 전국장애인대회를 마친 후 재능교육 농성장까지 행진해 그곳에서 정리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서 재능교육지부 유명자 전 지부장은 “외국 출장을 다녀온 중구청장이 출근도 하기 전에 농성장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라면서 “한 평도 되지 않고 비닐을 친 누추한 농성장이었지만 우리에게는 목숨과 같은 거점 농성장이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유 전 지부장은 “우리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 노동조합 인정,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는 1924일 동안 투쟁을 해왔다”라면서 “노동조합은 죽어도 안 된다는 재능교육의 탄압은 가혹했지만, 동지들이 있어 지금까지 잘 버티어왔다. 앞으로도 부끄럽지 않게 투쟁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 ▲재능교육지부 유명자 전 지부장이 "한 평도 되지 않고 비닐을 친 누추한 농성장이었지만 우리에게는 목숨과 같은 거점 농성장이었다"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정우 지부장은 “오늘 아침 재능교육 농성장을 철거한 중구청은 대한문 농성장도 침탈하려다가 철회했다”라면서 “왜 중구청장이 악을 쓰고 농성장들을 철거하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우리는 그 자리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가 4월 5일이면 만 1년이 되는데, 그곳은 시민들이 엄호해 만들어준 시위의 공간”이라면서 “그러한 곳을 쓰레기 치우듯 철거하려는 파렴치한 그들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으며 온몸으로 막고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영아 공동대표는 “한진중공업에서는 한 젊은이가 사측의 손해배상 가압류로 목숨을 끊었고, 시신이 한진중공업에서 썩어 가는 동안 장례 투쟁을 벌여야만 했다”라면서 “장애인과 노동자가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천막까지 철거하면 길바닥에서 투쟁하라는 뜻이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농성장들이 침탈당하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지만 바로 나올 수가 없었다”라면서 “활동보조인이 있어야만 외출할 수 있는 장애인의 현실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박 사무국장은 “힘으로 천막을 뜯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투쟁 의지는 꺾을 수 없다”라면서 “언제나 우리의 마음은 재능교육 농성장에 와 있다. 함께 투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리 집회 중에는 천막을 다시 치려는 참가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며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천막이 파손되었으며, 청각장애인을 경찰이 끌고 가는 것을 막으려던 수화통역사가 얼굴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밤 9시 무렵에도 중구청과 경찰은 지게차까지 동원해 농성장 자리에 화단 설치를 시도하는 등 농성장 철거를 둘러싼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 ▲경찰이 천막을 빼앗지 못하도록 장애인활동가들이 천막 안쪽을 지키는 모습. |
![]() ▲천막을 빼앗으려는 경찰과 이를 막으려는 사람들. 이 과정에서 천막이 파손됐다. |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이 “힘으로 천막을 뜯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투쟁 의지는 꺾을 수 없다”라고 강조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