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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장애인부모회가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장애여학생 성폭행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박경태 |
울산장애인부모회(이하 부모회) 회원들이 마련한 기자회견은 지난 6월 15일 발생한 장애아동 성폭력사건과 관련해 교육당국의 사건 축소 논란과 은폐 의혹을 규탄하기 위한 것이었다.
부모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이 일어난 해당학교 학교장의 태도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부모회측은 “해당학교 교장이 이번 장애아동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아이들 사이에 불장난 같은 일이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처했다가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되고, 울산시교육청에서 특별감사를 진행한 후에야 사실을 인정하는 등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부모회는 특히 장애아동성폭력 사건을 일으킨 가해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이 사건을 알리고 다녔고 학교 주변의 주민들 중 일부에게도 알려져 피해학생이 2차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소문일 뿐 모른다”라고 일축하는 이상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아동성폭행 사건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한 장애인부모들의 반응은 매우 격앙돼 있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교육당국이 취한 대책에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다.
부모회의 한 회원은 “가해학생들을 타 학교로 전학 보내겠.”는 방침에 대해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로는 가해학생들이 오지 못하게 막겠다”며 “분명한 재발방지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가해학생의 타 학교 전학방침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울산교육청을 꼬집었다.
부모회측이 더욱 심각하게 이번 사건을 보는 이유는 이번 문제가 이미 예견된 사건이었기 때문이자 교육청에 특수교육대상자가 있는 학교에 특수교사 및 특수보조원 배치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 전달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울산장애인부모회 정윤호 회장은 “현재 완전 통합된 학교의 장애인교육은 완전방치와 완전히 동의어”라며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에서는 최소한 특수교사의 교육지원이나 특수교육보조원의 지원이라도 있으나 완전 통합된 학교에서는 어떠한 교육지원도, 안전지도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학교폭력이 심각하게 벌어지는 대다수의 학교는 이같이 특수교육의 사각지대인 곳에서 심각하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부모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에 대한 요구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학교 관계자의 엄중처벌, ▲특수교육대상자가 배치된 모든 학교에 특수학급설치 및 특수교육보조원 배치, ▲정기적, 실질적인 장애이해교육실시 및 장애-비장애 성교육 실시, ▲피해아동 심리치료 및 가해학생 가해자 교육실시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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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기 일관하는 교육당국 비판…근본 대책 촉구
울산장애인총연합회 강정호 회장은 “장애아등 양육해야하는 우리들의 어려운 현실에 또 다른 고통과 슬픔을 안겨 주는 것은 이 사회가 장애인당사자 및 그 부모에게 가해서는 아니 될 행포가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후, “힘없고 소외된 국민의 건강권과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보장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책임지고 지켜야함에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 앞에서 장애인단체의 장으로서 미안하고 미안할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강 회장은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엄중 문책과 함께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아니하도록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하루빨리 마련할 것과 나아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연동제를 도입하여 성폭력이 일어난 기관의 장이 책임지도도 하는 방안도 강구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회견에 참석한 박길환 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회장은 “장애인성폭행은 근본적인 문제는 양형 불합리화에서 기인된 것이며 이는 성폭력특별법상의 ‘항거불능’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번 사건에선 가해자가 미성년자라 처벌받지는 않지만 가해자 교육을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6개항의 요구를 울산시와 울산교육청에 제시했다.
-울산광역시와 교육청은 장애학생 성폭력 범죄에 대한 근절의지를 110만 시민과 장애학부모들에게 밝혀라!
-울산광역시와 교육청은 장애학생 성폭력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인권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을 제도화 하고 지원하라!
-울산광역시와 교육청은 가해 학생들에 대한 정신과적 치료 및 올바른 성교육 등 체계적인 관리를 실시하라!
-울산광역시와 교육청은 피해 아동과 가족들을 제대로 보호․치료․재활 할 수 있도록 확실히 지원하라!
-울산광역시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을 확충하라!
-울산광역시와 교육청은 교내에서 일어난 이번 성폭력 사건을 사전 예방하지 못함은 물론 은폐하려 했던 관계자를 엄중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