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시내버스 절반 저상버스로 교체한다더니
진행/ 박소리, 글 구성/ 예다나, 촬영 편집/ 허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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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전기버스가 올해 말부터 서울 남산과 여의도에서 본격적으로 운행됩니다.
남산 3개 순환노선에서 15대, 여의도 대방역과 한강공원 구간에서 2대 등 모두 17대를 운행하기 시작해 차츰 시내 전역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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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차이나는 뉴스> 박소리입니다.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친환경 전기버스가 개발돼 서울을 누비게 됩니다. 한국형 전기버스는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외에 저상버스로 제작됐다는 점이 돋보이는데요.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첫 등장한 저상버스는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되면서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화됐는데요.
처음 계획은 2013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절반을 저상버스로 교체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착착 실행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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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 2008년 `전국 저상버스 도입 현황`을 보면, 지자체별로 차이가 납니다.
국고보조금이 지원되지만 일정 비율 부담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 재정 자립도에 따라 보급률이 달라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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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는 이보다 조금 더 늘어난 2,370대의 저상버스가 전국을 달리고 있지만 보급률은 16%에 불과합니다. 이대로 가면 2013년까지 일반버스의 반인 1만4,500대를 저상버스로 바꾸겠다는 계획은 지켜질 수 없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예산까지 삭감돼 저상버스 831대에 해당하는 375억 원이 편성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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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는 장애인 버스`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은 일반 시내버스의 2배나 비싼 가격을 들이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교통안전을 중요시하는 선진국 주요 도시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50%가 넘는데요.
저상버스는 유모차를 탄 아기, 지팡이를 짚는 어르신들, 휠체어를 탄 사람은 물론이고,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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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계단 높낮이가 낮은 저상버스는 승객 1인당 승하차 시간이 2초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울시에서 저상버스를 전면 도입할 경우 승하차 시 절감되는 시간은 87만 시간, 약 100년에 해당하는 시간이 되는데요.
그런데 저상버스 보급률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저상버스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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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가까운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휠체어는 탈 수 없는 초록색 지선 버스만 다니는 곳이라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김준우, 서울 문정동]
"저 버스는 일반 버스라 전동휠체어가 못 타요. 장애인이 탈 수 있으려면 저상 버스가 있어야 하는데.."
[인터뷰:유재근, 인천시 부평2동]
"버스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사판이 내려져셔 휠체어가 뒤로 넘어지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어떤 버스는 장애인인 장 씨를 보고 그냥 지나쳐 가버리기도 합니다.
겨우 붙잡아 타고 나서도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난감해지기 일쑤입니다.
이번엔 자전거 거치대가 앞을 가로막고, 힘겹게 다가간 버스는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경사판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버스기사 : 죄송합니다. 뭐가 이물질이 끼었나봐요. 대단히 죄송합니다.]
전주시는 현재 6대에 불과한 저상버스를 내년까지 22대로 늘릴 계획이지만 정작 장애인들이 어떤 불편을 겪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담당공무원은 정류장 주변의 장애물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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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장애인들이 지적하는 것은 우리 교통환경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입니다.
버스정류장 불법 정차와 엉뚱한 시설물이 쌓여 있는 승강장 주변 환경, 운전기사 불친절 등 장애인들의 끈질긴 개선 요구에 우리 사회의 교통환경이 달라지고 있는데요.
지지부진한 저상버스 보급률이 50%, 100%로 확대된다면 우리나라 교통문화에 혁신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곳곳을 달리는 저상버스를 만날 그 날은 언제일까요?
이상, <차이나는 뉴스> 박소리였습니다.
<출처 : 제이넷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