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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는 장애인당사자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한다
 
장애인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양경자 이사장.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양경자 이사장. ⓒ에이블뉴스
장애인계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장애인당사자라야 된다, 이번에 공단이사장님으로 오신 분은 누구입니까? 1986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장협을 만들기 위해서 애를 쓰던 故 장기철 회장에게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바로 그분입니다.

나는 86년부터 89년 말까지 현장을 목격했던 목격자의 한사람으로 장기철 회장이 오늘 이 현장에 있었다면 저런 막말이 나 왔을까 하는 우려에서 작금의 현실을 보고 “고 장기철 회장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라고 하는 글을 본란에 기고했습니다.

1986년 지장협이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지장협이 남영동 시대를 열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장본인은 납니다. 종로3가 경원빌딩 사무실은 몇 달째 월세를 내지 못해 독촉을 받고 있었습니다. 나는 남영동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지 부치는 일로 자주 남영동우체국을 갔습니다. 그날도 아침 일찍 우체국에 갔을 때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유리문에 붙어있는 쪽지, “옆에 옆에 신축 건물로 이사했음”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생각했습니다. “여기를 사무실로 쓰는 거다” 남영동우체국을 관리하는 마포우체국에서 정보를 얻고 등기소와 용산구청을 오가며 서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체신부에 요구했습니다. 결과는 노(NO)였습니다. 우리는 민주정의당에 부탁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처 남영동시대를 연 것입니다.

강인철 씨는 내 글에 대한 반박문에서 두 가지 중요한 지적을 했습니다.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理事長)직은 “상징적인 자리이자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전임 김선규 이사장과 관련된 것입니다. “공단은 정치후원금 로비 의혹과 특정업체 특혜의혹에 휘말렸다”고 한 지적입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하여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정치후원금 문제와 특정업체 의혹과 관련하여 김 이사장이 앞장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애인고용공단 구성원모두가 지지해서 이사장이 앞장선 것일까요, 또는 특정업체 로비의혹도 김 이사장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결과일까요. 정치후원금이 공단의 이익이 전제된 것이라고 한다면 김 이사장 혼자가 아니라 관계된 이 모두가 사퇴해야 합니다. 아니면 그분을 그냥 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는 일 아닐까요. 특정업체 특혜의혹역시 관계된 집단이 있다고 한다면 그들 또한 운명을 함께했어야 합니다.

다시 상징적인 인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나는 상징적(象徵的)이라고 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상징적인 것은 그냥 상징으로 남고말기 때문입니다. 상징적인 인물은 장애인당사자거나, 비장애인당사자이거나 항상 한계에 부닥칩니다. 사고(思考)의 한계, 행동반경(行動半徑)의 한계, 자기결정권(自己決定權)의 한계가 그것입니다. 그러므로 조직의 불합리를 청소해야 하는 당사자는 빗자루를 들어 올릴 힘(Power)조차 없는, 용기조차 없는 인물로 자리보전하는데 급급합니다. 상대가 누구든 장애인계는 서로 유대(紐帶)해야 합니다. 유대 안에서 우리들은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Strong Tie(강한 유대)와 Weak Tie(약한 유대)가 있습니다. 장애인계는 동지적인 처지에서 모두들 유대가 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약한 유대에서 성공한 사례입니다. 1981년은 국제연합이 제정한 ‘세계장애인의 해’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장애인의 해로 정하고 많은 행사를 했습니다. 대표적인 행사는 이런 것입니다.

제1회 장애인의 날, 제1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제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그것입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보건사회부로부터 위탁받아 위의 행사를 운영했습니다. 1981년 8월 용산구 한남동 정수직업훈련원, 제1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곳입니다. 이때는 한복 직종이 없었습니다. 81년을 보내고 다음해 정초 어느 날 입니다. 기능경기대회 평가회의가 열린 날입니다. 나는 그곳에서 한 가지 건의했습니다.

“여성장애인들이 한복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앞으로도 많은 장애인들이 이 일에 도전할 것이다, 그러니까 기능경기종목에 한복 직종을 신설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기능경기대회 운영책임자인 민은식 선생과 조일묵 선생은 나의 제안을 접수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보건사회부에서도 승낙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1982년 8월 정수직업훈련원, 한복 직종에 참가한 15명의 장애인들이 한복기술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지금까지 한복직종 경기가 계속되고 있는 동기는 이런 것입니다. 누가 장애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고(思考)를 했습니까. 누가 장애인의 이익에 합당한 행동을 했습니까. 나는 재활협회에서 돈을 받는 직원이 아니었습니다. 약한 유대 관계였다고나 할까요. 약한 유대에서도 합의는 도출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강한 유대관계인 친구 간 대화는 늘 이렇게 시작됩니다. “나도 다 아는 사실이니까 더 이상 말하지 마!” 다 안다고 하면서 친구의 말은 듣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입니다. 물론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장애인운동선수들이 생겨났습니다. 금, 은, 동메달에 도전했습니다. 1989년 9월 일본 고베, 제5회 극동 및 남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FESPIC)가 열리는 곳입니다. 한국의 많은 장애인운동선수들이 참가해서 메달에 도전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장애인운동선수들은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였고,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까지 도전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장애인운동선수들의 도전은 쭉 이어질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9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다고 할까요. 선수생활을 하던 장애인들이 은퇴한 것입니다. 나이 많아 더 이상 선수생활이 어려운 장애인들, 은퇴한 장애인운동선수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누구하나 걱정하는 이 있습니까? 비장애인체육계에서는 이렇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은퇴한 선수들을 산하연맹에 보내거나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곳에서 먹고살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장애인체육계에서는 그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맹들은 비장애인들이 장악하고 있고 장애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은퇴한 장애인선수 몇몇을 제외하고는 더 많은 장애인들이 먹고 살길이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은퇴한 장애인운동선수들을 직업능력개발센터에 모아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일자리창출효과가 충분한 것입니다.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로 교육해서 생활체육일선에서 일하게 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은퇴한 장애인운동선수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장애인계에도 상호유대가 있어야 합니다. 장애인계가 안고 있는 정보를 교환하고 문제해결을 위해서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입니다.

장애인계는 강한 유대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상징적인 장애인당사자는 이런 프로젝트를 알지 못합니다. 그에게는 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한계를 극복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장애인당사자는 상징적인 인물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 자존심은, 일을 하는 것으로 자존심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빗자루를 들어야 할 때, 모두가 빗자루를 들기를 바라고 있을 때,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시작해야 합니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당사자, 변화에 앞장서는 당사자, 조직의 불합리를 청소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빗자루를 들어 올릴 힘을 과시하는 당사자, 그런 당사자 에게 나는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유대는 중요합니다. 유대 안에는 상대를 바르게 보고, 바르게 판단하는 혜안(慧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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