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기 중증장애인 국토대장정 출정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16일 늦은 2시 한국장애인연맹(한국DPI) 주최로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렸다. |
자립생활 인식 확산과 통합사회 기반 조성을 위한 3기 중증장애인 국토대장정 출정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16일 늦은 2시 한국장애인연맹(한국DPI) 주최로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렸다.
총 13명(지체 5명, 뇌병변 6명, 비장애 2명)으로 구성된 3기 국토대장정단은 오는 19일 강원도 강릉에서 출발해 30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며 강릉, 원주, 춘천, 남양주, 서울 등에서 반인권적인 시설을 규탄하는 지역결의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DPI 김대성 회장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과 우리나라의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배제, 제한, 분리, 거부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여전히 4백여 개의 시설에서 3만 5천여 명의 장애인이 지역사회와 분리돼 살고 있다”라면서 “정부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조속히 마련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지지가 간절히 필요하기에 우리는 국토대장정을 통해 수많은 장애인이 시설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라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통합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행동으로 단원들은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꿋꿋하게 이겨내고 행진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장애여성네트워크 김효진 대표는 “과거와 비교하면 제도는 많이 생겼지만 권리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기에 선택권과 결정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서비스 자격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인격권을 침해당하거나 낙인이 찍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갈 길은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국토대장정을 통해 많은 사람의 지지를 모아 서울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강조했다.
![]() ▲ 선언문을 낭독하는 모습. |
2기 대원으로 참가했던 서울장애인인권포럼 이권희 대표는 “그동안 시설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의 경우 가해자는 시설장 등 권력자였으나 지난해 울산메아리복지원 사건에서는 입소 청소년들이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였다”라면서 “이는 차단된 공간인 시설에서 벌어질 수 있는 반인권의 최대치를 보여준 사건으로, 이러한 시설이 있는 한 장애인의 인권은 결코 보장받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시설은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곳이 아님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격리’ 더 나아가 ‘인간의 고유성’을 말살하는 곳임을 알아야 한다”라면서 “또한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지금의 시설정책을 계속 유지한다면 장애인들은 사회로부터 분리되고, 배제당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권리를 제한받게 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장애인은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시설 권력자들의 생계수단이 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도구도 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 어떠한 형태의 시설도 반대, 아니 거부한다”라면서 “정부는 진정으로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해주기 위해선 즉각 시설 지원 정책을 중단하고, 장애인의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권 보장을 해주는 것만이 유일한 길임을 알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올해 국토대장정단은 강릉에서 열리는 결의대회에서 지역 장애인복지관에서 발생한 비리 문제 해결을, 원주와 춘천에서 열리는 결의대회에서는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 ▲구호를 외치며 출정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참가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