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복지
2013.08.26 12:24

3년 동안 팬티 9장 입는 최저생계비”

(*.90.233.67) 조회 수 5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저는 얼마 전 부양의무자가 있다고 수급탈락 통보를 받았습니다. 꽉 막힌 시설에 살다가 자유를 찾아 사회에 나왔지만 저를 기다리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부양의무제였습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저에게 상처와 좌절만을 안겨줬습니다.”(올바른 기초법 개정과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선언 중 탈시설 수급 당사자 전기영 씨의 발언)

13773703506753.jpg
▲기초법 개악 저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2013민생보위는 23일 늦은 2시 보신각에서 수급권자 하루잔치를 열고 최저생계비 현실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외쳤다.

기초법 개악 저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2013민생보위는 23일 늦은 2시 보신각에서 수급권자 하루잔치를 열고 최저생계비 현실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외쳤다.

이날 하루잔치에서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의 100만 인 서명 부스와 최저생계비로 책정된 품목을 나열한 부스 등 다양한 부스 행사가 열렸다. 또한 이날 늦은 5시부터는 수급권자 만민공동회가 진행됐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정숙 활동가는 “돈 때문에 죽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최저생계비 48만 원으로는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해 죽는 일이 벌어진다”라면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의료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도덕적 해이자라는 낙인을 찍어 가난의 책임을 묻는다”라며 “아픈 사람이 돈이 없으면 병원에서는 치료하지 않고 돌려보낸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라고 토로했다.

참여연대 김은정 간사는 “최저생계비가 비현실적인 것도 문제지만, 정말 중요한 건 기초생활보장법을 개악하려는 움직임”이라며 “유재중 의원이 낸 개정안에는 최저생계비라는 개념이 없어진다. 지금까지는 최저생계비를 정해 국가가 꼭 최저의 삶을 보장했던 거라면 이제는 예산이 없으니 수급비를 깎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목경화 대표는 “미혼모가족을 만나다 보면 아이와 살기 위해 수급권 신청을 해야 하는데 30년 전 이혼한 부모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해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미혼모가정도 하나의 가정인데 그들 원 가족의 소득을 보고 수급권 결정하는 게 맞느냐”라고 꼬집었다.

수급 당사자의 자유발언 이어졌다.

탈시설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활동가는 “시설에서 나올 때 수급자가 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부모님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려는 현실로 이어져 나는 부모님과의 단절을 증명해야만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활동가는 “왜 우리가 수급자라는 이유로 이렇게 구차하게 증명해야 하느냐”라면서 “수급비가 장애인연금 포함해 58만 원인데 이 적은 금액을 어디에 쓰느냐”라고 비판했다.

13773706468281.jpg
▲탈시설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활동가.

자신을 세 아이의 부모라고 밝힌 수급 당사자 여성은 “어제 수급비가 중단됐다. 갓 스무 살이 된 아들이 아르바이트해 돈을 벌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가족의 생계가 어떤 사람들에 의해 쉽게 결정돼 버렸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스무살이 갓 된 아들에게 나를 부양하라고 하지 말아라”라며 “내 아이는 내 밑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다. 아이에게 짐을 지우지 말아달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박영애, 김후숙 회원의 품바 공연으로 수급권자 대동한마당을 시작했다. 또한 고양예고 3학년 한결 씨는 색소폰을 연주하기도 했으며 노동가수 박준 씨가 ‘질긴 놈이 승리한다’ 등을 불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이번에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결정한 최저생계비로는 5천 원짜리 슬리퍼를 3년 동안 신어야 하고 팬티는 3년 동안 9장만 입어야한다”라며 “이걸로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위원이라면 먹고살 수 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참가자들은 올바른 기초법 개정과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선언을 낭독하며 수급권자 하루잔치를 마무리했다.

13773708499726.jpg
▲스무살 아들이 아르바이트했다는 이유로 수급자 탈락이 됐다는 한 여성이 발언하고 있다.
13773708788508.jpg
13773709294470.jpg
13773708935929.jpg
▲최저생계비로 책정된 품목과 가격, 내구연수 등을 전시했다.
13773709428426.jpg
13773709523146.jpg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박영애, 김후숙 회원의 품바 공연.
13773709709477.jpg
▲"NO! 기초법개악"
13773709913761.jpg
13773709998596.jpg


조은별 기자 sstar0121@beminor.com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42 인권/복지 '진보'인사 잇따른 장애비하, 왜 이러나? file 로뎀나무 2013.09.04 439
2341 인권/복지 활동보조인도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라 file 로뎀나무 2013.09.03 654
2340 인권/복지 은평구 내년 활동보조24시간 시범도입 등 합의 file 로뎀나무 2013.09.02 714
2339 인권/복지 서울시, 영구임대주택 3614호 입주자 모집 file 로뎀나무 2013.09.02 538
2338 인권/복지 앞으로 수급자 되면 취업 진단받아야 file 로뎀나무 2013.09.02 400
2337 인권/복지 당신은 이들의 ‘노동’이 보이나요? file 로뎀나무 2013.09.02 454
2336 인권/복지 장애우연구소, ‘사냥꾼과 두 여인’ 재항고 file 로뎀나무 2013.08.28 602
2335 인권/복지 오수영·여민희, 해고자가 보낸 하얀 운동화 신고 종탑 내려오다 file 로뎀나무 2013.08.28 516
2334 인권/복지 사진으로 보는 광화문농성 1년 file 로뎀나무 2013.08.26 637
2333 인권/복지 “차별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 김조광수-김승환 하객” file 로뎀나무 2013.08.26 474
» 인권/복지 3년 동안 팬티 9장 입는 최저생계비” file 로뎀나무 2013.08.26 527
2331 인권/복지 농성1주년 밤, 광장을 가득 메우다 file 로뎀나무 2013.08.26 484
2330 인권/복지 "정부의 정신보건법 개정안은 시대 역주행" file 로뎀나무 2013.08.21 500
2329 인권/복지 광화문 농성장, 진지를 구축하는 전방 file 로뎀나무 2013.08.21 445
2328 인권/복지 '시설 문제 알린다' 국토대장정 출정 file 로뎀나무 2013.08.19 376
2327 인권/복지 '시설 문제 알린다' 국토대장정 출정 file 로뎀나무 2013.08.19 627
2326 인권/복지 '시설 문제 알린다' 국토대장정 출정 file 로뎀나무 2013.08.19 332
2325 인권/복지 '시설 문제 알린다' 국토대장정 출정 file 로뎀나무 2013.08.19 655
2324 인권/복지 최저생계비 결정, 가난한 이들 현실 외면" file 로뎀나무 2013.08.19 526
2323 인권/복지 최저생계비 결정, 가난한 이들 현실 외면" file 로뎀나무 2013.08.19 567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152 Next
/ 15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