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노동자, 콜센터 직원 등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해‘콜센터 상담사는 ARS 기계가 아니다’ 전면 파업 예고2013.08.30 18:05 입력
 ▲여섯 번째 ‘을’들의 이어말하기가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주제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어말하기 기획단 주최로 27일 저녁 7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
노동이 보인다는 것은 그 사람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노동’이란 무엇일까. 이 사회는 무엇을 ‘선택적으로’ 보이게 하고 보이지 않게 했을까. ‘보이지 않는’ 노동 속에 있던 사람이 자기 스스로 ‘노동자’라고 선언하는 것은 자신과 이 사회와의 관계를 그전과는 달리 규정하는 것이 된다.
여섯 번째 ‘을’들의 이어말하기가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주제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어말하기 기획단 주최로 27일 저녁 7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이날 이어말하기는 한국여성민우회 강선미 씨,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 쌍용차 가족대책위원회(아래 가대위)이자 심리치유공간 와락센터 대표 권지영 씨,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김영아 지부장 등이 함께했다.
먼저 한국여성민우회 강선미 씨는 이 사회가 말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노동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강 씨는 “한국 사회 여성 노동의 흐름을 알파벳 M(엠)자 곡선이라고 말한다”라며 “20대 때 제일 높고 30~40대 때 푹 내려앉는데 하강의 이유는 주로 출산과 아이 양육이라고 본다. 그리고 아이 양육 시간이 지나는 50대에 이르러 다시 취업률이 올라간다.”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강선미 씨 |
그러나 강 씨는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유가 정말 출산과 양육 때문인가?”라고 되물으며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고 다시 임금노동시장으로 들어오기 전까지의 시기를 왜 ‘경력단절’이라 부를까. 그리고 다시 일을 시작할 땐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라고 물었다.
강 씨는 자신이 만난 10명의 ‘경력단절’ 여성들을 통해 나타난 네 가지 공통점에 대해 설명했다.
강 씨는 “이들이 만약 출산·육아 휴직 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곳에 다녔다면 일을 지속했을 것”이라며 “‘경력단절’ 이유가 출산·양육 때문이라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라고 비판했다.
강 씨는 “또한 재취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겪었던 가장 큰 차별은 나이였다”라며 “현재 한국에 있는 개별 차별금지법으로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연령차별금지법이 있지만, 시행된 지 4년째인 연령차별금지법은 법의 존재가 무색하다”라고 꼬집었다.
강 씨는 스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강 씨는 “경력을 잇기에는 ‘경력단절’ 이전의 일이 인간다운 노동, 평등한 일자리가 아니었기에 자신에게 맞는 일을 구하려고 할 땐 새로운 준비를 할 수밖에 없고 오늘날 자격증 취득은 필수가 되었다”라며 “그러나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취업이 생각만큼 잘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질이 낮고 열악한 특수고용노동이나 계약직을 전전하게 된다. 결국 이런 일을 전전하느니 다시 ‘경력단절’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외에 강 씨는 “재취업에 대해 여성들은 낮은 자신감을 보인다”라며 경력단절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이 갖는 감정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강 씨는 “‘경력단절’ 기간을 일과 일 사이의 ‘공백’으로 읽을 수도 있다”라며 “이 공백은 비어져 있는 상태가 아니라 채울 수 있는 공백이며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어떤 토대를 마련할 것인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 |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는 자신을 ‘예술가’가 아닌 문화‘노동자’로 소개하며,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과 그 사회적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연 씨는 “예술가들이 표면적으로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 취약하다”라며 “노래 몇 곡 부르고 돈 받는 것 같지만 예술가의 경우, 모든 생각과 시간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어 심할 땐 잠도 못 잔다.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에 쫓겨 보내는 시간이 대다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가치는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연 씨는 10년 전 사망한 조각가 구본주 씨를 언급하며 “이번에 10주년 전시회를 하는데 10년 전 사망 당시 삼성화재 생명보험은 조각가 구본주 씨가 ‘도시 일용직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라고 밝혔다.
연 씨는 “이 이야기를 듣고 다른 예술가들은 분노했지만, 나는 ‘맞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도시 일용직 노동자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되물으며 “공연해달라 하면 하고, 때론 재능기부해달라 하면 하고, 계약서조차 쓰지 않아서 일 끝나면 돈 떼먹힐 때도 있다”라고 열악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연 씨는 “그러나 재밌는 건, 삼성화재가 구본주 조각가의 작품을 산 적이 있다는 거다. 작품 살 땐 예술가 취급하고 보험금 줄 때는 도시 일용직 노동자라고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 씨는 “대다수 예술가가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더욱 열악한 삶을 산다”라며 “‘문화노동자’라고 소개한 것은 나 스스로 노동자라고 선언하지 않으면, 예술가라는 이름만으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 씨는 “이 사회에서 예술가는 예술 노동을 통해 예술품, 상품을 유통 시장에 내다 팔아야만 재생산할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구조에 놓여 있다”라며 “이미 노동자임에도 스스로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 씨는 “현재는 공공적 가치를 ‘이윤’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예술이 예술다워질 수 있고 사회적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다”라면서 “그래야 예술의 사회적·공공적 가치를 대중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쌍용차 가대위 소속이자 심리치유공간 와락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권지영 씨는 가대위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고충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쌍용차 가족대책위원회이자 심리치유공간 와락센터 대표 권지영 씨 |
권 씨는 “쌍용차 가대위는 주로 아내와 아이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누구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다가 가대위 활동을 하면서 세상을 달리 보는 시선을 갖게 되고 주체적으로 싸우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라면서도 “그러나 가족대책위라는 이름 자체에서 보듯 한계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권 씨는 “회사가 징계해고자, 무급해고자 등으로 갈가리 갈라놓으면서 파업이 끝나는 시점에 회사가 정해준 대로 가대위는 종속적으로 갈리게 됐다”라며 “파업 끝나고도 계속 만날 것 같았는데 무급자의 아내로, 정리해고자의 아내로 남편의 입장을 따라가게 됐다. 가대위가 와락 공간 안으로 옮겨져 왔는데 여전히 그 모습이 있다.”라고 전했다.
권 씨는 “남편들이 77일 옥쇄 파업할 때, 과정은 그렇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는 가대위가 노조와 보조적 관계, 노조가 필요로 하는 투쟁을 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현재는 아닌 것 같지만 당시 해고자들은 가대위를, 자신의 아내를 동지로 생각지 않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권 씨는 또한 시댁과 친정 등 주변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권 씨는 “시댁과 친정 등에서 (옥쇄파업 당시) ‘빨리 나오라’고 하는 등 아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며느리, 딸들에게 했는데, 괴로웠다"라면서 "예를 들어 쌍용차 기사 나면 ‘그거 할 시간에 딴 거 찾으라’는 등 그런 시달림까지 아내들이 받아야 하며, 실제 그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도 아내 몫이었다. 결국 육아, 가사, 생계까지 떠안는 처지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권 씨는 “가대위 활동을 하면서 '이 세상이 해고를 이렇게 생각하는구나'하고 분노하게 되어 연대 발언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주변 이들은 ‘심금을 울려라, 슬픈 것만 이야기하라’고 한다”라며 “그럴 때면 온정에 호소해야만 이 문제가 해결되나, 물음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심리치유 프로젝트 ‘와락’ 대표를 맡고 있는 권 씨는 ‘엄마 같은 와락, 모든 것을 다 끌어안는 와락’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와락’ 모습에 대한 자신의 고민도 밝혔다.
권 씨는 “‘와락’은 ‘엄마’라고 대표되는데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 엄마라는 단어는 모성을 강요하는데 그러한 역할을 강요받는 건 아닌가.”라며 “그러한 타이틀이 좋긴 하나 누구도 거기서 희생을 강요당해선 안 된다. ‘와락’이 각자의 이해와 요구가 정직하게 토해지는, 자기 마음대로 해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김영아 지부장은 이어말하기가 열린 바로 전날인 26일 한 시간 경고파업 후, 계속 대치 중인 다산콜센터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김영아 지부장 |
김 지부장은 “우리는 서울시 120 다산 콜센터가 아닌 25개 구청, 보건소, 서울시 산하 대표기관으로 오는 전화를 전부 받고 있다”라며 “작년 9월 12일 노조 설립 후 1년 가까이 교섭을 진행했으며, 8월 23일에 마지막으로 조정 종료 받고 24일부터 파업권을 얻어 어제 26일, 콜센터 최초로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한 시간 동안 경고 파업을 하며 삭발했다”라고 현재 진행 상황을 전했다.
김 지부장은 “다산콜센터는 세 개의 민간업체(효성ITX, KTcs, MPC)에 위탁업무하고 있어서 상담사들은 서울시 직원이 아닌 민간업체 소속 직원”이라며 “업체들은 서울시의 정해진 예산 안에서 임금 인상이 이뤄지는 거라며 서울시 핑계를 대고, 서울시는 서울시 소속이 아니라며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이라 한다. 서울시가 갑이고 민간업체가 을이며, 우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고 있다.”라고 교섭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에 대해 이제까지 적극적 태도를 보여 온 만큼 업체 측에선 위탁 계약 종료를 확신하기에 현재 교섭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김 지부장은 “현재 위탁업체들은 곧 위탁 계약에서 잘릴 텐데 굳이 우리가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가 하는 태도”라면서 “이에 대한 근본 원인은 서울시에 있다. 서울시는 더는 민간업체 뒤에 숨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와 직접고용 문제를 노조와 함께 풀어가야 한다.”라며 서울시의 적극적 협상 태도를 촉구했다.
김 지부장은 콜센터 직원으로서 겪는 감정노동의 힘겨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지부장은 “얼굴 보며 상담하면 표정이나 행동으로 본인 의사를 알 수 있는데 콜센터는 목소리로 모든 내용을 전해야 하며, 상대방의 기분, 성향 또한 목소리로 빨리 파악해 상담해야 한다”라면서 “정해진 속도와 억양이 있고 ‘~요, ~까’를 적절히 섞어 말을 맺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이 나중에 다 평가받는다. 항의 전화가 연달아 올 때면 감정이 다 소진된다.”라고 토로했다.
김 지부장은 “쉬는 시간이라도 조금 주어지면 살 것 같은데 콜센터의 경우, 하루 8시간 중 전화통화를 몇 시간 했고, 화장실은 몇 분 몇 초 동안 갔다 왔고, 통화 후 이력 남긴 시간은 몇 시간인지 등 모든 데이터가 전산으로 남아 철저하게 감시받는 상황”이라며 “S등급부터 D등급까지 나뉘어 월급으로 평가받기에 오래 쉬면 월급에서 깎인다. 그러니 전화를 받고 나도 쉴 수가 없다.”라고 열악한 상황에 대해 분노했다.
김 지부장은 “(콜센터 상담사들의 감정) 노동 안에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있다”라면서 “이러한 과정을 바꾸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고 파업을 하게 됐다. 30일까지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다음 ‘을’들의 이어말하기는 2주 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P><FONT size=3></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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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여섯 번째 ‘을’들의 이어말하기가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주제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어말하기 기획단 주최로 27일 저녁 7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DIV></TD></TR></TBODY></TABLE></P>
<P><BR><FONT size=3>노동이 보인다는 것은 그 사람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노동’이란 무엇일까. 이 사회는 무엇을 ‘선택적으로’ 보이게 하고 보이지 않게 했을까. ‘보이지 않는’ 노동 속에 있던 사람이 자기 스스로 ‘노동자’라고 선언하는 것은 자신과 이 사회와의 관계를 그전과는 달리 규정하는 것이 된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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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여섯 번째 ‘을’들의 이어말하기가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주제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어말하기 기획단 주최로 27일 저녁 7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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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이날 이어말하기는 한국여성민우회 강선미 씨,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 쌍용차 가족대책위원회(아래 가대위)이자 심리치유공간 와락센터 대표 권지영 씨,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김영아 지부장 등이 함께했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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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먼저 한국여성민우회 강선미 씨는 이 사회가 말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노동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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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강 씨는 “한국 사회 여성 노동의 흐름을 알파벳 M(엠)자 곡선이라고 말한다”라며 “20대 때 제일 높고 30~40대 때 푹 내려앉는데 하강의 이유는 주로 출산과 아이 양육이라고 본다. 그리고 아이 양육 시간이 지나는 50대에 이르러 다시 취업률이 올라간다.”라고 말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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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한국여성민우회 강선미 씨</DIV></TD></TR></TBODY></TABLE>그러나 강 씨는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유가 정말 출산과 양육 때문인가?”라고 되물으며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고 다시 임금노동시장으로 들어오기 전까지의 시기를 왜 ‘경력단절’이라 부를까. 그리고 다시 일을 시작할 땐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라고 물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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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강 씨는 자신이 만난 10명의 ‘경력단절’ 여성들을 통해 나타난 네 가지 공통점에 대해 설명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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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강 씨는 “또한 재취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겪었던 가장 큰 차별은 나이였다”라며 “현재 한국에 있는 개별 차별금지법으로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연령차별금지법이 있지만, 시행된 지 4년째인 연령차별금지법은 법의 존재가 무색하다”라고 꼬집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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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강 씨는 스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강 씨는 “경력을 잇기에는 ‘경력단절’ 이전의 일이 인간다운 노동, 평등한 일자리가 아니었기에 자신에게 맞는 일을 구하려고 할 땐 새로운 준비를 할 수밖에 없고 오늘날 자격증 취득은 필수가 되었다”라며 “그러나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취업이 생각만큼 잘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질이 낮고 열악한 특수고용노동이나 계약직을 전전하게 된다. 결국 이런 일을 전전하느니 다시 ‘경력단절’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라고 밝혔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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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권 씨는 “‘와락’은 ‘엄마’라고 대표되는데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 엄마라는 단어는 모성을 강요하는데 그러한 역할을 강요받는 건 아닌가.”라며 “그러한 타이틀이 좋긴 하나 누구도 거기서 희생을 강요당해선 안 된다. ‘와락’이 각자의 이해와 요구가 정직하게 토해지는, 자기 마음대로 해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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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김영아 지부장은 이어말하기가 열린 바로 전날인 26일 한 시간 경고파업 후, 계속 대치 중인 다산콜센터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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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김영아 지부장</DIV></TD></TR></TBODY></TABLE>김 지부장은 “우리는 서울시 120 다산 콜센터가 아닌 25개 구청, 보건소, 서울시 산하 대표기관으로 오는 전화를 전부 받고 있다”라며 “작년 9월 12일 노조 설립 후 1년 가까이 교섭을 진행했으며, 8월 23일에 마지막으로 조정 종료 받고 24일부터 파업권을 얻어 어제 26일, 콜센터 최초로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한 시간 동안 경고 파업을 하며 삭발했다”라고 현재 진행 상황을 전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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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김 지부장은 “다산콜센터는 세 개의 민간업체(효성ITX, KTcs, MPC)에 위탁업무하고 있어서 상담사들은 서울시 직원이 아닌 민간업체 소속 직원”이라며 “업체들은 서울시의 정해진 예산 안에서 임금 인상이 이뤄지는 거라며 서울시 핑계를 대고, 서울시는 서울시 소속이 아니라며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이라 한다. 서울시가 갑이고 민간업체가 을이며, 우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고 있다.”라고 교섭의 어려움을 설명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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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그러나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에 대해 이제까지 적극적 태도를 보여 온 만큼 업체 측에선 위탁 계약 종료를 확신하기에 현재 교섭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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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김 지부장은 “현재 위탁업체들은 곧 위탁 계약에서 잘릴 텐데 굳이 우리가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가 하는 태도”라면서 “이에 대한 근본 원인은 서울시에 있다. 서울시는 더는 민간업체 뒤에 숨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와 직접고용 문제를 노조와 함께 풀어가야 한다.”라며 서울시의 적극적 협상 태도를 촉구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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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김 지부장은 콜센터 직원으로서 겪는 감정노동의 힘겨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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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김 지부장은 “얼굴 보며 상담하면 표정이나 행동으로 본인 의사를 알 수 있는데 콜센터는 목소리로 모든 내용을 전해야 하며, 상대방의 기분, 성향 또한 목소리로 빨리 파악해 상담해야 한다”라면서 “정해진 속도와 억양이 있고 ‘~요, ~까’를 적절히 섞어 말을 맺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이 나중에 다 평가받는다. 항의 전화가 연달아 올 때면 감정이 다 소진된다.”라고 토로했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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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김 지부장은 “쉬는 시간이라도 조금 주어지면 살 것 같은데 콜센터의 경우, 하루 8시간 중 전화통화를 몇 시간 했고, 화장실은 몇 분 몇 초 동안 갔다 왔고, 통화 후 이력 남긴 시간은 몇 시간인지 등 모든 데이터가 전산으로 남아 철저하게 감시받는 상황”이라며 “S등급부터 D등급까지 나뉘어 월급으로 평가받기에 오래 쉬면 월급에서 깎인다. 그러니 전화를 받고 나도 쉴 수가 없다.”라고 열악한 상황에 대해 분노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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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김 지부장은 “(콜센터 상담사들의 감정) 노동 안에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있다”라면서 “이러한 과정을 바꾸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고 파업을 하게 됐다. 30일까지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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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다음 ‘을’들의 이어말하기는 2주 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FONT></P>
<P><FONT size=3><BR></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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