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이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 |
이른바 '진보' 인사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녹취록 사건(아래 이석기 사건)을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올린 글에서 장애 관련 용어를 빗대어 써서 또 다른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달 28일 내란음모혐의 등으로 이석기 의원 사무실을 비롯한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통합진보당 관계자 3명을 체포했으며, 이 의원 등 100여 명이 지난 5월 서울의 한 종교시설에서 가진 모임의 녹취록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총기 마련과 기간시설 파괴와 관련한 참가자들의 발언이 담겼으나,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인사들은 녹취록이 왜곡되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석기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일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갑-을 프레임에 이어, 우리 사회의 속살과 뼈대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프레임이 떴다. 발달장애라는 프레임”이라면서 “‘발달장애’라는 프레임은 급속히 널리 퍼질 것 같다. 물론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질환의 본질을 직시할 수 있게만 하면 아무래도 좋다”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끝내는 이번 내란음모(?) 사건이라는 정말로 골때리는 사건을 계기로 60~70년간 면면히 이어져 온 NL적 장애가 '현실 정치권'에서 결정적으로 일소되게 된 것이 아닌가?"라면서 "그런 점에서 기나긴 한 시대가 비로소 끝난 것이 아닌가 한다. 진보의 진화,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강고한 굴레가 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소장은 “그런데 통진당 경선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은 민주진보가 앓고 있는 3대 발달장애 중 하나(NL적 장애)일 뿐”이라면서 NL적 장애 외에도 PD적 장애, 시스템 맹이라는 다른 장애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양극화, 일자리 부족/불안/불만, 과도한 경쟁 등을 신자유주의 산물로 보는 것'을 PD적 장애, '사회역사적 통찰력 부재, 문제에 대한 구조적 사고 부재'는 시스템 맹 장애라고 규정하면서 "갈 길이 너무나 멀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김 소장의 글에 대해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댓글에서 “주장하고 싶은 것을 발달장애를 겪는 ‘사람’을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인권에 대한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음은 고려하지 않으시나요?”라고 지적했다.
아들 이균도 씨(자폐성장애 1급)와 함께 전국 3000km를 걸으며 발달장애인 문제를 사회적으로 널리 알렸던 이진섭 씨도 댓글에서 “너희들의 언어를 풀어내기 위해 발달장애인을 입에 올리는 그 막말을 거두어라”라면서 “발달장애인 아들과 발바닥이 갈라지는 아픔을 참아내면서 알려낸 발달장애인 문제, 어떻게 가벼운 입과 손가락의 힘으로 모욕하는가?”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외에도 많은 누리꾼이 "발달장애인들이 당신들의 총알받이라도 됩니까? 샌드백입니까?", "끌어온 비유적 대상이 당사자에겐 차별철폐의 핵심이고 사회통합으로서의 생업일 수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지적하며 김 소장에게 용어 사용에 신중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김 소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이러한 반응에 대한 답변으로 올린 글에서 “사상이념적 ‘지체’를 진중권의 표현을 빌려 ‘발달장애’로 표현했다가 ‘발달장애’로 인한 뼈에 사무치는 설움을 아는 분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라면서도 “다리 하나는 성성한 장님이 눈 하나는 성성한 앉은뱅이를 업고 길을 가는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한다”라고 표현하는 등 장애 비하 표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 ▲ 동양대 진중권 교수. |
진보논객으로 널리 알려진 동양대 진중권 교수도 지난달 30일 트워터에 “장난감 총, 비비탄 총 개조하여 무장하고, 손재주로 총기를 깎아 만들고, 중학생들도 만든다는 사제 폭탄 제조법을 익히고… 딱 소설 속 동키호테의 무장 수준. 철없는 애들도 아니고 30~50대 아줌마, 아저씨라고 하는데… 발달장애죠.”라고 글을 남겼다.
진 교수는 전날인 29일에는 “정치적 발달장애를 앓는 일부 주사파 정치 광신도들이 80년대의 남조선혁명 판타지에 빠져 집단으로 자위를 하다가 들통난 사건 정도로 보면 될 듯”이라면서 “근데 했다는 발언들을 들어보면, 애들 중증인 것은 확실. 80년대에도 저런 또라이들은 없었거든요.”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러한 진 교수의 트위터 발언이 알려지자, 장애인활동가들은 지난 30일 소셜 네트워크에서 “거기서 왜 발달장애가 나오냐?”, “장애인의 존재는 진보 내에서도 무시당하고 소외되는 존재이군요”, “똥 묻은 개가 겨 묻는 개에게 뭐라는 꼴”이라고 말하며 이구동성으로 실망과 분노를 표했다.
최근 진보 인사들의 잇따른 부적절한 장애 관련 용어 사용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낙인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용어 사용은 명백한 장애비하 발언"이라면서 "이를 규탄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사건은 보수나 진보나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의식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고, 특히 진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이런 발언을 하면서 아무런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여성비하 발언에는 민감할 사람들이 똑같은 장애비하 발언에는 무감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다투어 이를 쓰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 ▲진중권 교수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 |
한편, 지난 2010년 5월 1일 12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에서도 당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며 ‘반신불수’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해 장애 비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같은 해 6월 3일 전장연에 보낸 공문에서 “'반신불수 정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에 따라 장애인 동지들의 몸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거론했다는 점을 반성하며,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불지불식 간에 사용하는 언어를 다듬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라고 사과하고 “당시 발언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적절한 발언이었음을 다시 인정하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 <P><FONT size=3>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width=550 align=center> <TBODY> <TR> <TD><IMG align=absMiddle src="http://beminor.com/PEG/13781946603445.jpg" width=550> <DIV id=news_caption>▲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이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 </DIV></TD></TR></TBODY></TABLE></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이른바 '진보' 인사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녹취록 사건(아래 이석기 사건)을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올린 글에서 장애 관련 용어를 빗대어 써서 또 다른 파문이 일고 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국정원은 지난달 28일 내란음모혐의 등으로 이석기 의원 사무실을 비롯한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통합진보당 관계자 3명을 체포했으며, 이 의원 등 100여 명이 지난 5월 서울의 한 종교시설에서 가진 모임의 녹취록을 언론에 공개했다. </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이 녹취록에는 총기 마련과 기간시설 파괴와 관련한 참가자들의 발언이 담겼으나,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인사들은 녹취록이 왜곡되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이석기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일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갑-을 프레임에 이어, 우리 사회의 속살과 뼈대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프레임이 떴다. 발달장애라는 프레임”이라면서 “‘발달장애’라는 프레임은 급속히 널리 퍼질 것 같다. 물론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질환의 본질을 직시할 수 있게만 하면 아무래도 좋다”라고 밝혔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김 소장은 "끝내는 이번 내란음모(?) 사건이라는 정말로 골때리는 사건을 계기로 60~70년간 면면히 이어져 온 NL적 장애가 '현실 정치권'에서 결정적으로 일소되게 된 것이 아닌가?"라면서 "그런 점에서 기나긴 한 시대가 비로소 끝난 것이 아닌가 한다. 진보의 진화,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강고한 굴레가 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이어 김 소장은 “그런데 통진당 경선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은 민주진보가 앓고 있는 3대 발달장애 중 하나(NL적 장애)일 뿐”이라면서 NL적 장애 외에도 PD적 장애, 시스템 맹이라는 다른 장애가 있다고 주장했다.</FONT></P> <P> </P> <P><FONT size=3>김 소장은 '양극화, 일자리 부족/불안/불만, 과도한 경쟁 등을 신자유주의 산물로 보는 것'을 PD적 장애, '사회역사적 통찰력 부재, 문제에 대한 구조적 사고 부재'는 시스템 맹 장애라고 규정하면서 "갈 길이 너무나 멀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FONT> </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이러한 김 소장의 글에 대해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댓글에서 “주장하고 싶은 것을 발달장애를 겪는 ‘사람’을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인권에 대한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음은 고려하지 않으시나요?”라고 지적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아들 이균도 씨(자폐성장애 1급)와 함께 전국 3000km를 걸으며 발달장애인 문제를 사회적으로 널리 알렸던 이진섭 씨도 댓글에서 “너희들의 언어를 풀어내기 위해 발달장애인을 입에 올리는 그 막말을 거두어라”라면서 “발달장애인 아들과 발바닥이 갈라지는 아픔을 참아내면서 알려낸 발달장애인 문제, 어떻게 가벼운 입과 손가락의 힘으로 모욕하는가?”라고 분노를 표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이외에도 많은 누리꾼이 "발달장애인들이 당신들의 총알받이라도 됩니까? 샌드백입니까?", "끌어온 비유적 대상이 당사자에겐 차별철폐의 핵심이고 사회통합으로서의 생업일 수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지적하며 김 소장에게 용어 사용에 신중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그러나 김 소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이러한 반응에 대한 답변으로 올린 글에서 “사상이념적 ‘지체’를 진중권의 표현을 빌려 ‘발달장애’로 표현했다가 ‘발달장애’로 인한 뼈에 사무치는 설움을 아는 분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라면서도 “다리 하나는 성성한 장님이 눈 하나는 성성한 앉은뱅이를 업고 길을 가는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한다”라고 표현하는 등 장애 비하 표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 <TABLE id=news_image class=right width=200 align=right> <TBODY> <TR> <TD><IMG align=absMiddle src="http://beminor.com/PEG/13781946515246.jpg" width=200> <DIV id=news_caption>▲ 동양대 진중권 교수.</DIV></TD></TR></TBODY></TABLE></FONT></P> <P><FONT size=3>진보논객으로 널리 알려진 동양대 진중권 교수도 지난달 30일 트워터에 “장난감 총, 비비탄 총 개조하여 무장하고, 손재주로 총기를 깎아 만들고, 중학생들도 만든다는 사제 폭탄 제조법을 익히고… 딱 소설 속 동키호테의 무장 수준. 철없는 애들도 아니고 30~50대 아줌마, 아저씨라고 하는데… 발달장애죠.”라고 글을 남겼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진 교수는 전날인 29일에는 “정치적 발달장애를 앓는 일부 주사파 정치 광신도들이 80년대의 남조선혁명 판타지에 빠져 집단으로 자위를 하다가 들통난 사건 정도로 보면 될 듯”이라면서 “근데 했다는 발언들을 들어보면, 애들 중증인 것은 확실. 80년대에도 저런 또라이들은 없었거든요.”라고 비난하기도 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이러한 진 교수의 트위터 발언이 알려지자, 장애인활동가들은 지난 30일 소셜 네트워크에서 “거기서 왜 발달장애가 나오냐?”, “장애인의 존재는 진보 내에서도 무시당하고 소외되는 존재이군요”, “똥 묻은 개가 겨 묻는 개에게 뭐라는 꼴”이라고 말하며 이구동성으로 실망과 분노를 표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최근 진보 인사들의 잇따른 부적절한 장애 관련 용어 사용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낙인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용어 사용은 명백한 장애비하 발언"이라면서 "이를 규탄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박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사건은 보수나 진보나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의식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고, 특히 진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이런 발언을 하면서 아무런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여성비하 발언에는 민감할 사람들이 똑같은 장애비하 발언에는 무감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다투어 이를 쓰고 있다"라고 질타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width=550 align=center> <TBODY> <TR> <TD><IMG align=absMiddle src="http://beminor.com/PEG/13781946692022.jpg" width=550> <DIV id=news_caption>▲진중권 교수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 </DIV></TD></TR></TBODY></TABLE></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한편, 지난 2010년 5월 1일 12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에서도 당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며 ‘반신불수’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해 장애 비하 논란을 빚은 바 있다.</FONT></P> <P><FONT size=3></FONT> </P> <P><FONT size=3>당시 김 위원장은 같은 해 6월 3일 전장연에 보낸 공문에서 “'반신불수 정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에 따라 장애인 동지들의 몸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거론했다는 점을 반성하며,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불지불식 간에 사용하는 언어를 다듬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라고 사과하고 “당시 발언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적절한 발언이었음을 다시 인정하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FON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