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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잇따른 죽음 “슬픔을 조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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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죽음과 송국현의 죽음, 다르지 않다”
활보 24시간 촉구 “기다리다가 죽느니 싸우면서 죽자” 결의
2014.04.29 21: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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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 장애인이 불타 죽고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장애인계가 복지부에 책임을 묻고 장애인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9일 늦은 2시 청운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세월호에서 죽어간 어린 생명의 죽음과 송국현 동지의 죽음, 2006년 겨울 수도관이 터져 죽은 이의 죽음, 김주영의 죽음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배 사고로 한꺼번에 몰살당하는 대한민국과 장애등급제, 활동보조 시간 부족으로 한 명씩 시나브로 죽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 죽음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국가 아닌가.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의 행진을 계속 이어가게 할 수는 없다. 이 죽음에 사과하지 않는 박근혜 정부,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에 대해 함께 투쟁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 장애인이 불타 죽고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계는 복지부에 책임을 묻고 장애인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9일 늦은 2시 청운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었다.

 

고 송국현 씨(53세)는 작년 10월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꿈꿨으나 ‘장애 3급’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서비스도 받지 못했다. 송 씨는 지난 10일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에 이의신청하러 찾아갔으나 문전박대당하고 그로부터 3일 후인 13일 집에 홀로 있던 중 발생한 화재로 전신 30%에 3도 화상을 입고 17일 끝내 숨졌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근육병 장애인 오지석 씨(32세)가 호흡기가 고장 나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이 일어났다. 사고가 발생하던 시각, 오 씨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 씨는 손가락 하나만을 사용할 수 있고 호흡기 없이는 숨 쉴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임에도 어머니가 계시다는 이유로 독거특례 적용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오 씨가 받는 활동보조 시간은 한 달 총 278시간(복지부 118시간, 서울시 100시간, 송파구 60시간)으로 하루 9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그 외 시간은 어머니가 오 씨를 홀로 보조해야 했다. 그러던 중 16일,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고 어머니가 직장에서 돌아와 잠시 병원을 간 사이 집에 홀로 있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장애인계는 2007년 활동보조서비스가 제도화되던 때부터 줄곧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을 요구해왔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여전히 활동보조 신청에서부터 등급별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신청자 내에서도 별도의 활동보조 인정조사표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그에 따라 활동보조시간을 제공한다. 따라서 현 제도에선 장애 1, 2급이 아니면 신청조차 할 수 없으며, 활동보조 시간을 받아도 장애인 당사자의 필요 욕구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 중증장애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활동보조 24시간 요구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장애인계의 목소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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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9일 늦은 2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는 “정부가 맞춤형 복지를 한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면 송국현 씨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는 매년 수백억 원의 활동보조 예산을 불용처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안 상임대표는 “2012년도에 근육장애인 허정석 씨가 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 사고로 사망했을 때, 그때도 우린 이대로라면 제2의 허정석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라며 “그리고 결국 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라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고 송국현 씨의 자립생활을 지원했던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은 “보름 전까지만 해도 새 옷 입고 야학에서 한글을 배웠던 이가 지금 병원 영안실에 누워 있다”라며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보내겠다. 복지부 장관은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지수 자립유지국장은 “오지석 씨는 생계 때문에 어머니가 새벽에 나가신 뒤 혼자 있는 시간엔 늘 불안해 잠을 자지 못한다고 했다”라며 “2012년 11월, 한자협과 DPI 주관으로 한 달 동안 활동보조 24시간을 이용하게 되었을 때, 새벽잠을 푹 잘 수 있어 가장 좋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사고가 나던 그날도 오 씨는 그러했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참가자들은 청와대에 활동보조 24시간을 촉구하는 민원을 접수하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삭발에 나선 이들은 고 송국현 씨와 함께 시설에 있었던 최종훈 씨(지체장애 2급, 현 서울센터 체험홈 거주), 오지석 씨와 근육병 자조모임 ‘날으는 코끼리 네트워크’ 활동을 함께한 이범구 씨(지체장애 1급), 서울센터 김정훈 권익옹호국장(지체장애 1급)이다.

 

김 국장은 “우리도 침몰하는 세월호에 탑승한 장애인이 아닌가 싶다. 다만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제까지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이라며 “우리는 죽어가고 있는데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예산 없으니 기다리라고만 한다. 기다리다가 죽느니 차라리 싸우면서 죽자. 슬픔의 힘을 조직하자.”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해 그곳에 설치된 고 송국현 씨 분향소에서 분향과 헌화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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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하는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정훈 권익옹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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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식에 참가한 최종훈 씨. 최 씨는 고 송국현 씨와 함께 시설에 있었으며 현재는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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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하는 기자회견 참가자들. 왼쪽에서부터 오지석 씨와 근육병 자조모임 ‘날으는 코끼리 네트워크’ 활동을 하는 이범구 씨, 고 송국현 씨와 함께 시설에 있었던 최종훈 씨, 서울센터 김정훈 권익옹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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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가한 근육병 장애인 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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