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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매섭게 쏟아지는 거리에, '복면가왕'들이 나타났다. 물론 TV에서 보던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은 아니다. '복면'을 쓴 거리(街,거리 가)의 집회'왕'. 대통령이 직접 복면을 쓰고 시위를 하면 'IS(이슬람국가)'나 다름없다고 하는 시국에, 장애인들이 당당하게 색색깔의 복면을 쓰고 거리로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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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즐거워하는 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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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돼지, 소, 양 그림의 마스크를 쓰고 행진하는 집회 참가자들.


유엔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인 3일, 장애인권리보장법제정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은 보신각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에 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제사회 수준과 비교할 때, 한국 장애인복지예산 비중은 2007년 기준 GDP 대비 0.6%로 터키와 멕시코를 제외한 OECD가입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런 열악한 현실 속에서 생활고를 비곤한 장애인과 장애인가족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복지예산을 삭감하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장애등급제 폐지를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되었다. 지난 5월 정부에서 발표한 '장애등급제 개편 시범사업 계획(안)'은 현행 6등급을 단순화한 기만적인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영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억압받는 장애인의 삶과 그들에게 주어진 권리를 되새기는 세계 장애인의 날이 벌써 23번째를 맞았지만 한국에서는 자립생활 조차도 제대로 영위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 회장은 “국회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을 지속하고 있지만,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보조 예산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또한, 장애 문제 해결의 핵심인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가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분노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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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손피켓을 든 집회 참가자들.


이날 집회에는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 대표들도 참여해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혔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턱없이 적은 장애연금과 부가급여를 현실화하고 그 대상을 확대하여 빈곤 속에 살아가는 장애인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함께 싸워가겠다”고 전했다.

 

구교현 노동당 대표 역시 “정부는 경제 성장이라는 명목 하에 민중, 특히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권력자들의 배를 불리는 형태의 그릇된 경제성장”이라고 비판했다. 구 대표는 “이러한 프레임을 깨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국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는 바로 이러한 프레임을 뛰어넘으려는 사회 운동의 주축”이라고 장애 운동을 평하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우선적으로 부양의무제, 장애등급제를 폐지를 기점으로 시혜와 동정의 시각을 담고 있는 장애인복지법을 넘어 장애인 권리 보장법 제정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 당사자라고 해서, 혹은 장애인의 가족이라고 해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빈곤과 억압 아래 살아가지 않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소망을 전했다.


결의대회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되었다. 울산지역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다름이 모여 예술의 꽃을 피우는 차이'는 흥겨운 난타 공연과 춤으로 대회 초반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박준 활동가는 열정 넘치는 노래로 대회 참여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또한,‘복면가(街)왕(복면을 쓴 거리의 집회 왕)’ 퍼포먼스 참가자들의 재치있는 복면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이후 집회는 5시 30분 경 광화문까지 거리행진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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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횡단보도 위에 서 있는 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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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회 참가자가 복면을 쓰고 도로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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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와 복면을 쓰고 보신각으로 행진하는 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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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을 쓰고 행진하는 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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