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김영아 칼럼니스트】2024년 12월.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생명이 연장된 것 뿐 노후의 삶의 질은 여전히 낮다. 75세 이상 노인 빈곤율 50% 라는 엄청난 숫자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엇박자인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노후와 죽음의 순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지만, 실질적인 해답은 요원하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장애인들의 평균수명 연장과도 직결되는데, 올해 고령장애인이 장애인복지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내가 스스로 준비하고 맞이하는 죽음' 을 준비하도록 어르신 대상 웰다잉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 내 복지관, 종교기관, 문화센터 등 다양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참여한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르신 웰다잉 교육은 '나의 지나온 삶 회고하기'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격려하기' '버킷리스트 작성하고 실현하기' '연명의료와 호스피스' 와 같은 내용을 주제로 삼는다. 현실적인 준비와 살아온 시간에 대한 인정과 보상에 중점을 둔 내용들이다.
최근 어린이 대상 죽음교육의 필요성도 적극 제기되고 있는데, '애도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기', '상실에 대해 공감하고 표현하기', '죽음을 표현하고 수용하기'와 같은 내용으로 그림책, 동화책을 활용하여 진행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영국은 아동교육의 일환으로 '죽음교육' 이 적극적으로 운영될 만큼 죽음교육의 선진국이다. 죽음에 대한 건강한 이해를 통해 사람의 생을 이해하고, 상실의 아픔에 공감하는 시민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종의 조기교육인 셈이다.
반면, 발달장애인 웰다잉교육은 조금 다른 양상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죽음과 사별에 대한 이해' '장례문화와 장례예절 이해' 와 같은 기본교육과 더불어 '당당한 시민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 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발달장애인 웰다잉 교육 현장. ©김영아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여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를 보면, 가장 상위에 '자기실현의 욕구' 가 있는데 생산적 활동과 기여를 통해 내가 원하는 바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를 의미한다. 우리 발달장애인들에게도 이와 같은 욕구가 존재하지만 사는 동안 가장 발휘하지도, 인정받지도 못하는 욕구이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제는 발달장애인들에게도 '자기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웰다잉 교육을 통해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데, 나의 남은 삶을 설계하면서 타인에게 기여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함께 찾아보고 실행하는 것이다.
필자는 현재 타임뱅크하우스에서 주1회 서로돌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곳에는 어르신,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의 강점을 기반으로 가까운 주민들에게 기여하는 활동을 하고 시간으로 보상받는다.
활동 중인 발달장애인분들은 우리동네 초등학생에게 간단한 한글교육, 구구단 외우기도 하고, 바이올린 기초 알려주기, 요리하기와 같은 활동에 참여하며 당당한 동네사람으로 기여하고 있다. 늘 '돌봄받아야 하는 존재' 로 대해졌던 그들이 '기여하고' '돌봄하는' 주도적 존재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 자체가 그들에겐 웰에이징이자 웰다잉이 되지 않을까? 적어도 그들이 세상과 작별하는 날 누군가는 "참 감사했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라고 존중하는 인사정도는 해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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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복지
2025.06.30 10:21
발달장애인 웰다잉교육의 핵심은 '기여하는 시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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