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011.02.23 14:50

이명박 정부 - 참담하게 망가진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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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만들어내 가장 코믹한 단어가 ‘국격’이다. 어느 나라 국적의 언어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의 입에서 ‘국격’ 운운하더니 요즈음은 아무데서나 그 말이 들린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나라에도 격이 있다하여 국격이니 그 뜻이야 가상하다. 그런데 인격에도 개차반이 있듯이 국격이라고 마냥 좋게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가 국격을 들먹일 때는 다소 희화적으로 들린다.


이 정부가 국격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주의해서 들어야 한다. 그게 어떤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 사용되는 게 아니고 그때그때 편의적으로 사용되며 더더욱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니 국민의 눈에는 도대체가 국격과 관계없는 일도 이 정부에서는 버젓이 국격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 부시를 방문해 그의 골프장 카트 운전사 노릇을 한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눈살을 찌푸릴 일이지만 이 정부의 시각으로는 국격을 높인 일일 수도 있다. 지난해의 G20 서울 회의는 이 나라 5천년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국격의 결정판이었다.


어디 그 뿐이랴. 용산 참사, 4대강 막개발,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전, 소말리아 해적 소탕도 다 이 정부의 기준에서는 이 나라 국격을 높인 쾌거들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국격의 결정판이라면 최근 인도네시아 특사단이 투숙한 호텔에 국정원 직원이 몰래 들어가 정보를 빼내다 탄로가 난 것이다. 한 나라의 정보기관이 좀도둑질이나 하러 다니다니 가히 희대의 코미디이다. 다만 그 솜씨로 봐서는 동네 좀도둑도 국정원 직원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 실력으로 한 나라의 정보를 담당하고 있는 그 당찬 배짱에 혀가 내둘러질 판이다.


많은 국민은 국정원 하면 아직도 중앙정보부를 생각하고 안기부를 떠올린다. 그만큼 그 기관이 한 일은 국민을 감시하고 사찰하는 일이었다. 물론 대다수의 직원들은 국민이 모르는 곳에서 국가를 위해 성실히 봉사하겠지만 일단 국민의 머리에 떠오른 이미지는 그런 것이다. 거기에다 이젠 좀도둑의 이미지까지 덧칠하게 되었으니 ‘격’이 말이 아니다.


이 정부가 들어선 이래 이 나라는 엉망진창이다. 천안함 침몰사건에서 연평도 포격전에 이른 남북의 극단적인 대치에서 구제역과 물가의 폭등에 이르기까지 현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젬병이다. 대통령이 지하 벙크에서 회의를 열고 군복을 입고 허장성세를 부린다고 해서 세상이 평안해지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꼭두새벽부터 시장을 돌아다닌다고 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쇼에서 시작해 쇼로 끝날 뿐이다.


이 정부는 애초에 국정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요행수만 믿고서 그저 되는대로 지내다 사건이 터지면 우왕좌왕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 정부의 국정수행 수준이다. 위기를 관리할 능력이 없으니 허장성세로 큰소리만 치며 국민에게 공포감만 조성한다. 그런 사이에 위기는 국가의 모든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누적되고 강화된다. 더욱이 이 정부의 언행에는 진정성이 없다. 모든 것이 거짓과 가식뿐이다.


얼마 전 결렬된 남북 군사회담의 결과로 봐서는 올해도 남북의 긴장과 갈등은 고조될 것이며 그 결과 어디에선가 또 다른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 구제역으로 인해 죽인 가축은 이미 수백만을 헤아린다. 아마 이 나라 역사 이래 최대의 종족학살일 것이다. 그 결과 이 나라의 축산 기반은 사실상 붕괴되었으며, 남은 것은 미국 축산업계에 우리의 시장을 무제한 개방하는 것뿐이다. 정부가 가시적인 경제성장률을 높이는데 목을 맨 결과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미친 듯이 오르고, 전세난은 이미 대란 수준에 이르렀으며, 마침내 저축은행 부실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조짐까지 다가오며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한가하게 개헌타령이다.


내일 모레 25일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대통령에게는 행복한 3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국민에겐 우울하고 고통스럽고 후회스럽기 그지없는 날들이었으며, 참담하게 망가진 3년이었다. 이 정부가 들어선 이래 국민은 국격은 고사하고 개인의 인격이나마 유지하며 살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남은 2년 동안 나라가 거덜 나지 않을지 그 시간이 그저 아득할 뿐이다. 이 정부가 남긴 온갖 병폐는 이 정부가 물러난 후에도 오랫동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이 나라를 괴롭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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