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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애인부모운동, 자기점검이 필요하다
2011.03.03 17:18 입력 | 2011.03.25 21:10 수정

장애인부모운동에 대한 기대가 높고, 그 내용에 대한 고민들이 많다. 부모운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운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높아지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방향을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높이 날기 위해서는 낮아져야 한다. 부모운동을 전개하면서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 좀 더 치열하고 깊이 있게 진행되었으면 한다. 부모운동 진영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면서 단기적인 실천 계획을 수립해 현장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현장 활동은 철저하게 권리 중심이어야 하고 그 안에서 내용이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한다. 학교현장의 장차법, 특수교육법 적용을 위한 권리운동과 지역사회 환경개선을 우선으로 하는 운동이 장기적인 전망과 함께 양 축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평생교육 실현, 자립생활 실현 등 현장에서 요구하고 주장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학습과 이론을 세우고 실천할 방안을 마련해 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의해 움직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전망을 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제대로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운동의 기초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모든 운동의 시작은 권리에서 찾을 수 있다. 작은 권리도 되찾기 위해서 힘을 모으고 이론을 만들고, 근거를 가지고 실천하는 자세에서 운동은 시작된다.

 

아이들을 위해 나섰다고 하는 것은 절박함에서 오는 것이다. 제도의 미비함, 정책의 부재, 환경의 열악함에서 시작된 부모운동은 단순하게 필요성에서 시작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한 결과들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라 하겠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떤 삶이어야 하는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회구조와 환경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며, 지역 사회에서 소외와 차별이 아닌 어울려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세상,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다면 여기에 권리의식을 더해가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권리주장에서 비롯되기에 권리의식을 가지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부모운동의 시작이 거기였고, 앞으로도 초점은 그것에 맞춰져야 한다. 단지 권리를 가지자는 차원이 아니라 이론적인 무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부모들의 역량강화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개인역량을 강화하는 길이 각 개인이 주체성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기본에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부모운동의 중심은 부모 자신이다. 부모들 스스로 권리의식을 가지고 제도를 바꾸고 정책을 세우는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를 가지고 활동해가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상대를 설득하는 최고의 무기는 논리적인 전개와 합리적인 방안의 제시라 할 수 있다. 부모운동의 새로운 시작은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모운동에서 두 가지는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가지는 함정

 

발달장애인에게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기결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그것의 성격이나 성질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인데, 중요성만 강조되면서 그렇게 가야 할 것처럼, 또는 그렇게 가야만 한다는 식의 밀어붙이는 형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려할 부분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장애가 있든, 없든 자기결정은 중요하다. 그것을 지금의 부모들에게 단지 중요하다는 것만 가지고 설명한다면 자기 함정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장애의 정도에 따라서 그 결정의 형태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지금 벌어지는 현상들을 보면 결정권만 이야기하지 방식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지 않는다. 

 

발달장애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자기결정에 따라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일부 그것이 가능한 사람들만 국한한 제한적인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 자기결정권을 인정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또 자기결정의 범위가 단순하게 기호를 선택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사회적인 통념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대한 것도 정리가 필요하다. 단지 기호만 따지는 것이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다. 하지만 사회적인 통념에 따른 것이라면 일상의 모든 것들이 다 포함되는데, 이것을 사회가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이유로 자기결정의 범주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플퍼스트운동

 

‘사람이 우선이다.’ 외국의 사례를 들어 이 운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슬로건을 세우지 않았을 뿐이지 그런 운동을 하고 있다. 평생교육을 이야기하고, 지역사회에서 살자는 구호를 외치고, 자립생활을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피플퍼스트운동이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것이 장애와 사람으로 구분되는 우리 환경을 바꾸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외국의 사례를 배우고 익혀 우리도 그런 운동을 전개하자는 이야기는 현재 우리 운동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서는 작게 보면서 외국에서의 선례를 가져오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수교육법 제정운동을 하면서 우리는 이미 장애인이 아닌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자는 주장을 펼쳐 왔다. 이제 해야 할 일은 지역사회에서 그런 환경을 어떻게 조성해나갈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다.

 

모든 운동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한다. 그것을 다른 표현으로 만들어 갈 이유가 없다.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만들면 된다. 사례는 사례일 뿐이다. 그것을 우리 환경에서 제대로 적용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의식의 차이와 환경의 차이, 지원방식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제도만 가져온다고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그것보다는 우리의 척박한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과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우리는 우리 방식을 고민하고 공감하고 공유하면서 우리식의 운동을 펼쳐가야 한다. 그렇다고 외국의 사례가 다 쓸모없다는 것은 아니다. 사례는 사례일 뿐이다. 그것이 우리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부모운동의 주체성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 지금은 이전의 활동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하고 앞으로 운동의 방향성에 대해 설계해야 할 시기라 본다. 부모운동을 하면서 주체적인 역량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외연만 키워가는 것은 아닌지 고민스럽다.

 

운동의 주체를 양성하고, 운동의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운동의 순수성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지금이다. 부모운동에서 부모를 제외한다면 무엇이 남을까? 지금 부모운동에서 부모들은 튼튼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지금 부모운동에서 부모들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역량을 키워가고 있는가?

 

주장만 남고 실천이 없다면 우리는 가질 수 있는 것이 없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나 사람중심의 운동을 해나가자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우리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한 고민을 하는 편이 더 낮지 않을까 한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들을 찾아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역량을 강화하고 운동의 집중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두 가지에 대한 보다 더 포괄적인 고민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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