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달맞이 길, 장애인 출입금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4-06 09:35:24
제목 : 해운대 달맞이 길, 장애인 출입금지!
자막]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부산 해운대구의 달맞이 길입니다.
달맞이 고개라고도 부르는 이 길은 부산팔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장애인들도 이곳의 경치를 즐길 수 있을까?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김주문씨, 횡단보도가 끝나는 부분에서 그의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20센티미터의 턱을 만났기 때문이죠.
인터뷰: 김 주 문 네발수레 대표
길이 이렇게 되면 전동휠체어는 아예 못 올라갑니다
인터뷰: 박 순 서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경사로가 얼마나 더 올라가면 있습니까? 해월정까지 올라가면 있긴 있는데요
거리가 얼마나 되죠? 거리가 한 200미터정도 더 올라가야 됩니다
도움을 받아 간신히 올라온 인도, 김씨의 발걸음은 그러나 잠시 후 완전히 멈췄습니다. 인도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벚나무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내려가야 합니다. 장애인들에게는 흔한 일이라는 게 더욱 큰 문제죠.
인터뷰: 김 주 문 네발수레 대표
다니시다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까? 예 좀 많아요 다니다보면 많아요. 차도로 다니시면 위험하지는 않으세요? 차도로 다니면 위험한데 할 수 없잖아요.
인터뷰: 부산해운대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거기에는 별다른 장애는 없는데요 걸어가는데도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고...달맞이 길 아니고 혹시 다른 길을 이야기하시는 거 아닙니까?
흰 지팡이를 사용해 길을 걷고 있는 유길상씨.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
점자유도블록은 그러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 유 길 상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유도블록을 좀 같이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그게 아니고 그냥 데크만 만들어 놨는데...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공중에 떠 있는 장애물입니다. 지팡이로 감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인도 곳곳에서 느닷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나무들. 때문에 유씨에게 달맞이 길은 그야말로 최악의 길입니다.
인터뷰: 유 길 상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지팡이는 밑에만 보호할 수 있으니까 얼굴 쪽은 손을 올리지 않는 이상은 감지하기가 힘들죠. 저 나무 같은 경우는 100% 부딪친다고 봐야죠.
인도 전체를 막아선 벚나무,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해운대구청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부산해운대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휠체어가 거기 올라가기는 제가 보기에는 크게 무리는 없지 싶은데.
휠체어가 정상적으로 들어가려면 도로도 넓어지고 보도도 넓어지고 여러 가지 조건이 붙어야 되는데. 보도 턱만 낮춘다고 해서 넘어 갈 수 있는 길은 아닌 것 같고요
1급 시각장애인 유길상씨는 그러나 현장에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유 길 상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계단만 없으면 되잖아? 예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곳, 반드시 계단일 필요는 없습니다. 경사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비스듬히 목재 데크를 설치했다면 휠체어도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생깁니다.
매력 있는 세계일류도시 해운대구청에서는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장애인들은 혼자서는 결코 달맞이 길의 경치를 즐길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 주 문 네발수레 대표
아기들 유모차도 못 지나가게 만들어 놨더라고요.
인터뷰: 유 길 상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나무 데크로 만들어놔서 산책하기는 참 좋을 것 같은데 근데. 산책을 하려면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하는데 장애인들이 다니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