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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기] 중증장애인의 움직임에서 '미'를 발견하다
2011. 04. 04. 18시 06분 입력 - 김가영 기자

▲'황웅도 잠복記' 포스터.
극단 타이헨은 중증장애인의 몸을 통해 기존 예술이 조명하지 않은 새로운 지점의 미를 보여준다.

 

연출가 김만리와 23년간 극단에 몸을 담고 있는 코이즈미 유우스케 등은 무대 위에 움직임을 창조하는 '몸'들을 통해 사회적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중증장애인의 신체 고유의 언어를 풀어놓기에 이른다. 이 사회에서 감금된 언어로 존재하던 중증장애인의 몸이 기존의 예술이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동선과 리듬으로써 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극단 타이헨의 정신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중증장애인의 몸을 믿고, 그 몸을 통해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모색하며 완성되었다. 따라서 배우들의 움직임은 창조자로서의 자부심이 흘러넘친다. 

 

'황웅도 잠복記'에서 짧은 훈련을 거쳐 보조연기자로 참여한 한국의 장애인들과 극단 타이헨 단원들의 움직임은 같은 표현양식을 따르지만 무대 위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물로 드러난다. 이들의 움직임은 그들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정신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 타이헨은 외부로부터 주어진 제 몸으로서 존재하기보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서 시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해냈으며, 거침없이 무대 위에서 그 언어를 풀어낸다.

 

▲지난 3월 22일 극단 타이헨 배우들이 한국문화의 집에서 서울공연을 마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재일교포인 연출가 김만리 씨는 이야기 전달보다 시각적 이미지의 추상을 추구해왔던 극단 타이헨이 '황웅도 잠복기'에서 중증장애인의 신체가 필요하지 않았던 고전을 수용함으로써 전위의 양 극단을 다루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황웅도 잠복기'는 극단 타이헨이 만들어내는 시적 이미지가 독립운동가이자 전통예술가 황웅도의 일대기라는 거대서사를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서사가 제거된 '황웅도 잠복기'는 각 장이 전달하는 이미지가 힘을 받지 못한 채 파편으로 흩어진다. 그들의 신체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작품 전체를 아우르며 구축되기보다는 작품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웅도 잠복기'에서 보여준 극단 타이헨의 새로운 시도는 이들이 하나의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질적인 요소들과 자신들의 신체 예술을 결합하려는 과정에서 생긴 의미 있는 실패에 가깝다. 비록 극단의 정신과 배우들의 움직임이 작품 우위에 존재하긴 했으나 이들의 방한 공연은 기존 문화예술과 차별화된 영역을 확연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극단 타이헨의 정체성은 비장애인이 닿지 않는 지점에 있으며, 그 속에서 독창성을 획득해 기존의 '미'를 전복하며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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