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4. 18. 15시 21분 입력 - 홍권호 기자 | ![]() ![]() |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은 청와대가 31회 ‘장애인의 날’을 즈음해 장애인단체 초청 오찬을 여는 것에 대해 이른 1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는 450만 장애인 전체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420공투단은 “최근 장애인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장애등급재심사, 자부담인상, 부양의무제, 열악한 장애아동복지의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계획적으로 추진한 사안이거나 혹은 계획 없이 방치해서 초래한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20공투단은 “장애인단체 인사들을 불러놓고 밥 한 끼 먹는다고 이 땅 450만 장애인의 처참한 현실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장애인의 처참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중증장애인들이 사다리와 쇠사슬로 몸을 묶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빈곤사회연대 최예륜 활동가는 "이명박 대통령은 '내가 노점상 한 적 있는데 조금만 참아라, 내가 잘해주겠다'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장애인은 한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꼬집고 "420공투단은 가장 기본적인 복지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데 이명박 정부에게는 죽어가는 장애인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질타했다.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선득 활동가는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의 문제점을 알고 이를 고치라고 하는데 정부가 예산 타령을 하며 이를 막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박홍구 부회장은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무엇을 한다고 하면 겁이 나고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꼬집고 “청와대에 가서 장애인단체 인사들이 밥을 먹는다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의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노동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는 중증장애인의 활동보조서비스 자부담을 4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올렸다가 활동지원제도를 도입한다면서 15%까지 올렸고, 며칠 전 국회에서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던 복지부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하며 이를 반대하기까지 했다”라면서 “이게 장애인을 위하는 것이냐?”라고 성토했다.
이어 박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이 원하는 것은 청와대 식탁에 떨어지는 시혜와 동정의 밥 한 끼가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이라고 강조하고 “밥 한 끼 주면서 장애인을 자신의 치적물로 삼지 말라”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오찬에는 보건복지부 진수희 장관과 장애인, 장애인시설 관계자 등 170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 발전은 장애인단체장이나 시설장과 같이 평생에 걸쳐 장애인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의 공로가 크다”라면서 “특히 원로 장애인시설장들이 우리 사회 장애인 복지의 씨앗을 뿌렸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어떠한 제도와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의 창'을 여는 것"이라면서 "예산이나 정책으로 할 수 있는 노력도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이나 벽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