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4. 20. 21시 48분 입력 - 김가영 기자 | ![]() ![]() |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결의대회가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늦은 2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장애인활동지원 권리보장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 등 12대 정책요구안 쟁취를 향한 뜨거운 투쟁의 열기로 가득했다. 420결의대회를 찾은 장애인당사자들의 이야기와 이들이 요구하는 정책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장애인활동지원법 당사자 의견 수렴하지 않고 만들어진 것"
오태경 씨(지체 장애 1급)는 한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장애문제에 관심을 갖게 돼 올해 처음으로 420결의대회에 참여하게 됐다.
오 씨는 420공동투쟁단의 12대 정책요구안 중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씨는 "420결의대회에서 많은 이들이 발언했듯 활동보조는 장애인 생존의 문제인데, 10월에 시행될 장애인활동지원법은 정작 장애인 당사자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경제논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현재 7만 원의 자부담을 내고 있는데 제대로 된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자부담이 인상된다면 서비스 이용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오 씨는 "현재 180시간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한 실정인데 앞으로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이 많을수록 자부담이 높아진다면 활동보조서비스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등급하락 우려 때문에 활동보조 신청 못 하고 있어요"
대전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아낌없이주는 나무'에서 활동 중인 서범식 씨(뇌병변장애 1급)도 420결의대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서 씨는 420투쟁 요구안 중 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이 이명박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복지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뽑았다.
또한 서 씨는 장애인 등급 재심사로 등급이 하락할까 걱정돼 활동보조서비스를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등급 재심사를 통한 활동보조서비스 대상자 축소의 문제 또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서 씨는 대전시의 이동권 현실을 이야기하며 이동권 역시 장애인 문제에서 가장 절실한 사안임을 강조했다.
이 씨는 "이런 결의대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 "더 많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했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포천에서 온 조윤석 씨(지체장애 1급, 신장장애 2급)도 420결의대회에 처음 참석했다. 조 씨는 420결의대회에서 많은 장애인 활동가들이 12대 요구안을 내걸며 당당히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조 씨는 "420결의대회는 처음인데 투쟁하는 동지들을 보니 방구석에서 처박혀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의가 든다"라면서 "투쟁방법을 배워 포천시 장애인 복지를 위해 선구자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 씨는 장애인 문제에서 활동보조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씨는 "지금 포천에는 중증장애인에게 최대 10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중증장애인이 활동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라면서 "활동보조시간을 추가로 지원해 장애인도 직장에 다닐 수 있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당당한 이 사회 구성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탁상공론으로 만들어진 장애인 정책… 그러나 장애인 현실은 다르다"
제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마법의 성 움트기'의 연출을 맡았던 황은주 씨(뇌병변장애 2급) 역시 420결의대회 현장을 찾았다.
몇 년 전 처음으로 420결의대회에 참석한 이후 오랜만에 420투쟁에 함께해 새삼스러운 기분이 든다는 황 씨.
황 씨는 지금의 장애인 복지문제는 장애인의 현실을 모르는 이들의 탁상공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씨는 "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제 문제나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 문제 등에서 그들의 현실과 장애인의 현실을 같은 수준에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이명박 정부와 복지부가 장애인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고민을 좀 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