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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부모에 의지해서 살아야 합니까?"
노들야학 장학금 10만원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하상윤 씨
부양의무제 기준때문에 가족과도 멀어져
2011.05.16 09:29 입력 | 2011.05.18 18:32 수정

"성인인데 언제까지 부모님께 기대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버지도 정년퇴직하셔서 도움을 청할 수 없고, 일하고 싶지만 중증장애인이 노동하기란 어려운 현실입니다. 수입이라고는 노들야학의 장학금 10만 원이 전부라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아래 기초법) 부양의무제 피해 당사자 증언 및 청와대 집단민원제출 기자회견, 기초법 집단 수급신청 선포 기자회견 등 기초법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결의대회와 기자회견에 참여해온 하상윤 씨(뇌병변장애 1급).

 

하 씨는 삼육재활원, 주몽재활원, 석암베데스다요양원 등의 시설에서 27년 동안 생활하다 지난 2009년 시설에서 나와 현재 평원재에서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기초법 부양의무자 기준 문제가 4월에 개정되지 못하고 6월 국회로 미뤄진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기초법 개정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며 즉각 폐지를 강조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가족과 멀어졌어요"

 

▲하상윤 씨.
"시설생활이 너무 지겨워 지역사회로 나오고 싶었지만, 수급자 문제를 들며 아버지가 반대해서 나오기가 어려웠어요. 지역사회로 나와 자유는 얻었지만, 아버지 뜻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계가 나빠졌죠.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가족과 멀어진 셈이에요. 지금은 가끔 일이 있을 때만 한 번씩 연락하고 있어요."

 

하 씨에게 자기결정권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설생활은 무의미함 그 자체였다. 더는 삶을 낭비할 수 없어서 자립생활을 결심했지만, 수급권자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시설에 계속 살기를 희망했던 가족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하 씨는 비록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지금의 생활은 시설에서의 삶과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되지 않아 생계의 어려움은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사회적 기업에 일한 적이 있지만, 일시적인 일일뿐 평생 보장되는 일자리가 아니었죠.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조차 막막한 중증장애인에게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보장해주든지, 부모의 재산과 상관없이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보장하든지,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수막 제작업체 '노란들판' 인턴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하 씨는 앞으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탈시설 관련 일을 하는 것이 꿈이다. 

 

중증장애인의 일터가 너무나 부족한 현실에서 그는 중증장애인의 생존을 위해 노동권을 보장하거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양의무제 폐지될 때까지 투쟁할 것"

 

하 씨는 현재 목 디스크 증상이 있음에도 치료를 미루고 있다. 월수입 10만 원으로 병원비는 엄두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빨리 수급권자가 되는 일이 누구보다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돈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몸이 아프지만, 병원비가 무서워 치료받으러 갈 수조차 없죠. 월 10만 원의 수입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요. 수급권자가 되면 비록 적은 금액이라도 저축이라는 걸 해보고 싶어요. 복지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인데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이들이 부모가 있다는 이유로 외면해서는 안 되죠. 언제까지 가족에 의지해서 살 수도 없고 그럴 형편도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부양의무제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합니다."

 

빨리 치료도 받고, 적은 돈이라도 저축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하 씨는 정부가 빈곤의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조차 힘든 인간 이하의 삶에서 해방되길 꿈꾼다.

 

"기초법 관련 투쟁에 빠짐없이 참여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했는데 6월로 미루어졌다니 허무해요. 그렇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될 때까지 저는 계속 싸워나갈 생각입니다." 

 

▲지난 1월 25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위한 공동행동이 주체한 '가난은 가족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결의대회에 참석해 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는 하상윤 씨.



김가영 기자 char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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