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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생활로 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하다
장애인당사자의 주체적 생각 및 관리가 중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7-26 10:59:41
서울DPI에서 주최하는 제11기 장애인청년학교에서 “IL원론”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는 교육생들. ⓒ서울DPI
에이블포토로 보기▲서울DPI에서 주최하는 제11기 장애인청년학교에서 “IL원론”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는 교육생들. ⓒ서울DPI
귀가 번쩍 뜨인 IL원론 강좌

자립생활. 이것은 지금 나에게 있어 최대의 관심 분야라 할 수 있다. 그런만큼 강의 주제가 IL원론이라는 것만으로도 귀가 번쩍했다. 사회복지사 과정에 필요한 현장 실습을 위해 마련된 기회이지만 이런 강의를 들을 기회가 좀처럼 없던 터라서 그런지 설렘과 기대는 배가 되었다.

강의 장소는 정립회관. 아침부터 내리는 비때문에 혹시 늦기라도 할까봐 일치감치 장애인콜택시를 부른 덕분에 조금 일찍 정립회관에 도착 했다. 내가 듣게 될 강의는 올해로 11년의 역사를 가졌으며, 서울DPI에서 주관하는 장애인 청년학교의 한 프로그램이었다.

IL원론 강좌의 강사는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정훈 사무국장이었다. 왠지 이름이 낯익어서 혹시 내가 아는 분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강의를 하려고 들어오는 강사의 모습을 보니 역시 내가 알고 있던 그 분이 맞았다.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변화시키기

강의는 ‘한 사람의 힘, 장애의 재발견’ 이라는 문구와 함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계단 위에 있는 건물을 가는 그림과, 이와는 반대로 휠체어 경사로가 설치 된 곳을 가는 두 가지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시작됐다. 계단과 경사로의 작은 차이로 인해서 휠체어장애인이 느끼는 상실감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휠체어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장애운동가 에드 로버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장애운동가 에드 로버츠는 14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폐 근육 마비로 인공호흡장치까지 달아야 하는 중증장애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버클리 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기숙사 시설이 없던 학교측에 버클리 대학 부속 코웰병원 3층을 기숙사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그 곳에 1인실 기숙사를 만들어 기거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준비되지 않은 학교에 그냥 자신이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그는 개인의 힘으로 적응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었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당당히 학교 측에 요구하고 학교를 변화시켜갔던 것이다.

에드 로버츠가 버클리 대학을 다니던 시기가 1962년이라고 하니 그 시기에 이런 요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어떤 제도나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요구하고 바꾸어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자신의 경우를 돌이켜 봐도 그렇다. 에드 로버츠처럼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내가 그 환경에 적응하려고만 했었다. 그러나 에드 로버츠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어쩌면 자신의 삶에 주체적이지 못하고 들러리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회가 장애인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강사가 해준 말씀 중에 '장애인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장애인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과 ‘장애인도 실수, 실패할 수 있는 권리’ 에 대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장애인도 자신이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고 해봄으로써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오죽하면 ‘실패할 수 있는 권리’ 라고까지 표현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왔다.

결국 장애인 자립생활이라는 것도, 중요한 것은 장애인 스스로가 얼마나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이를 위해서는 에드 로버츠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당당히 요구할 줄 알아야 하겠다.

강의가 끝나고 강사가 제시해준 자립생활에 관한 몇 가지의 토의 안건을 가지고 그룹 토론을 한 후 각 조별로 발표를 하였다.

토론을 지켜보면서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대한 다른 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이번 강좌에 참여하고 나니 지금껏 자립생활에 대해서 걱정만 하고 막연하게만 여겼던 내게 좀 더 구체적인 길이 보이는 듯했다.

* 칼럼니스트 박주현은 글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꾸준한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장애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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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박주현 (dwnetwo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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