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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주최로 제7회 전국장애인운동활동가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28일 늦은 1시 30분 '민주적인 조직문화와 소통 방식'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의를 맡은 인권교육센터 ‘들’ 배경내 상임활동가는 민주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조직 내의 민주주의가 우선 실현되어야 한다"라면서 "우리 자신이 미래에 우리가 일구고자 하는 사회의 현재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 상임활동가는 "우리가 정부에 대해 차별하지 말라고 외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이 그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배 상임활동가는 군사조직을 모방한 수직적 위계구조나 권위주의, 기업조직을 모방한 능력주의나 관료주의는 운동조직에서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상임활동가는 "보통 상근하는 대표가 있고 그 위에 돈과 정부가 있는 전형적인 권력구조로 되어 있는 단체가 많은 데 이러면 관료주의적인 문제가 생겨나기도 하며, 대표의 일이기 때문에 난 모른다는 식의 책임지지 않으려는 현상이 일어난다"라면서 "운동단체가 직위나 나이 등에 따른 위계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 사회의 폭력적 구조를 재생산하는 데 이바지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배 상임활동가는 운동사회 내 민주주의와 의사소통 진단을 위해 자신이 소속된 단체가 △신임활동가가 단체의 결정이 이상하다고 이의를 제기했을 때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외부에서 단체를 떠올릴 때 한두 명의 대표만을 떠올리게 되는지 △고급정보를 아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은지 △사무실 청소 등의 업무가 한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는지 △조직에 나의 취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들어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자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배 상임활동가는 소통하기, 연대하기, 변혁하기를 꿈꾸는 사회운동 단체 스스로 대안사회의 원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 내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배 상임활동가는 "사회단체들이 투쟁을 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조직은 헌신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조직이 민주적으로 운용되려면 무엇보다도 조직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며, 두 번째는 상하관계를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면서 "조직 내 위아래 관계를 없애려고 할 때 관계 협력적으로 변하고 몰입이 생기게 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직에서 미래를 꿈꾸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단체는 제비뽑기로 대표를 정하거나 국이나 팀을 없애기도 한다"라고 소개한 배 상임활동가는 "내가 일하는 단체에서도 대표와 사무국장을 없애고 나서 불안해했지만 생각보다 문제가 없었는데, 그 선택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있었고 서로 변화된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동료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 상임활동가는 "보통 어려운 일은 대표들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대표들에게 권한이 있지만 책임도 집중되는데, 민주주의는 책임도 나누어 갖는 것"이라며 "막 들어온 신임활동가가 대표가 된다면 그 사람에게 10년 경력 활동가의 능력을 원하는 게 아니라 부족한 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채워줄 준비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대구장차연 노금호 집행위원장은 "공감되는 것도 많고 반성할 것도 많았지만, 억울한 부분도 있다"라면서 "자신이 유리한 경우에만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예도 많아 어떻게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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