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워싱턴 DC 지역의 장애인 대중교통 시설 이용 안내가 있었다. 아침 여덟시까지 집합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했다.
아직 변경된 동부 시간에 익숙치 않아 고생을 하는 중이다. 세시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곳에서 여섯시에 일어나면 내가 살던 서부는 밤 세시다. 서부 시간으로 여덟시에 자고 새벽 세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익숙해 지려면 아직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여덟시까지 포기바텀 역으로 집합하라는 지시가 있어 우리 인턴들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역에 도착했다. 좀 늦게 도착하는 인턴들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여기저기 흩어져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주변도 구경했다.
과일이며 사소한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어 이곳의 정취를 더 해 준다. 우산 장수가 보인다. 어제 밤에 비가 내려 걱정을 했었다. 여름 비가 귀한 북가주에서 살아서 미쳐 우산 챙겨 오는 것을 잊었다. 그리고 챙겨 오지 않았어도 이곳에서는 상가가 많지 않은 것 같아 난감한 느낌이 들었었다. 그러다 만난 우산 장수 할머니가 반갑지 않을 리가 없다.
나는 급히 다가가 우산 한 개를 집어 들었다. 5달러라고 한다. 내가 지폐를 내밀자 1달러를 내주며 4달러에 주겠다고 한다. 나는 굳이 사양하고 우산을 챙겼다. 상인 출신 아들 이어서 그런지 나는 장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안다. 1 달러는 나보다는 그 할머니에게 더 소중하다.
나는 늘 그렇게 한다. 어렵게 장사하는 분들을 보면 다소 바가지를 쓰는 느낌이 들 때도 절대 깎지를 않는다. 좀 손해 보면 어떤가, 그리 많지 않은 돈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야….
다시 인턴들과 잡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 우리를 인솔하고 있는 마리가 나를 쳐다보며 한국어로 “가자!” 라고 말했다. 그 어투는 연인에게나 하는 다정함과 어리광까지 섞여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마리가 한국어를…. 그것도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하는 책을 읽는 것 같은 한국어가 아니라 묘한 기교까지 섞어 가며….
입을 꽉 다문 차거운 인상을 가진 그녀는 처음 만나서부터 빈틈이 보이지 않아 웃는 것에서 조차 찬바람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느닷없는 한국어 한 단어가 갑자기 친밀감을 불러일으켰다.
전철을 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매리는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했다. “김치있어?”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나에게 김치 좀 팔라고 했다. 나는 선물하겠다고 말하고 어찌 된 영문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기의 제일 친한 친구가 한국인이며 그녀로부터 한국말을 좀 배웠고 한국 문화와 음식들에 익숙해져 이게는 한국 음식에 광적으로 집착하게 왰다고 말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매리의 친구가 참 좋게 느껴졌다. 외국인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한국을, 한국 문화를 사랑하도록 만드는 만큼 좋은 국위 선양도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아무래도 그런 면에 약하다. 단일 민족으로 살아와서 타인종에 대한 배타심이 강하고 타 문화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 좀 더 외국인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갖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오늘 같은 국제화 시대에는 더욱더…
전철을 타고 가는 동안 그녀는 내내 내 곁에 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전철로 워싱턴 내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제일 강렬하게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장애인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장애인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것은 처음 본다. 거의 다 정장 차림이다. 지역이 지역인 만큼 대부분 공직자거나 전문가들이다. 어디를 막론하고 많은 장애인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장애인들이 이처럼 활발하게 거리를 활보하지를 않는다.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대중 교통 수단을 아무 거칠 것 없이 마음대로 이용해 장애인들이 돌아다닐 수 있는 이 도시가 장애인들을 위한 진정한 꿈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나라에도 장애인들이 이 만큼 일자리를 잡고, 이만큼 거리를 활보할 만큼 이동권이 잘 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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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변경된 동부 시간에 익숙치 않아 고생을 하는 중이다. 세시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곳에서 여섯시에 일어나면 내가 살던 서부는 밤 세시다. 서부 시간으로 여덟시에 자고 새벽 세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익숙해 지려면 아직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여덟시까지 포기바텀 역으로 집합하라는 지시가 있어 우리 인턴들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역에 도착했다. 좀 늦게 도착하는 인턴들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여기저기 흩어져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주변도 구경했다.
과일이며 사소한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어 이곳의 정취를 더 해 준다. 우산 장수가 보인다. 어제 밤에 비가 내려 걱정을 했었다. 여름 비가 귀한 북가주에서 살아서 미쳐 우산 챙겨 오는 것을 잊었다. 그리고 챙겨 오지 않았어도 이곳에서는 상가가 많지 않은 것 같아 난감한 느낌이 들었었다. 그러다 만난 우산 장수 할머니가 반갑지 않을 리가 없다.
나는 급히 다가가 우산 한 개를 집어 들었다. 5달러라고 한다. 내가 지폐를 내밀자 1달러를 내주며 4달러에 주겠다고 한다. 나는 굳이 사양하고 우산을 챙겼다. 상인 출신 아들 이어서 그런지 나는 장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안다. 1 달러는 나보다는 그 할머니에게 더 소중하다.
나는 늘 그렇게 한다. 어렵게 장사하는 분들을 보면 다소 바가지를 쓰는 느낌이 들 때도 절대 깎지를 않는다. 좀 손해 보면 어떤가, 그리 많지 않은 돈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야….
다시 인턴들과 잡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 우리를 인솔하고 있는 마리가 나를 쳐다보며 한국어로 “가자!” 라고 말했다. 그 어투는 연인에게나 하는 다정함과 어리광까지 섞여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마리가 한국어를…. 그것도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하는 책을 읽는 것 같은 한국어가 아니라 묘한 기교까지 섞어 가며….
입을 꽉 다문 차거운 인상을 가진 그녀는 처음 만나서부터 빈틈이 보이지 않아 웃는 것에서 조차 찬바람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느닷없는 한국어 한 단어가 갑자기 친밀감을 불러일으켰다.
전철을 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매리는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했다. “김치있어?”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나에게 김치 좀 팔라고 했다. 나는 선물하겠다고 말하고 어찌 된 영문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기의 제일 친한 친구가 한국인이며 그녀로부터 한국말을 좀 배웠고 한국 문화와 음식들에 익숙해져 이게는 한국 음식에 광적으로 집착하게 왰다고 말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매리의 친구가 참 좋게 느껴졌다. 외국인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한국을, 한국 문화를 사랑하도록 만드는 만큼 좋은 국위 선양도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아무래도 그런 면에 약하다. 단일 민족으로 살아와서 타인종에 대한 배타심이 강하고 타 문화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 좀 더 외국인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갖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오늘 같은 국제화 시대에는 더욱더…
전철을 타고 가는 동안 그녀는 내내 내 곁에 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전철로 워싱턴 내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제일 강렬하게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장애인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장애인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것은 처음 본다. 거의 다 정장 차림이다. 지역이 지역인 만큼 대부분 공직자거나 전문가들이다. 어디를 막론하고 많은 장애인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장애인들이 이처럼 활발하게 거리를 활보하지를 않는다.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대중 교통 수단을 아무 거칠 것 없이 마음대로 이용해 장애인들이 돌아다닐 수 있는 이 도시가 장애인들을 위한 진정한 꿈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나라에도 장애인들이 이 만큼 일자리를 잡고, 이만큼 거리를 활보할 만큼 이동권이 잘 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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