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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에서 장애인활동지원 서울시 추가자부담 폐지와 이동권 보장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는 모습.

 

지난 11일부터 서울에 사는 장애인들이 시청역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오는 11월부터 서울시가 시예산을 들여 추가로 제공하는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소득수준에 따라 월 2만 원에서 6만 원까지의 본인부담금을 내도록 한 계획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0월 장애인활동보조사업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로 확대 시행됨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인상되는데다가 서울시가 전에 없던 본인부담금을 별도로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현장에서는 장애인의 사회활동과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에 '권리성'을 부여한다는 명목으로 본인부담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이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본인부담금 폭탄’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현실 무시한 본인부담금 부과로 서비스 변질”

 

이원교 씨(뇌병변장애 1급)는 현재 정부(100시간)와 서울시(80시간)에서 월 18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이 씨 소득수준은 전국 가구 평균소득 150% 이하로, 본인부담금 납입 대상에 해당돼 월 8만 원의 본인부담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10월에 활동지원제도가 시행되면 정부에 내야 할 본인부담금은 월 9만 1,200원으로 상향조정돼 1만 1,200원을 더 내야 한다. 여기에 11월부터 서울시가 계획한 추가 본인부담금이 더해진다면 서울시에 월 4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즉, 서비스는 그대로인데 본인부담금은 월 8만 원에서 월 13만 1,200원으로 껑충 오르는 셈이다.

 

게다가 이 씨는 같은 장애를 가진 부인과 함께 살고 있다. 부인 또한 이 씨와 똑같은 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똑같은 본인부담금을 내고 있으므로 부인의 본인부담금도 월 8만 원에서 월 13만 1,200원으로 똑같이 오르게 된다. 따라서 이 씨의 가족은 11월이 되면 활동지원서비스 본인부담금으로만 월 26만 2,400원을 지출해야 한다.

 

이 씨는 “앞으로 30만 원에 가까운 본인부담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막막한데 결국 다른 곳에 쓰는 돈을 최대한 줄여 본인부담금을 내는 방법밖에는 없다”라면서 “그래도 나는 소득이 있어 본인부담금을 어떻게든 내겠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가족과 함께 사는 재가장애인들은 가족들에게 내달라고 말하기에는 큰돈이므로 결국 서비스를 포기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씨는 “다른 사회서비스와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이용자들이 본인부담금을 내면 권리성이 생길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본인부담금을 부과했는데, 결국 본인부담금 인상으로 말미암아 본인부담금을 지불할 수 있는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변질되고 있다”라면서 “이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자리가 없고 일을 한다고 해도 비장애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장애인의 현실을 무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른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천막농성이 진행 중인 시청역에 내걸린 본인부담금 폐지 촉구 현수막들.

 

“본인부담금 인상으로 늘린 예산 되가져가”

 

박현 씨(지체장애 1급)는 현재 정부로부터 월 10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전국 가구 평균소득 100% 대상자에 해당돼 월 7만 원의 본인부담금을 내고 있다. 서울시 추가 지원은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

 

박 씨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서울시 추가 지원을 받으려면 장애등급 재심사를 받아야 해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나는 내가 1급이라고 생각하지만 장애등급 재심사 결과에서 1급이 나오지 않으면 활동보조 자체가 끊기므로 압박감이 크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일단 박 씨는 오는 10월에 활동지원제도가 시행되면 7만 4,700원을 본인부담금으로 내게 된다. 나중에 장애등급 재심사를 거쳐 서울시 활동지원 추가지원을 받게 된다면 월 4만 원의 본인부담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박 씨는 “(정부지원분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4,700원이 올랐다고 한다면 ‘그 정도는 오를 수 있는 게 아니냐?’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난해에 월 4만 원의 본인부담금을 냈다가 올해 초에 3만 원이 올라 7만 원이 되었고 오는 10월에 다시 4,700원이 오르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언제나 예산이 늘었다고 말하지만 매년 본인부담금이 오르니 올린 예산만큼 본인부담금을 인상해 다시 가져가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라고 성토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본인부담금 더 낼까, 전전긍긍”

 

지난달까지 정부(180시간)와 서울시(50시간)에서 월 23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받았던 최우준 씨(뇌병변장애 1급)는 이번 달부터 서울시에서 130시간의 서비스를 추가로 더 받게 됐다.

 

현재 최 씨는 차상위계층 대상자로 월 2만 원의 본인부담금을 내고 있는데, 활동지원제도의 차상위계층 본인부담금도 월 2만 원이고 서울시도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게는 본인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므로 본인부담금을 더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최 씨 또한 ‘본인부담금 폭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주변에서 활동지원제도가 시행되면 정부가 소득·재산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전하고 “현재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비로 50여만 원을 받는 게 소득의 전부인데 만약 소득은 그대로인 채 부양의무제로 인해 차상위계층 초과 대상자가 된다면 말 그대로 폭탄을 맞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씨는 “그러므로 해마다 오르는 본인부담금에 대한 걱정 없이 활동지원제도를 이용하려면 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에 머물러야 하는 게 장애인의 현실”이라면서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서비스 본래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본인부담금은 폐지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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