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참가자들이 박원순 시장에게 띄우는 편지
안녕하세요, 박원순 서울 시장님.
저는 지난해 1월부터 서울시민이 되어 열심히 자립생활 하고 있는 뇌병변1급 장애인 박현이라고 합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충북 보은이고요. 그곳에서 13살까지 가족들과 생활하다가 형편이 어려워서 시설로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활하다 보니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시설은 너무 무의미한 생활이었고 세상에 나가서 살 수 있는 정보와 교육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먹고 자고 산책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마치 울타리 없는 동물원같이 말이죠. 사회복지시설이라는 이름이 뭐하는 곳인지 아시죠.
그런 모임의 생활이 반복되다가 한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2년간 주거복지사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년간 집을 구해줘서 자립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시장님께 글을 올리는 이유는 앞으로 1년 후에 이 집을 비워줘야 하는데 그 후로는 오갈 데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아 놓은 돈도 몇 푼 안 되고요. 제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서 시장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시장님께서는 한평생을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약자 편에 서서 싸우고 이끌어주고 하셨던 삶을 잘 압니다. 저에게도 이러한 행운이 올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 박현 올림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재활원에서 40년을 살고, 지난 2010년에 제수동으로 자립한 43살인 한명수입니다.
시설에는 많은 사람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시설에서는 밥 먹을 때랑 세수할 때, 그리고 방(한 방에 7~9명이 살고 있습니다)에서조차 많은 사람과 함께해야 했습니다.
저는 그런 생활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살 집에 혼자 살아야겠다는 결심으로 시설을 나왔습니다.
지금의 집은 시설에서 어렵게 모은 돈으로 집을 구해 주거복지사업의 도움으로 월세를 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움은 올해 12월에는 끝납니다.
만약 도움이 끝난다면 한 달 수급비가 전부인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섭습니다. 저는 앞으로 자립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집을 어디서 살아가야 할지는 모릅니다.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갑갑합니다.
박원순 시장님! 빨리 집을 마련해 주세요. 은평구에 임대아파트를 많이 만들어 집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 한명수 올림
박원순 시장님께.
안녕하세요. 먼저 서울 시장님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서울시장 투표에 박원순 시장님께 한 표를 던진 장희영이라고 합니다.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온화한 성품을 가져서 서울 살림을 잘 이끌어 가실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선거 유세 때 성북구청 앞에서 시장님을 뵌 적이 있어요. 옆집 아저씨처럼 편해 보였어요.
시장님 저는 시설에서 15년간 지내다가
작년 11월 세상 밖으로 나와서 자립하게 된 중증장애인이에요.
어떤 사람은 비장애인도 살아가기 힘든데 시설에서 주는 밥이나 먹고 있지 왜 나와서 고생을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그분들은 시설 상황을 모르고 하는 얘기죠.
자유가 얼마나 그리운지. 시설에서는 나오기 전까지는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지금은 활동보조인의 도움으로 공공시설도 이용하고 또 은행도 이용하고 시장님께서 만든 아름다운 가게도 자주 이용한답니다. 처음에는 활동보조시간이 터무니없이 적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늘어서 외출도 하게 되어 좋아요.
하지만 요즘 가장 큰 고민이 있어요. 주거지 문제인데 아직까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해주는 집에서 거처하고 있는데 이것도 계약이 끝나면 비워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장님, 저와 같은 장애인이 자립하여 집 걱정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집 좀 마련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장희영 올림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0월 24일에 주거복지사업을 통해 경북시설에서 지내다가 지금 현재는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조수양입니다.
현재 제가 알기로는 이 사업을 통해 나오신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17명입니다.
지금 공동모금회와 노들센터, 발바닥에서 구해준 집에서 살고 있지만, 이 사업이 종결되는 2013년 이후로는 저희 17명 모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시설로도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저희에게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것은 저희가 살 수 있는 집입니다.
영구임대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집을 얻기에는 얻을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이 사업을 맡아서 어느 정도 정착할 때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문제는 저희에게는 생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해 주시고 검토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조수양 올림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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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거복지사업의 주거 지원을 받아 지난해 1월부터 지역사회에서 살고 있는 박현 씨가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박 씨 등 주거복지사업의 주거 지원을 받아 지역사회에서 생활 중인 17명의 중증장애인은 올해 말 사업이 끝나면 시설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거복지사업의 주거 지원을 받아 지역사회로 나왔으나 올해 말 사업이 끝나면 시설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처한 탈시설 중증장애인의 1인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관할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살다가 6개월 이내에 나온 장애인으로 대상자를 제한하고 있어, 현재 주거복지사업의 주거 지원을 받아 지역사회로 나온 중증장애인들은 입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 정오 1인 시위 열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박현(뇌병변장애 1급, 29세) 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거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15년 동안 살던 음성 꽃동네에서 동료와 함께 나와 지난해 1월부터 광진구에서 생활하고 있다”라면서 “무엇보다 마음대로 밖에 나가고 밤늦게까지 돌아다닐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현재 수급비와 장애인연금 등으로 받는 월 50여만 원 중에서 25만 원 정도를 주거 마련을 위해 저금하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이렇게 저축해도 2년 동안 방 한 칸 보증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박 씨는 “또한 다른 구에서는 장애인끼리 살면 독거를 인정해 활동지원서비스 급여를 더 주는데, 광진구에서는 독거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라면서 “특히 명절 때에는 활동보조인이 없이 지내야만 해 고충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박 씨는 “앞으로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에 입주해 계속 자립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라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설장애인, 불쌍한 장애인이 아닌, 당당한 시민으로 살게 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시탈시설장애인주거권쟁취대책위원회는 서울시에 △서울시 체험홈 입주 자격 확대 및 물량 확대 △서울시 자립생활가정 입주 자격 및 물량 확대 △중증장애인 전세주택제공 사업 물량 중 탈시설장애인 할당 △체험홈, 자립생활가정 입주 대상자 서비스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1인 시위 참가자들이 박원순 시장에게 띄우는 편지
안녕하세요, 박원순 서울 시장님.
저는 지난해 1월부터 서울시민이 되어 열심히 자립생활 하고 있는 뇌병변1급 장애인 박현이라고 합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충북 보은이고요. 그곳에서 13살까지 가족들과 생활하다가 형편이 어려워서 시설로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활하다 보니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시설은 너무 무의미한 생활이었고 세상에 나가서 살 수 있는 정보와 교육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먹고 자고 산책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마치 울타리 없는 동물원같이 말이죠. 사회복지시설이라는 이름이 뭐하는 곳인지 아시죠.
그런 모임의 생활이 반복되다가 한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2년간 주거복지사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년간 집을 구해줘서 자립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시장님께 글을 올리는 이유는 앞으로 1년 후에 이 집을 비워줘야 하는데 그 후로는 오갈 데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아 놓은 돈도 몇 푼 안 되고요. 제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서 시장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시장님께서는 한평생을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약자 편에 서서 싸우고 이끌어주고 하셨던 삶을 잘 압니다. 저에게도 이러한 행운이 올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 박현 올림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재활원에서 40년을 살고, 지난 2010년에 제수동으로 자립한 43살인 한명수입니다.
시설에는 많은 사람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시설에서는 밥 먹을 때랑 세수할 때, 그리고 방(한 방에 7~9명이 살고 있습니다)에서조차 많은 사람과 함께해야 했습니다.
저는 그런 생활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살 집에 혼자 살아야겠다는 결심으로 시설을 나왔습니다.
지금의 집은 시설에서 어렵게 모은 돈으로 집을 구해 주거복지사업의 도움으로 월세를 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움은 올해 12월에는 끝납니다.
만약 도움이 끝난다면 한 달 수급비가 전부인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섭습니다. 저는 앞으로 자립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집을 어디서 살아가야 할지는 모릅니다.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갑갑합니다.
박원순 시장님! 빨리 집을 마련해 주세요. 은평구에 임대아파트를 많이 만들어 집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 한명수 올림
박원순 시장님께.
안녕하세요. 먼저 서울 시장님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서울시장 투표에 박원순 시장님께 한 표를 던진 장희영이라고 합니다.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온화한 성품을 가져서 서울 살림을 잘 이끌어 가실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선거 유세 때 성북구청 앞에서 시장님을 뵌 적이 있어요. 옆집 아저씨처럼 편해 보였어요.
시장님 저는 시설에서 15년간 지내다가
작년 11월 세상 밖으로 나와서 자립하게 된 중증장애인이에요.
어떤 사람은 비장애인도 살아가기 힘든데 시설에서 주는 밥이나 먹고 있지 왜 나와서 고생을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그분들은 시설 상황을 모르고 하는 얘기죠.
자유가 얼마나 그리운지. 시설에서는 나오기 전까지는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지금은 활동보조인의 도움으로 공공시설도 이용하고 또 은행도 이용하고 시장님께서 만든 아름다운 가게도 자주 이용한답니다. 처음에는 활동보조시간이 터무니없이 적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늘어서 외출도 하게 되어 좋아요.
하지만 요즘 가장 큰 고민이 있어요. 주거지 문제인데 아직까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해주는 집에서 거처하고 있는데 이것도 계약이 끝나면 비워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장님, 저와 같은 장애인이 자립하여 집 걱정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집 좀 마련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장희영 올림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0월 24일에 주거복지사업을 통해 경북시설에서 지내다가 지금 현재는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조수양입니다.
현재 제가 알기로는 이 사업을 통해 나오신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17명입니다.
지금 공동모금회와 노들센터, 발바닥에서 구해준 집에서 살고 있지만, 이 사업이 종결되는 2013년 이후로는 저희 17명 모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시설로도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저희에게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것은 저희가 살 수 있는 집입니다.
영구임대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집을 얻기에는 얻을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이 사업을 맡아서 어느 정도 정착할 때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문제는 저희에게는 생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해 주시고 검토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조수양 올림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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