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로3가 지하철역 2호선과 3호선 사이 환승 통로에 계단과 함께 설치된 경사로가 휠체어 장애인의 시야에서는 쉽게 구별하기 어려워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사진의 왼쪽이 경사로이지만 휠체어 시야에서는 쉽게 알기 어렵다. |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 설치된 경사로가 계단과 구별이 어려워 휠체어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2일 뇌병변장애인 1급 한명수 씨가 지하철 을지로3가역 3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던 중 계단을 경사로로 착각해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역 환승 통로는 비장애인은 경사로를 인지할 수 있는 시야 확보가 가능하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차후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추락사고가 일어난 현장에는 경사로를 표시하는 안내표시가 없으며, 좌측통행을 표시하는 화살표만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지하철 3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 좌측통행 표시를 따라가다 보면 바로 계단과 맞닥뜨려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또한, 사고를 방지할 안전인력도 배치되어 있지 않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안내판 설치와 안전요원 배치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한 씨는 당시 경사로로 사람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 계단과 경사로 구분이 어려웠고, 육안으로는 계단과 경사로의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채 계단으로 추락해 응급실로 실려갔다.
당시 사고로 턱뼈에 금이 간 한 씨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고, 19일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턱뼈교정을 위한 수술을 받았다. 또한, 추락 시 치아에도 충격이 가해져 어금니를 빼고 새 치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씨는 "사람들이 복잡해 어디가 경사로인지 쉽지 않았다"라면서 "전동휠체어와 함께 추락해 턱 수술을 받았고 전동휠체어도 수리해야 한다"라고 불편을 토로했다. 이어 한 씨는 "턱 쪽이 매우 아프고 1개월 동안 미음만 복용해야 하는 실정인데 활동보조도 없어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1일 늦은 3시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 피해자와 동행해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경위파악에 들어갔다.
한 씨와 함께 을지로3가 지하철역사를 방문한 전장연 이지연 활동가는 교통약자를 위해 지하철 역사 내에 안전요원 배치하는 등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지하철 을지로3가역 측은 한 씨의 치료비와 휠체어 수리비 등을 보험으로 처리하고 차후 안전 대책을 위해 경사로 안내판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장연은 사고 경위를 자세히 파악한 후 을지로3가역에 공식적인 사과와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 ▲한 씨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서 수술경과를 확인하고 있다. |
김가영 기자 chara@beminor.com <script type="text/javascript"> </scri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