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과 함께하는 전국 버스정류장 동시 다발 1인 시위'가 13일 이른 11시부터 전국 70여 개 버스정류정류장에서 열렸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노원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임현찬 사무국장.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제1차 5개년계획의 33%만 이행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전장연은 13일 이른 11시부터 전국 70여 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전국 버스정류장 동시 다발 1인 시위'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사과와 함께 현재 추진 중인 제2차 5개년 계획안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개악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을 재개정해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도입기준을 정할 것을 촉구했다.
전장연은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에 모든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위한 예산을 크게 삭감시켜왔고, 그 결과 장애인이동권은 4대강에 파묻혀 버렸다"라면서 "또한, 서울시는 이미 2015년까지 50% 도입 계획 및 추가도입 발표한 상황인데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대체교통수단이 열악한 지역에 저상버스 도입률을 축소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1인시위를 진행한 노원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임형찬 사무국장은 "국토해양부가 2013년까지 저상버스 50%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아놓고는 새로운 5개년 계획에서 저상버스를 2016년까지 41.5%를 도입하겠다고 한다"라면서 "저상버스 도입계획이 늦춰졌을 뿐 아니라 저상버스 도입률까지 축소됐는데, 이는 정부가 저상버스 도입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임 사무국장은 "저상버스를 타려면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하며, 저상버스가 만원일 때 휠체어 탑승공간이 없으면 다시 30분을 기다려야 한다"라면서 "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시위를 지켜본 임진숙(43세, 여) 씨는 "우리가 매일 이용하고 있는 버스를 장애인은 탈 수 없다면 말이 안 된다"라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마련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마로니에공원 앞 버스정류장 앞에서 진행된 1인 시위 모습. |
한편,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근처 버스정류장에서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노들센터)와 노들장애인야학 학생들도 1인시위에 함께했다.
노들센터의 이라나 사무국장은 “평소 버스를 이용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나 저상버스 운행 노선이 많지 않아 길면 30분, 1시간까지 기다린 적도 있다”라며 “지하철은 장애인 무료 이용이 가능한데 버스는 장애인 할인혜택이 없어서 요금 내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서울시가 장애인의 저상버스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배차 간격과 노선을 확충해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장애인극단판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장희영 씨는 “저상버스에 오를 때 경사가 심하고, 정류장을 빨리 지나쳐서 기사분께 정류장에 내린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라면서 “사람들이 많으면 휠체어 이동 공간 확보가 힘들어서 움직일 수가 없어, 결국 버스보다 지하철을 더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날 혜화역을 지나다 1인시위 팸플릿을 읽던 한 시민은 “정책을 만들어 놓고 올바르게 시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냐”라면서 “나 같은 나이 든 이들도 저상버스가 더 편하고 좋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1인시위는 서울 종로구, 강동구, 중랑구, 은평구 등 21곳을 포함해 경기도, 경산, 대구, 대전, 부산, 광주 등 전국 70여 개 버스정류장 등에서 진행됐다.
|
![]() ▲이날 1인시위는 전국 70여개 버스정류장에서 진행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 ▲피켓을 들고 시민과 기념사진을 찍는 형태로 진행된 1인시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김가영 · 강혜민 기자 chara@beminor.com <script type="text/javascript"> </scri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