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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것보다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다행
장애인의 성 향유권 논의, 양지로 끌어올리는 계기되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5-27 14:33:11
영화 <섹스 볼란티어: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의 한 장면. 예리가 천길에게 떡볶이를 먹여주는 활동보조를 하고 있다. ⓒ아침해놀이
에이블포토로 보기▲영화 <섹스 볼란티어: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의 한 장면. 예리가 천길에게 떡볶이를 먹여주는 활동보조를 하고 있다. ⓒ아침해놀이
올해 2월에 <섹스 볼란티어: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에 대한 기사를 기고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 영화를 기사로만 접했고 인터넷에 있는 예고편만 보았지 영화전체내용을 보지를 못한 상태에서 기고를 하였습니다. 4월 22일 극장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직업의식 때문에 개봉관을 찾아가서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온라인상에서 ‘0원 개봉’을 하였습니다.

과거의 비슷한 사건들에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앞섰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으로 그리지는 않았더군요. 성매매 합법화나 섹스자원봉사가 대안인 것처럼 그려지지도 않았고요(포주의 인터뷰 내용 중엔 그런 내용이 있긴 했지만).

영화내용에 나오는 주인공의 일상모습이나 겪었던 사례들은 일반적인 장애인들의 모습입니다. 부모님들의 모습이고(섹스자원봉사 사례만 빼고), 특히 주인공이 사귀었던 장애인 여자친구가 가족들에 의해 자궁을 제거했고 지금도 때(배란기)가 되면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더욱 무시되어온 여성장애인의 성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자궁은 생리혈을 내보내고 태아를 성장시키는 기능을 할 뿐 성욕구나 성 반응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난소와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배란기 때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입니다.

섹스자원봉사가 실제 사례일까? 이것은 사람 사는 세상에는 일반적이진 않지만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활동가를 하면서 접한 사례에 의하면 장애인 개인과 오랜 관계를 맺어오면서 친해져서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어서 장애인이 성적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진정으로 장애인의 마음을 이해해서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서 한 경우입니다. 물론 절대로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고 극히 예외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영화에서처럼 여성이 남성에게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은 남녀의 성 심리 때문에 더욱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사례도 제가 접한 사례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천길이 여자친구 집에 갔다가 문전박대 당하고 나오는 모습을 찍다가 교통사고가 나고 더 이상 기록을 못하겠더라고요. 천길 아저씨와 거리를 두고 찍었어야 했는데 너무 가까워져 버렸어요.” 그렇습니다. 일상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이미 예리는 천길과 사랑은 아닐지라도 다른 감정이 생길만큼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섹스자원봉사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전문적으로 섹스자원봉사만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남성은 몰라도 여성은).

“배변도 도와드리고 목욕하는 것도 도와드리죠. 그런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에 하나가 성욕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성욕해소만은 도우면 안 된다고 생각하세요.” 이 질문에는 바로 성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성은 욕구와 쾌락의 측면이외에 인간관계적 측면과 심리적 측면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리가 천길과 다른 감정이 생길정도로 가까워지지 않았다면 과연 섹스자원봉사를 할 수 있었을까요? 역으로 이 질문을 예리에게 던지고 싶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기준이라면 기준을 바꿔야죠.” 맞습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기준에 닿을 수 없게 하느냐를 생각해보고 기준을 바꾸더라도 어떻게 바꿀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섹스자원봉사를 주선해주는 곳이 존재하고 그 운영자가 장애인 형을 둔 사회복지사다? 이것은 실제사례인지 픽션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활동을 하면서 파악한 바로는 성인사이트에 개인이 개설한 카페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런 것을 공식적인 것으로 인정할 순 없습니다. 그 운영자가 그런 곳을 만들게 된 동기로 언급된 사례는 실제로 있는 사례이긴 합니다.

예리가 만든 영화의 남자주인공이 영화를 찍고 나서 기자에게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으로 강요받고 살았는데 이렇게라도 경험을 해보니 내가 진정으로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 좋긴 좋은데 그런데 마음이 허하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섹스자원봉사의 한계입니다. 장애인에 성적 향유권 보장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죽기 전에 자위라도 한 번 할 수 있게 해 달라.” 이것이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말해줍니다. 과연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도와줄 것인가 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성매매 합법화나 섹스자원봉사가 정답이 되어서도 안되고, 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성보조기구개발이나 가상현실을 통한 섹스를 차선책으로 제안합니다.

봉사는 봉사인데 그 사실을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된다면 없어져야 할 봉사입니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의 성문제는 음지로 내몰리고 해결책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천길의 마지막 대사인 ‘배는 안 고픈데 사람이 고파요’. 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 분들은 이 대사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 영화가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도 성적인 존재임이 알려지고 성을 누리지 못하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가 알려지고 향유권 보장을 위한 논의가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걱정과 우려가 많이 가시긴 했지만 욕구 해소의 문제만이 장애인 성 문제의 전부이고 섹스자원봉사나 성매매 합법화가 대안인 것처럼 부각되거나 성매매 합법화 주장에 근거로 악용되거나 섹스자원봉사 존재 여부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이 글은 강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식지(버럭) 5월호에 실린 내용에 일부 내용을 추가로 덧붙여서 쓴 것입니다.

*이 글은 보내온 구자윤님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장애인푸른아우성(http://cafe.daum.net/beutysex21) 상담팀장으로 근무했고, 현재는 한국제나가족지원센터에서 성교육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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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구자윤 (gjy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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