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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설 내 인권침해 문제는 매해 장애계의 뜨거운 이슈였다. 한 곳의 문제가 마무리되었다 싶으면 또 다른 곳에서 터져 나오는 시설 문제를 바라보며 장애계는 ‘시설의 정상화’가 아닌 ‘시설의 해체’, 즉 ‘탈시설’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했고 꾸준히 탈시설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서울의 인강원을 시작으로, 전주의 자림복지재단, 그리고 인천의 해바라기 시설까지 잇따른 문제 시설 폐쇄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설립 허가 취소’라는 무거운 결정이 내려질 정도로 심각한 시설 내 인권침해나 비리 문제는 슬프게도,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해져버린 이야기였다.


    멀게는 형제복지원부터 가깝게는 ‘도가니 사건’으로 더 잘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드러난 문제들과 이에 대한 사회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시설의 역사는 반복되어 왔다. 시설 문제들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내 가라앉았다. 매듭을 풀어가는 과정은 더뎠고, 그 사이 사람들의 관심은 멀어졌다. 문제의 책임자들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아예 처벌을 받지 않거나 1, 2년에 불과한 가벼운 형을 살고 나와 다시 권력을 누렸다. 피해자들의 고통은 문제가 드러나기 전보다 오히려 더 깊어졌다.

    1451384729-90.jpg 지난 7월 서울시와 도봉구가 무연고 거주자에 대한 복지욕구조사를 실시하려는 것 조차 인강원 측은 정문을 봉쇄하고 가로막았다.

    역사는 반복된다. 2015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인강원은 세탁공장을 운영하며 장애인에게 일을 시켰지만 급여는 운영자와 그의 가족들이 사용했다. 거주인 몫인 장애연금도 마찬가지로 시설 운영자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밥을 먹지 않는다’, ‘코를 후빈다’는 이유로 거주인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자림복지재단에서는 성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자림재단 내에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 자림인혜원 원장 조아무개 씨와 자림도라지 보호작업장 원장 김아무개 씨가 시설 거주 장애여성들을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외에도 이들은 나무막대기 등으로 맞거나 테이프 등으로 입이나 다리가 묶이기도 했다. 검찰은 피해 여성이 더 있고, 피해 기간도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았다.


    인천에 있는 해바라기 시설에서는 거주인 폭행 문제가 불거졌다. 2014년 10월에 거주인 나아무개 씨가 시설 종사자의 폭행으로 사망했고, 2015년 1월에는 이아무개 씨가 온 몸에 피멍이 든 채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온지 35일 만에 사망했다. 거주인이 건물 4층에서 추락한 일도 있었다. 시설 측은 ‘혼자 걸어가서 창문을 열더니 떨어졌다’고 했지만, 그를 만난 사람들은 그가 혼자 걷지 못했다고 증언하며 시설 측의 설명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의사 진료도 없이 거주인들에게 약물을 투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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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이야기는 사건의 심각성을 흐린다. 사람들은 이제 으레 ‘또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며 조금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찾아 눈을 돌린다. 언론에서도 ‘또 그런 일’을 점점 다루지 않는다. 사람들이 익숙해질수록, 가해자들은 더 당당해진다. 그들은 자신들의 인권침해가 시설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어디서나 발생하는 일이라며 어깨를 편다.

    인강원은 2014년 12월에 결정된 시설 폐쇄 처분을 수용하지 않고 시설 폐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시설 폐쇄 처분 집행정지도 신청했고, 법원은 인강원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로 인해 취소소송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시설은 유지된다. 해바라기 시설 역시 시설 폐쇄 처분이 내려지고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일, 시설 폐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폐쇄 처분을 예상하고 법적 대응을 미리 준비한 것이다. 자림복지재단 역시 설립 허가 취소에 맞서 법적인 대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정에서의 싸움은 짧으면 수개월, 길면 수년이 걸린다. 거주인들이 살아내야 할 시설의 시간이, 이 긴 싸움이 끝날 때까지 더 연장되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고통은 문제가 드러나기 이전보다 더 깊어진다.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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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잔인한 반복을 끝내기 위해서는 시설을 해체하고 장애인이 지역사회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누구나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설계하는 삶, 내 몸과 정신에 대한 폭행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의 삶, 내 돈을 내가 원하는 곳에 쓰는 삶이 모든 이의 권리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권리에 기반하지 않은 채 탈시설을 이야기하게 되면 장애인은 다시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고 시설의 역사는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설이 폐쇄된 자리에는 또 다시 시설이 들어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탈시설화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계획에서는 시설이 운영하는 체험홈이나 그룹홈 역시 탈시설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이는 결국 이름만 바뀐 소규모 시설이라는 장애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나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장애인을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 그래서 관리가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러한 한계는 올해 10월 전주시가 내놓은 탈시설 계획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지난 6월 탈시설 계획 수립을 위한 TF팀을 수립했으나 아직 계획안이 나왔다는 소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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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51384941-55.jpg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해바라기 장애인시설 ⓒ해바라기시설 누리집

    울타리 안에서 인권을 박탈당한 사람들의 상처는 곪아 가는데 시설이라는 강자에 맞설 수 있는 공권력은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가해자들은 오히려 큰 소리를 내는 이 반복되는 역사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절망의 역사가 반복될 때, 변화를 향한 움직임의 역사도 반복되었다. 모든 이가 배제되지 않고 누리는 자유, 탈시설을 향한 장애계의 투쟁은 올해도 계속되었다. 때로는 힘겹게, 때로는 즐겁게 투쟁을 이어나가는 이들은 퍽 강한 끈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시설에서 살아봤거나, 집에 살더라도 움직일 수 없어 사실상 시설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갇혀있는 시간, 즉 시설의 시간에 속해 본 적이 있다. 또한, 시설에서 나오고, 활동지원 서비스 등을 통해 그들은 자유로운 시설 밖의 시간 역시 경험했다. 그렇기에 이토록 끈기 있게 싸우고 있는 것이다. 시설 안의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시설 밖의 시간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시설 밖의 사람들에게는 시설 안의 시간이, 시설 안의 사람들에게는 시설 밖의 시간이 흐르는 방식을 알려준다. 끈질긴 탈시설 투쟁은 시설 안팎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두 세계가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그래서 모두에게 같은 시간이 흐를 수 있도록 시설의 담장을 허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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