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간의 힘을 믿게 하는 조건
베델의 집에는 '순조롭게 문제투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206). 즉 매일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무카이야치는 베델의 집에서 운영하는 플라워 하이츠라는 공동 주거에서 생긴 일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어떤 여성이 '먹지 마라'라는 환청을 견디지 못해 자기도 모르게 '시끄러'라고 외쳤다. 그러자 옆에 살고 있는 여성 멤버가 '내가 욕 한 게 들켰나 봐'라며 걱정해서 복도에 있는 공중전화로 엄마에게 '누군가가 고자질을 해서 힘들어'라고 호소한다. 그러면 벽 넘어 내용을 듣고 있는 다른 멤버가 '나를 의심하고 있어'라고 생각해서 잠을 못 자게 된다-- 이렇게 도미노가 쓰러지듯이 걱정이나 불안이 연쇄되어 간다." (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206)
이렇게 인간관계에 여러 어려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지금처럼 성공해 온 것일까. 무카이야치는 그것은 바로 '공간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우라카와 베델의 집:206~209). 약함을 공개하고 약함이 새로운 가치를 낳을 수 있는 공간, 정신장애를 너무 심각하게도 너무 가볍게도 받아들이지 않는 유연함과 위트가 있는 공간의 힘이 현재의 베델의 집을 만들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잠시 그 공간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물리적 조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다음 일화는 베델의 집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계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판매용 기념품인 목도리를 베틀로 짜고 있다. (사진 제공 : 김락우) |
예를 들어 어떤 회사원이 무슨 일이든 어느 누구의 부탁이든 거절하지 못하고 너무 일을 많이 하는 병을 가지고 있어 힘들다고 상담을 왔다. 베델의 집의 정신장애인 당사자 마츠모토는 '정신장애가 되면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부탁 안 하니까, 차라리 정신장애가 되거나 회사를 그만두거나…' 하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했다. 그러자 그 회사원이 '회사를 그만두면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라며 심각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 말을 들은 하시모토는 '그런 일은 없어요. 생활보호를 받으면 되니까'라고 대답했다(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107). 물론 정신장애로 인한 어려움은 있지만 말이다.
즉, 베델의 집 사람들 대부분은 생활 보호(한국의 기초수급)를 받고 있다. 생활보호를 받으면 넉넉하지는 않지만, 일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건강하게 문화적인 최소한도의 생활'을 할 수 있다. 생활부조의 기준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테라모토에 의하면, 도쿄의 경우 생활부조 기준이 7만9,230엔이고, 만약 장애인 수첩의 장애 등급이 1, 2급이면 2만6,310엔이 추가 지급된다. 주택부조로는 월세 실비를 5만 3,700엔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합계 최대 15만 9240엔이 생활보호기준이 된다. 이미 매월 8만 1258엔의 장애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면, 나머지 7만 7982엔이 생활보호비로 지급된다(테라모토2015:32).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정신장애인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받을 수 있다.
베델의 집 사람들 대부분은 생활보호를 받으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게다가 우라카와는 물가가 싸서 도시에 비해 더 윤택한 생활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공장을 만들고 사업을 해도 무리하게 이윤을 추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베델의 집에서 운영하는 각종 사업체는 다양한 지원금과 보조금을 받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이라는 조건 위에서 한 사람의 약함이 또 다른 사람의 노동을 낳는다는 가치 부여도 가능한 것은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해 본다.
# '약함의 연대'를 확장해 가기 위하여
베델의 집은 정신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여러 각계각층으로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특히 2001년부터 시작한 '당사자연구'는 정신의학계나 사회학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베델의 집에서 사용하는 '당사자연구'는 일종의 고유명사이다. 이 '당사자연구'란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중심이 되어 자신의 정신장애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의학적인 병명이 아니라 스스로 안고 있는 어려움의 의미나 상황을 반영한 병명을 새롭게 붙인다. 그리고 그 증상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한다. 당사자연구는 혼자서 하는 고독한 작업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한다. 자신의 상태를 동료에게 알리고 이해받는 과정이 된다. 자신이 알지 못한 것을 동료가 알 거나, 동료가 알아채지 못한 것을 자신이 일깨워 주기도 한다(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5). 베델의 집의 당사자연구는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매년 여름 우라카와에서는 당사자연구 대회가 개최된다.
그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정신의학 전문가들의 학회인 ‘통합실조증학회’가 베델의 집에서 개최되었다. 2014년 통합실조증학회에서는 당사자연구 심포지엄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같은 해 도쿄대학에서는 베델의 집 사람들과 함께 ‘당사자연구의 현상학’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베델의 집은 정신의료계를 포함해서 일본의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후생노동성 및 국립정신·신경센터로부터 일본 정신보건의 모범 사례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신의학계나 전문가들이 베델의 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신장애인 운동을 하는 사람 중 일부는 베델의 집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정신장애인의 인권 회복을 위해 1974년에 결성된 정신장애인 운동 조직인 '전국 정신병자 집단'의 정신장애 당사자인 키리하라 나오유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환자들이 모이는 공간은 일본 전국 어디라도 다르지 않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베델의 집에는 그 이상의 부가 가치가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베델의 집이 하나의 상품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략)… 베델의 집이 잘 팔리는 이유는 색깔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말해 정치성이 없기 때문에 행정 쪽 하고도 잘 지내고 있는 게 아닐까." (2015년 10월 6일 키리하라와의 인터뷰)
2013년 후생노동성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정신병원 평균 입원 기간은 284.7일이다(후생노동성 2013:22). 2014년 12월 후생노동성은 정신병원 부지 안에 그룹홈 설치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후생노동성 정령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일본은 의료관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관찰제도란 심신상실 등의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혀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무죄 처벌을 받은 자를 소정의 절차를 거쳐 일정 기관 보호관찰소에 입원을 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강제 입원도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 이러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베델의 집은 그동안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베델의 집의 가치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베델의 집 사람들은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기존의 의료적 관점이 아닌 정신장애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소중한 이념들을 만들어 왔다. 그러고 보면 내가 잠시 살았던 정신장애인 그룹홈 '이치고 리빙'도 '이치고 리빙류의 약함의 연대'를 실현한 공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가끔 그때, 그 공간이 그립다.
베델의 집 사람들의 실천 그리고 '약함의 연대'가 홋카이도 우라카와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으로 확장되면 좋을 것이다. '약함의 연대'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신장애인의 기본적인 인권 보장이 기본조건으로 전제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본적인 인권 안에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강제 입원 철폐, 의료관찰제도 철폐뿐만 아니라, 생계 보장도 포함된다. 그 기본 조건 위에서 베델의 집 사람들의 위트 있는, 정신장애를 부정하지 않는 실천들이 확장되기를 바라본다.
베델의 집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게 생겼다. 그들의 실천을 보고, 배우고 싶다. 지금 이 시간 내가 사는 이곳에서 '약함의 연대'를 실천하기 위하여. 올해가 가기 전에 홋카이도 우라카와 베델의 집을 다녀와야겠다.
▲2013 서울, 베델의집 활동가가 베델의집에서 하는 당사자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김락우) |
참고문헌 (한글 순)
中村かれん著、石原幸二・河野哲也監訳2014『クレイジーイン・ジャパン――べてるの家のエスノグラフィ』医学書院(나카무라 카렌 저, 이시하라 코지· 코노 데츠야 감역2014 『크레이지 인 재팬:베델의 집 에스노그라피』의학서원)
べてるのねっと(베델의 집 홈페이지 베델의 넷) http://bethel-net.jp/?page_id=9
사이토 미치오 저/송태욱 옮김2006『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삼인
浦河べてるの家2002『べてるの家の「非」援助論』医学書院(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 『베델의 집의 「비」원조론』의학서원)
浦河べてるの家2005 『べてるの家の「当事者研究」』医学書院 (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5『베델의 집의 「당사자연구」』의학서원
寺本晃久2015「生活・支援の実態」寺本晃久・岡部耕典・末永弘・岩橋誠治『ズレてる支援!』生活書院, 22-50(테라모토 아이키사2015「생활․지원의 실태」테라모토 아키히사․오카베 코스케․스에나가 히로시․이와하시 세이지『어긋난 지원!』생활서원,22-50)
厚生労働省2013『平成25年(2013)医療施設(動態)調査・病院報告の概況』(病院報告)(후생노동성 2013 『의료시설(동태)조사 병원보고의 요약보고』(병원보고)(게시일2014년 9월 2일) http://www.mhlw.go.jp/toukei/saikin/hw/iryosd/13/dl/byoin.pdf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곽정란 리츠메이칸대학 생존학연구센터 객원연구원 beminor@beminor.com <P><STRONG><FONT size=3># 공간의 힘을 믿게 하는 조건</FONT></STR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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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베델의 집에는 '순조롭게 문제투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206). 즉 매일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무카이야치는 베델의 집에서 운영하는 플라워 하이츠라는 공동 주거에서 생긴 일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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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color=#006bd4 size=3>"어떤 여성이 '먹지 마라'라는 환청을 견디지 못해 자기도 모르게 '시끄러'라고 외쳤다. 그러자 옆에 살고 있는 여성 멤버가 '내가 욕 한 게 들켰나 봐'라며 걱정해서 복도에 있는 공중전화로 엄마에게 '누군가가 고자질을 해서 힘들어'라고 호소한다. 그러면 벽 넘어 내용을 듣고 있는 다른 멤버가 '나를 의심하고 있어'라고 생각해서 잠을 못 자게 된다-- 이렇게 도미노가 쓰러지듯이 걱정이나 불안이 연쇄되어 간다." (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206)</FONT></P>
<P><BR><FONT size=3>이렇게 인간관계에 여러 어려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지금처럼 성공해 온 것일까. 무카이야치는 그것은 바로 '공간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우라카와 베델의 집:206~209). 약함을 공개하고 약함이 새로운 가치를 낳을 수 있는 공간, 정신장애를 너무 심각하게도 너무 가볍게도 받아들이지 않는 유연함과 위트가 있는 공간의 힘이 현재의 베델의 집을 만들었다는 의미일 것이다.</FONT></P>
<P><BR><FONT size=3>그러나 나는 잠시 그 공간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물리적 조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다음 일화는 베델의 집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계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FONT>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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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FONT size=3>예를 들어 어떤 회사원이 무슨 일이든 어느 누구의 부탁이든 거절하지 못하고 너무 일을 많이 하는 병을 가지고 있어 힘들다고 상담을 왔다. 베델의 집의 정신장애인 당사자 마츠모토는 '정신장애가 되면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부탁 안 하니까, 차라리 정신장애가 되거나 회사를 그만두거나…' 하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했다. 그러자 그 회사원이 '회사를 그만두면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라며 심각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 말을 들은 하시모토는 '그런 일은 없어요. 생활보호를 받으면 되니까'라고 대답했다(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107). 물론 정신장애로 인한 어려움은 있지만 말이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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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즉, 베델의 집 사람들 대부분은 생활 보호(한국의 기초수급)를 받고 있다. 생활보호를 받으면 넉넉하지는 않지만, 일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건강하게 문화적인 최소한도의 생활'을 할 수 있다. 생활부조의 기준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테라모토에 의하면, 도쿄의 경우 생활부조 기준이 7만9,230엔이고, 만약 장애인 수첩의 장애 등급이 1, 2급이면 2만6,310엔이 추가 지급된다. 주택부조로는 월세 실비를 5만 3,700엔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합계 최대 15만 9240엔이 생활보호기준이 된다. 이미 매월 8만 1258엔의 장애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면, 나머지 7만 7982엔이 생활보호비로 지급된다(테라모토2015:32).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정신장애인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받을 수 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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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베델의 집 사람들 대부분은 생활보호를 받으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게다가 우라카와는 물가가 싸서 도시에 비해 더 윤택한 생활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공장을 만들고 사업을 해도 무리하게 이윤을 추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베델의 집에서 운영하는 각종 사업체는 다양한 지원금과 보조금을 받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이라는 조건 위에서 한 사람의 약함이 또 다른 사람의 노동을 낳는다는 가치 부여도 가능한 것은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해 본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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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그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정신의학 전문가들의 학회인 ‘통합실조증학회’가 베델의 집에서 개최되었다. 2014년 통합실조증학회에서는 당사자연구 심포지엄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같은 해 도쿄대학에서는 베델의 집 사람들과 함께 ‘당사자연구의 현상학’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베델의 집은 정신의료계를 포함해서 일본의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후생노동성 및 국립정신·신경센터로부터 일본 정신보건의 모범 사례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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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정신의학계나 전문가들이 베델의 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신장애인 운동을 하는 사람 중 일부는 베델의 집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FONT></P>
<P><BR><FONT size=3>이와 관련해 정신장애인의 인권 회복을 위해 1974년에 결성된 정신장애인 운동 조직인 '전국 정신병자 집단'의 정신장애 당사자인 키리하라 나오유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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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color=#006bd4 size=3>"환자들이 모이는 공간은 일본 전국 어디라도 다르지 않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베델의 집에는 그 이상의 부가 가치가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베델의 집이 하나의 상품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략)… 베델의 집이 잘 팔리는 이유는 색깔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말해 정치성이 없기 때문에 행정 쪽 하고도 잘 지내고 있는 게 아닐까." (2015년 10월 6일 키리하라와의 인터뷰)</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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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2013년 후생노동성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정신병원 평균 입원 기간은 284.7일이다(후생노동성 2013:22). 2014년 12월 후생노동성은 정신병원 부지 안에 그룹홈 설치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후생노동성 정령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일본은 의료관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관찰제도란 심신상실 등의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혀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무죄 처벌을 받은 자를 소정의 절차를 거쳐 일정 기관 보호관찰소에 입원을 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강제 입원도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 이러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베델의 집은 그동안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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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그렇다고 해서 베델의 집의 가치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베델의 집 사람들은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기존의 의료적 관점이 아닌 정신장애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소중한 이념들을 만들어 왔다. 그러고 보면 내가 잠시 살았던 정신장애인 그룹홈 '이치고 리빙'도 '이치고 리빙류의 약함의 연대'를 실현한 공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가끔 그때, 그 공간이 그립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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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베델의 집 사람들의 실천 그리고 '약함의 연대'가 홋카이도 우라카와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으로 확장되면 좋을 것이다. '약함의 연대'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신장애인의 기본적인 인권 보장이 기본조건으로 전제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본적인 인권 안에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강제 입원 철폐, 의료관찰제도 철폐뿐만 아니라, 생계 보장도 포함된다. 그 기본 조건 위에서 베델의 집 사람들의 위트 있는, 정신장애를 부정하지 않는 실천들이 확장되기를 바라본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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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베델의 집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게 생겼다. 그들의 실천을 보고, 배우고 싶다. 지금 이 시간 내가 사는 이곳에서 '약함의 연대'를 실천하기 위하여. 올해가 가기 전에 홋카이도 우라카와 베델의 집을 다녀와야겠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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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FONT size=3>참고문헌 (한글 순)</FONT></STR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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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size=3>中村かれん著、石原幸二・河野哲也監訳2014『クレイジーイン・ジャパン――べてるの家のエスノグラフィ』医学書院(나카무라 카렌 저, 이시하라 코지· 코노 데츠야 감역2014 『크레이지 인 재팬:베델의 집 에스노그라피』의학서원)</FONT></P>
<P><BR><FONT size=3>べてるのねっと(베델의 집 홈페이지 베델의 넷) </FONT><A href="http://bethel-net.jp/?page_id=9"><FONT size=3>http://bethel-net.jp/?page_id=9</FONT></A></P>
<P><BR><FONT size=3>사이토 미치오 저/송태욱 옮김2006『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삼인</FONT></P>
<P><BR><FONT size=3>浦河べてるの家2002『べてるの家の「非」援助論』医学書院(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2 『베델의 집의 「비」원조론』의학서원)</FONT></P>
<P><BR><FONT size=3>浦河べてるの家2005 『べてるの家の「当事者研究」』医学書院 (우라카와 베델의 집 2005『베델의 집의 「당사자연구」』의학서원</FONT></P>
<P><BR><FONT size=3>寺本晃久2015「生活・支援の実態」寺本晃久・岡部耕典・末永弘・岩橋誠治『ズレてる支援!』生活書院, 22-50(테라모토 아이키사2015「생활․지원의 실태」테라모토 아키히사․오카베 코스케․스에나가 히로시․이와하시 세이지『어긋난 지원!』생활서원,22-50)</FONT></P>
<P><BR><FONT size=3>厚生労働省2013『平成25年(2013)医療施設(動態)調査・病院報告の概況』(病院報告)(후생노동성 2013 『의료시설(동태)조사 병원보고의 요약보고』(병원보고)(게시일2014년 9월 2일) </FONT><A href="http://www.mhlw.go.jp/toukei/saikin/hw/iryosd/13/dl/byoin.pdf"><FONT size=3>http://www.mhlw.go.jp/toukei/saikin/hw/iryosd/13/dl/byoin.pdf</FONT></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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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color=#006bd4 size=3>*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FON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