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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 11번 출구에서 길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동자동사랑방’이 있다.

     

    서울역 11번 출구에서 길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동자동사랑방’이라고 동글동글하고 투박하게 쓰인 흰 간판을 만나게 된다.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 이태헌 이사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옆에 있는 건물 2층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말한다. “저 조그만 창문들 있는 거, 그게 다 쪽방이에요”

     

    동자동 쪽방촌. 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권자 혹은 일용직 노동자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 기초생활수급비 한 달 45만 원. 그 중 절반 정도의 돈을 한 달 방세로 내고 나면 손에 쥐게 되는 것은 이십여만 원 남짓. 한 달 살기에도 빠듯한 돈이다. 그런데 그 얄팍한 지갑에서 사람들이 한 달에 오천 원, 만 원씩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아래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올해 쉰여섯인 이 이사는 자신이 이 동네에서 나이가 어린 편이라고 소개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65세 이상의 홀로 사는 노인이다. 하루에 열 알 이상의 알약을 삼켜가며 자신의 마른 몸을 지탱하기도 어려웠지만, 그는 지난 2010년 2월부터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좁디좁은 동자동 쪽방촌을 돌아다니며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났다. 그렇게 모인 이들이 폐휴지를 팔고 쌈짓돈을 모아, 지난해 3월 출자금 1,400만 원으로 창립총회를 열었다.

     

    한 달,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결코 모으기가 녹록지 않은 돈이었다. 현재는 조합원만 280여 명 정도다. 이들이 파악한 동자동 쪽방촌 인구가 1,000세대가량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협동조합 측은 올해 조합원 400명과 자산 4,000만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이사의 이야기는 협동조합에서 시작해 동자동사랑방 이야기를 돌아, 동네에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어느새 ‘동자동 마을공동체’라는 큰 지도를 그려내고 있었다. 2010년 1월 겨울, 자활공제협동조합 아카데미에서 협동조합 수업을 듣고 ‘협동조합을 만들면 우리가 원하는 마을공동체를 더 빨리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에서 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되었다니, 어쩌면 이는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비가 제법 거세게 내리던 7월 5일, 동자동 사랑방 사무실에서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이태헌 이사를 만났다.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이태헌 이사


    협동조합이란 열 사람이 모여 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공동체 은행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돕기는 어려워도 열 사람이 모여 한 사람을 돕는 건 쉽다는 거에요. 은행에 가서 뭐 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못하잖아, 그걸 대변해주는 은행을 만들겠다. 열심히 출자만 해라, 관리해주겠다. 당신들이 필요할 때 대출해가라, 단 조합도 운영해야 하니깐 이자 연 2%만 내라. 내가 돈 없어 누구한테 돈 빌려 달라고 할 때 그 사람도 없으면 못 빌려주잖아요. 그런데 자조 정신, 협동정신을 갖고 마을공동체를 이뤄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여러 사람이 어우러져 살자는 취지로 만든 게 협동조합이에요.” 

     

    동자동에서 협동조합은 곧 은행이다. 기초생활수급비로 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생활비도 적지 않은 돈이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긴급 생활자금을 포함해 의료비 대출, 주거비 대출로 삶을 지원해준다. 동자동에 살다가 정릉 매입임대주택으로 이사한 박아무개 조합원은 입주금 50만 원을 대출해갔다. 박 씨는 빌려 간 50만 원을 모두 상환해서 이제 자기 집을 갖게 됐다. 협동조합이 아니었다면 마련하기 어려웠을 돈이다.

     

    “한 달에 5천 원, 만 원, 많이 내는 사람들은 2만 원. 그 이상은 힘들죠. 부담 없이 술 한 잔 덜하고 내는 거에요. 나중에 자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나중에 아플 때, 돈 떨어졌을 때 누가 돈 주는 거 아니고. 은행거래도 제대로 못 하고. 저축하고 싶어도 못하는 거, 그런 걸 우리가 대신해주는 거에요. 일종의 은행이죠. 아쉬울 때 돈 갖다 쓰면 뿌듯하잖아요. 돈이 필요한데 옆에서 끙끙 앓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조합을 설명해줘요. 나만 필요해서 하는 게 아닌 주민 스스로 필요해서 만들어가는 조합, 공동체 조합이죠. 나는 (판을) 벌려만 줬던 거지, 주민이 주주고 사장이에요. 그들이 돈을 내면 나는 관리해주고, 관리하기 위해 후원금 모으고.”

     

    2010년 2월, 처음 시작할 때는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해 설명회를 열었다. 그 후, 설명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합을 소개해줬다. 그렇게 차차 관계망을 넓혀갔다. 현재 출자금은 3,200만 원 정도로 상환율은 70~73%를 넘나든다. 꽤 괜찮은 편이다. 이 이사는 “출자금은 주민의 돈이고 주주의 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대출조건은 10, 20, 30, 40, 50만 원 있는데 50만 원은 학자금, 급할 때 빌리고 10개월 상환으로 갚는 거에요. 30만 원은 6~7개월 동안 갚는 의료대출이 있죠. 그리고 범위내대출이라 해서 내가 50만 원 저금했다 하면 그 중 70%는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대출이 있어요. 생활안정자금으로 10, 20만 원 대출도 있고요. 10만 원은 3개월 안에, 20만 원은 4~6개월 안에 갚으면 되죠.”

     

    출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조합 경조사에 쓰인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환갑이나 칠순, 혹은 조합원의 자녀가 학교를 들어가거나 결혼할 때 등 굵직한 일에도 작게나마 손을 보탠다.

     

    그리고 출자금과 별도로 운영되는 운영자금이 있다. 운영비는 조합이 벌어야 하는데, 이것이 여간 쉽지 않다. 얼마 전에야 CMS(자금관리서비스)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이 이사는 “운영비를 모으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하는데 사업할 돈도 없고, 대부분이 노인분이라 힘들다”라고 여러 번 토로하면서도 “조합이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책임지고 무언가를 맡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더 힘겨웠다. 불과 재작년의 일이다. 뜻이 맞는 주민 몇몇과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폐지 주워 모은 돈으로 그 해 어버이날 행사를 처음 열었다. 그리고 그해 여름, 수련회도 가고 지난해에는 예산이 조금 남아 동네 어르신 70분을 모시고 설악산에도 다녀왔다.

     

    여전히 힘들지만 이제는 연례행사도 자리를 잡았다. 1년에 세 번 정월대보름, 어버이날, 추석이 동자동사랑방 마을의 잔칫날이다. 이러한 잔치마당은 협동조합의 조합원을 늘리는 기회이기도 하다.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사무실의 모습

     

    동자동 사랑방, 협동조합 그리고 공동체 마을로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기 전에 ‘동자동 사랑방’(아래 사랑방)이 있었다. 사랑방은 동자동 쪽방촌 주민의 수급권 상담, 파산 상담, 알코올중독 및 도박 등 인권과 복지 전반에 대한 문제들을 상담한다. 사랑방은 2007년 1월 쪽방에서 모임을 시작해 2008년 6월 사무실을 개설했다. 지금은 사무실을 옮기고, 기존 사무실은 고쳐 도서관과 다 함께 어우러져 밥을 지어먹을 수 있는 공동주방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랑방을 통해 어느 정도 형성된 관계망은 자연스레 협동조합으로 옮겨왔다. 사랑방이 디딤돌 역할을 한 것이다. 사랑방을 주춧돌 삼아 맺어진 관계는 협동조합을 통해 도톰하게 다져졌다.

     

    “누가 입원했다 하면 조합에 소문이 먼저 들어오니 조합원끼리 천 원, 이천 원 십시일반 모아 병문안 가요. 천원, 이천 원이 문제가 아니에요. 그렇게 열 사람이 모이면 만원이에요. 그럼 음료수라도 하나 사서 갈 수 있고. 조합원들 마음이 뿌듯해지죠. 예전엔 그런 게 없었잖아요. 전에는 사람들이 자기 마음 드러내지 않고 너는 너, 나는 나 이런 식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남을 생각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을공동체가 형성된 거죠. 믿음으로 남을 배려해주는 마음을 통해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거에요. 공동체가 발달한 거, 동네 분들한테 감사하죠. 그런 게 고마운 거죠.” 
     
    협동조합을 통해 마을공동체가 형성된 것이다. 누군가 아파 협동조합에 의료대출을 하러 오면 그 소식은 협동조합을 통해 자연스레 공유된다. 아픈 다리를 쉬어 기댈 수 있는 곳, 아슬한 삶 중턱에 있는 비빌 언덕. 한 평 남짓한 자그만 쪽방 문을 열고 나오면 개미집처럼 얽힌 관계망들이 좁은 골목길을 타고 흐르듯 형성돼 있다.  

     

    그러나 기쁘고 보람찬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다 보면 종종 힘들고 지치는 일도 있다.

     

    “탈퇴하러 오거나, 술 먹고 와서 되지도 않는 소리 할 때. 막무가내 소리하고 욕하면 씁쓰름하죠. 그래도 들을 건 듣고 나중에 이야기해요. 술 먹고 사과하러 오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그런 건 늘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어쩔 수 없어요.”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는 후원물품이 들어왔을 때 분배하는 문제라고 한다. 주민 수에 맞게 들어오면 좋으나 양에 한계가 있으니 모두에게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나이 많은 어르신분들께 먼저 나눠주게 된다. 주민 모두가 어렵게 사는 동네에서 누구를 줌으로써 다른 사람은 주지 못한다는 것, 이 나눔이 이 이사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시에서는 일절 지원을 받지 않는다. 협동조합은 철저히 민간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래야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인권과 복지에 대해 정부에 항의하며,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립성과 자율성은 중요하다.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힘들지만 자생적으로 나아간다. 그러다 보니 정부 지원 단체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현재 남대문 쪽방촌 쪽에도 마을공동체를 만들려고 하나 관변단체들과의 마찰로 쉽지 않다고 이 이사는 전했다.

     

    ▲ 이태헌 이사는 "예전에는 개별적이었던 마을 사람들이 사랑방 마을과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남을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공동체로 변화했다"라고 전했다.

     

    가난하지만 미래를 준비한다

     

    “한 달에 2백만 원 이상 들어오니깐 (전체 재정 규모가) 올해 4천만 원을 넘고 내년 상반기에 5천만 원 정도 되면 안정궤도에 들어서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주민에게 필요한 푸드뱅크 사업을 하려고 해요. 조합원이 싸게 사다 먹을 수 있는. 생산자협동조합에서 들어오는 물품 싸게 사다가 우리가 만들어서 파는 거에요. 후원물품 진열장에 정리해서 가격 붙여놓고 팔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 미숫가루 같은 요깃거리랑 고추장. 김치도 담가서 팔고.”

     

    협동조합은 가난하지만 미래를 꿈꾸고 부지런히 준비도 한다. 3년 차를 맞는 협동조합은 안으로의 깊은 고민과 함께 협동조합 ‘바깥’에서도 그 이름이 차차 알려졌다. 올해 ‘세계협동조합의 해’를 맞아 열린 포럼에서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이 모범적인 하나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청년연대은행(준)에서 동자동 이야기를 듣고 가기도 했다. 청년연대은행은 청년유니온, 함께일하는재단, 희망청 등이 35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만들려고 하는 청년협동조합이다. 이제 동자동 쪽방촌은 하나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을 어떻게 하면 장애인계에서도 자생적으로 꾸려 만들 수 있을지를 묻자, 이 이사는 “장애인들이 협동조합 만들기엔 더 나을 것”이라고 답했다.

     

    “고액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오천 원부터 시작하면 아마 우리보다 더 커지지 않을까. 장애인 단체면 더 쉽다는 거에요. 단체가 조직돼 있잖아요. 우린 단체 없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사람들 모아서 만들었어요. 한 지역단체만 운영돼도 충분히 가능해요. 우선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뒤, 처음부터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하지 말고 주위에 있는 한 두 명한테 이야기해서 의지를 보는 거에요. 좋은 거 같다며 의지가 있는 사람 몇 명 모으고 스무 명 모아서 시작하면 금방 불어나요. 장애인들이라면 금방 깨우칠 걸요. 이런 사람들 어디 가서 돈 빌릴 데 있나요? 없죠. 이해가 안 되면 이해될 때까지 몇 날 며칠 설명하고, 이해되는 사람들끼리 먼저 시작하고. 한 사람이 빛을 보고 그걸 통해 협동조합이 좋다는 걸 알게 되면 너도나도 들어오는데, 그렇게까지 되기가 어려운 거죠. 자기희생 안 하면 안 돼요. 언제라도 강의요청 오면 해줄 수도 있어요.”

     

    협동조합의 정신을 지키는 것이 협동조합의 희망

     

    현재 협동조합 임원진 중 외부간사 2명을 제외하곤 모두 무보수로 일한다. 이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외부간사 2명을 포함해 임원진은 총 8명이다. 임원진은 반드시 지역주민이고 조합원이어야 한다. 간사를 외부에서 초빙한 이유는 ‘주민 중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 이사는 설명했다. 회계 관리하고 감사보고서를 쓰는 업무를 맡아 할 수 있는 사람이 마을에는 없다. 외부간사 임금은 외부 지원을 받아서 지급한다.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2차 정기총회 자료집. 정기총회를 통해 감사보고 및 임원선출 등이 이뤄진다.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선동수 간사는 “조합원에 의해 관리되고 조합원 스스로 책임지는 구조로 이뤄진 자조조직이야말로 협동조합의 원칙과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선 간사는 협동조합이 원칙과 정신이 변질한 채 운영되고 있는 오늘날의 농협, 신협, 수협 등에 대해 비판했다.

     

    “이사장이 조합원이 아닌 협동조합도 있어요. 이것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것으로 협동조합의 원칙에 맞지 않는 거죠. 이때 제기되는 문제는 이사장이 조합의 이익을 생각해서 조합을 이끌겠는가.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에 의해 관리되고 조합원 스스로 책임지는 구조여야 하는데, 조합원이지만 조합이 실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는 거죠. 농협 일반직원은 농협이 일반 회사, 은행이라고 생각하지 협동조합이라는 의식 자체를 하지 않아요. 의식 자체가 없다는 게 문제인데, 의식이 없으니 잘 될 리 없죠. 제자리를 찾으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아예 안 될 거라고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지난 7월 4일 (세계협동조합의 날을 맞이하여 열린) 포럼에서 토론자 중 한 사람이 동자동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의) 희망이라고 이야기했죠. 작지만 그 정신과 원칙에 따라서 하려고 하니깐, 실제로 조합원들이 ‘우리 조합이다, 조합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희망이 생긴다’고 이야기하니깐.” 

     

    은행은 돈 없는 이들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은행은 도리어 돈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돈을 빌려준다. 못 배우고, 못 사는 이들은 시중 은행을 이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착취하는 이 메마른 땅에서 스스로 텃밭을 일궜다. 텃밭을 일구다 보니 가난한 마음에 어느새 이웃의 자리가 들어섰다. 그리고 내가 또 다른 이의 이웃이 되어 있었다. 협동조합은 ‘너와 나’를 ‘우리’로 묶어주는 이음새로 한 평의 자그만 공간들을 둥글게, 그리고 촘촘히 맺어줬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동체는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한다.

     

    그들이 꿈꾸는 미래는 두 개의 흐름으로 존재한다. 하나는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의 미래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 세계를 살아가는 빈민으로서의 미래이다. 인터뷰를 시작할 때, “동자동 사랑방과 협동조합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나아가며 정부에 저항한다”라는 이태헌 이사의 말이 선명하게 그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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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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